"국회 찾아오겠다" 협의 없이 강행하려 해
경호 이유로 국회 통제될 수 있었던 상황 우려
'범죄자 집단 소굴'이라고 매도할 땐 언젠가
6일 오후 ‘대통령 윤석열 씨’의 국회 방문을 놓고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느닷없이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찾아가겠다고 나서려 한 것이다. 단지 소동이라고만 하기엔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힘들게 하는 돌발 상황이었다. 윤석열이 국회에 ‘폭탄’을, 민의의 전당에 대해 무례하기 짝이 없는 폭탄을 던진 것이었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용산 대통령실 회동 직후 국민의힘 의원 총회에 참석하러 국회로 오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힘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탄핵 결의 동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읍소하기 위해서인지, 겁박하기 위해서인지 혹은 타협안을 내놓기 위해서인지 그의 기습 방문을 놓고 여러 설이 오갔다.
어떤 이유에서였는지를 정확히 가리는 것은 그의 언행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쉽지가 않다. 또 그가 소속 정당인 국힘의 의원총회에 오는 것을 굳이 문제 삼을 것은 없다.
그러나 국민의 대표 기관인 입법부를 행정부의 수장이 느닷없이 찾아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게다가 그가 자신의 입으로 비상계엄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 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으며’ ‘자유 민주주의의 기반이 되어야 함에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라고 매도한 국회를 사전에 아무 연락이나 협의도 없이 불쑥 방문하겠다고 한다면 더더욱이나 그렇다.
평소의 그답게 무례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다. 불과 3일 전 국회를 군홧발로 침탈하게 했던 이의 파렴치였다.
더욱 심각한 우려는 대통령직을 가진 사람의 국회 방문에 따른 경호를 빌미로 국회가 통제되는 것이었다. 자칫 경호 인력에 의해 국회가 ‘장악’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그의 국회 방문 소식이 알려진 직후 국회 정문은 폐쇄돼 의원 보좌진과 사무처 직원들은 물론 국회를 대표하는 의원들까지 국회 정문으로 출입할 수 없었다.
민주당 김민석 의원도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국회 출입은 현시점에서 허용하지 않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한다"며 "원칙적으로는 현재 내란의 주모자인 데다가 법적으로는 대통령의 경호를 위해 경호처를 포함한 군 동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우원식 국회의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에 대해 사전 협의를 거치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우 의장은 ‘윤석열 국회 방문’에 대한 설과 추측 보도가 어지럽게 엇갈리던 오후 3시 20분 기자회견을 급히 갖고 “대통령 국회 방문에 대해 연락을 받은 바 없다”면서 “방문하더라도 경호 관련 협의가 우선돼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안전 문제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해 사실상 방문 거부 의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의 국회 방문 계획은 이렇게 해서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의 국회 방문이라기보다는 ‘국회 습격’이라고 해야 맞았던 소동도 일단 이렇게 정리됐다. 그의 국회 방문 이유, 그 이전에 국회 방문 의사가 얼마나 확실했는지도 불투명하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분명히 확인된 것은 대통령 윤석열 씨의 변함없는 무례였고, 국회는 물론 국민들을 불안케 하는 그의 충동적 폭주 행태였다.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나하나가 불안과 불쾌감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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