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비상계엄 소동’ 심각성 못 느껴"

김상훈 "무슨 지금 탄핵을 이야기하냐"

박정훈 "이재명 심판 때까지 탄핵은 막아야"

친윤계 "윤 대통령 중도사퇴 하면 어쩌냐"

"탄핵 되면 20년동안 정권 못 잡는다"

추경호, 의도적으로 계엄 해제 방해했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12.4.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12.4. 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통령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대해 심각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는 내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을 내란범으로 체포하라고 말하는 국민들이 전국에서 자발적인 집회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통령이 고독할 때 우리가 말벗이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중도사퇴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어쩌냐" 등의 한가한 얘기를 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조경태 의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프고 상당히 실망스러운 의총이었다"고 밝히며 "현재까지 국민의힘 의원 중 70%가 윤 대통령의 탈당을 반대하는 분위기다. 당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국민의힘의 많은 의원들이 어제의 위헌적인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심각성을 잘 못 느끼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국민들에게 책임 있는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그런 내용이 나오지 못해…" 유감스럽다고 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조 의원이 유감스러워하는 배경을 알 수 있다. 의원 총회 직후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기자들과 대화하면서 "탄핵은 절대 안 된다"고 말하며 "무슨 지금 탄핵을 이야기하냐"고 했다.

4일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친한계 박정훈 의원도 "어설픈 계엄 시도로 윤석열 정부는 이제 국정운영을 할 힘을 거의 상실했다"고 말하면서도 "이재명 심판 때까지 현 정부가 시간 벌어줘야 한다"며 "탄핵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박정훈 의원 페이스북 게시글 2024.12.04.
박정훈 의원 페이스북 게시글 2024.12.04.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을 걱정하는 모습도 나왔다고 알려졌다. 한 친윤계 의원은 "김건희 여사랑 대화한 적 있는데, 대통령이 고독해 한다고 했다"며 "대통령이 고독할 때 지도부는 뭐했고, 우리가 말벗이라도 해주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 나아가 친윤계 의원들은 "대통령이 (중도사퇴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면 어쩌냐" "나약하게 물러서면 어떻게 이기겠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당장의 정치적 계산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친윤계 중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때 탄핵 때 결과가 너무 혹독했다"며 "이번에 탄핵되면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 조사를 받아야 한다. 20년 동안 정권 못 잡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추경호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직후 당 소속 의원들에게 "잠시 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중앙당사 3층 회의실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계엄을 해제하려면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재적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회가 아닌 '당사'로 당 지도부를 소집한 것이다. 

이에 김상욱 원내부대표는 "당대표는 본회의장으로 모여서 (계엄을) 풀어야 한다고 하고 있는데, 원내대표가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못 들어가게 계속 헷갈리게 하고"라며 "여기(본회의장) 못 오게 자꾸 추 원내대표가 문자를 돌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4일 새벽 의총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물리적으로 저희들이 넘어올 수 있는 여러 상황이 되면 본회의 표결과 관련된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국회의장께 말씀을 드렸는데 의장님께서는 또 여러 상황 때문에 빨리 해야 된다 해서"라며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표결을 늦춰달라고 말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을 늦추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울러 3일 오후 11시쯤 추 원내대표와 한동훈 대표가 당사에서 언성을 높이며 의원들을 어디로 모을지를 두고 다툰 사실도 JTBC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친한계 의원들이 추 원내대표 측에 '빨리 본회의장에 오라'고 문자도 보냈는데 추 원내대표가 본청에 있으면서도 계엄 해제안 표결엔 참여하지 않은 사실도 밝혀졌다. 추 원내대표가 위헌적인 친위쿠데타 내란 행위의 공범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비상의원총회는 이날 오후 10시 속개된다. 야 6당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접수되고 자정쯤 본회의에 보고될 것으로 알려져 윤 대통령 탄핵 시계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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