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0억 원 공천헌금 수수 의혹 제기
"2018년 추경호, 조성제가 낸 20개 다 먹어"
2022년엔 "입막음용으로 10억 수표로 줘"
추경호 실제 4년 만에 재산 20억 늘어났어
추경호 "엉터리 가짜뉴스…아파트값 올라"
홍준표, 측근 통화도 나왔는데…"난 깨끗"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대구 달성군수 선거에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공천을 받은 조성제 씨가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공천 대가로 20억 원을 줬다는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해당 녹음 파일에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측근으로, 홍 시장이 경남도지사를 하던 시절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맡았던 박재기라는 인물도 등장한다. 이에 홍 대표 쪽과 명태균 씨의 관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다.
3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지난 2022년 3월 초 녹음에는 명태균 씨와 다수 지인들 간의 대화, 대화 도중 명태균 씨와 김태열 미래한국연구소 소장이 스피커폰 통화를 한 내용 등이 담겨 있다. 해당 녹음에서 명 씨는 "조성제(의 자금을) 붙여주는 데 홍(준표) 대표 뭐 걱정 없을 긴데, 와, 선거 치르도록 내가 군량미 다 만들어줬는데"라고 말했다.
지인과 대화 도중, 김태열 소장에게 전화가 오자 명씨는 스피커폰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김 소장은 명씨에게 박재기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을 만났다면서 "(조성제가 말하기로) 지난 번 선거 때 추경호가 20개(20억원)를 묵었기 때문에, 지금 엄한 데서 먹는다고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번에는 (명태균이) 가서 딱 담판 짓고 그냥 현금으로 아니고 수표로 추경호한테 10개 던져줘라(라고 박재기가 그랬다)"라고 말했다.
명 씨는 김 소장과의 전화를 끊고 ""나는 (조성제와 홍 대표를) 연결 다 해줬어"라며 "딱 현금 20억 갖다놓고 (조성제가) '살려주세요' 카든데. 하도 내 주변에 내하고 차 한번 마시자고 막 온 곳으로, 네다섯 군데 루트로 (연락해서). 그 사람(조성제) 눈치는 빨라갖고 어떻게 알았는지 아까 (김태열이) 갔다왔는데 20억이라 카데. 돈 갖다 대는 거야. 뭐 그래 연결해줬어요"라고 자랑하듯 말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조성제 지인이자 홍준표 시장의 측근인 박재기가 명태균 지시를 받은 김태열 소장과 접촉해 자금 제공 방식 등 조성제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8년에는 추경호에게 20억 원을 제공해 공천을 받았던 조성제가 2022년에는 명태균에게 줄을 대려하는 상황으로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민주당은 "'추경호가 조성제의 돈을 받아봤기 때문에 이번에 안 주면 누군가 조성제의 돈을 받았을 것이라 의심한다'는 게 조성제의 우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추경호에게 수표 10억을 제공해 입막음 하고, 추경호가 공천 주려는 후보(최재훈)는 나이가 어리니 이후를 책임지기로 담판을 짓는 것으로 추정된다. 탐판의 주체는 명태균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아울러 "명태균은 김태열 보고를 받고 조성제로부터 30억을 받는 것으로 이해된다. 명태균은 이중 20억은 홍준표 전 대표의 대구시장 선거 자금으로 홍준표 쪽과 연결해 주고, 10억은 추경호에게 주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부연하며, "이후 이 계획이 실제로 추진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조성제가 공천 탈락했기 때문에 무산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2018년 선거 때 추경호한테 20억 제공' 내용 등이 녹취에서 확인되는 만큼 수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대구 달성군에서는 추 원내대표가 4년 전 출마 때와 비교해 재산이 20억 원이나 대폭 늘어난 데 대해 해명하라는 상대 후보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20억 원을 나누면 한 해 평균 5억 씩 재산이 늘어난 셈인데, 이는 당시 임금근로자 중위소득자 연봉의 20배에 달한 금액이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뉴스 자체가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다, 제가 어제 저녁 무렵 그 얘기를 처음 듣고, 엉터리 가짜뉴스라고 했다"며 "명태균 씨는 제가 최근에 뉴스를 접해서 처음 이름을 알게 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산 20억 원 증가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을 폭등시켜서 공시지가가 상향된 부분"이라며 "그리고 어른으로부터 증여받은 부분을 국세청에 세금 납부한 것까지 증빙해서 청문회에서 설명했다"고 말했다.
홍 대구시장은 최측근의 이름이 언론에 거론됐음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명태균 브로커 행각 논란에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왜 나하고는 직접 접촉이나 전화통화 녹음조차 나오지 않을까? 내 측근이란 사람 이름만 민주당이 공개하고 왜 홍준표 본인과 유착관계나 통화 녹음 공개는 없을까?"라며 "그건 내가 명 씨의 소행을 익히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예 그런 정치 브로커는 상대하지 않았다는 명백한 반증"라고 주장했다.
<뉴스타파>는 홍 시장이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는 가운데, 홍 시장 측근이 여론조사 결과를 요구하고 전달받는 통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 당시인 2022년 4월 3일 자 녹음에서 홍 시장의 최측근 박재기 씨는 강혜경 씨와 통화에서 "아는 대로 이야기 좀 해주시오...퍼센트(%) 불러주이소"라며 여론조사 결괏값을 독촉했고, 강 씨는 "김재원 26.8, 류성걸 3.8, 이진숙 3.6, 유영하 21.5, 홍 28.3"이라고 불러줬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박재기 씨가 선거 캠프에 없었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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