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스픽스, 통화 녹음파일 공개
명태균 "창원에 지검장은 다 나 때문에 왔어"
"김영선한테 경찰청장·검찰 충성 맹세시켜"
김영선 "선관위에 이야기했다"며 위증 지시
강혜경 "김 전 의원이 '네가 덮어 써라'고 해"
명태균 씨가 창원지방검찰청 지검장 인사에 개입했고 경찰청장에게 충성 맹세를 시켰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선거관리위원회에 위증을 하라고 부추기는 김영선 전 의원의 통화 녹취록도 공개됐다.
민주당과 유튜브 채널 <스픽스>는 22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녹취록 세 가지를 공개했다. 녹취록은 2023년 11월 25일과 2023년 12월 9일 명 씨와 회계담당자인 강혜경 씨 사이에 이뤄진 통화, 2023년 5월 16일 김 전 의원과 강 씨 사이에 이뤄진 통화이다.
명 씨는 지난해 11월 25일에 강 씨와의 통화에서 "창원에 지검장은 다 나 때문에 왔는데…"라며 창원지검장 인사에 자신이 개입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 창원지검장은 김성훈 검사장(현 의정부지검장)이었다. 스픽스 전계완 대표는 방송에서 "보통 검사장은 한 번 근무를 하면 1년 6개월을 하는데, 창원지검은 3~4년 사이에 검사장이 3, 4명 바뀌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 통화가 있었던 지난해 11월은 강 씨가 경남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회계 처리 누락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기 한 달 전이다. 통화는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도 문제 없다며 명 씨가 강 씨를 다독이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창원지검은 한 달 뒤인 지난해 12월 김 전 의원의 세비 중 일부인 수천만 원이 명 씨에게 넘어간 것을 두고 강 씨, 김 전 의원, 명 씨 등 관련자 수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사건이 배당된 부서는 소속 검사가 없이 수사관만 있는 수사과 형사4부였다. 수사는 9개월이나 지연됐고, 지난달에야 이 사건은 검사가 있는 형사부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명 씨가 직접 경찰청장 등에게 충성 맹세를 시킨 정황도 공개됐는데, 이는 명 씨가 강 씨에게 수사기관장들이 자신의 영향권에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명 씨는 지난해 12월 9일 강 씨와 통화에서 "…경찰청장부터 해서 검찰부터 해서 김영선에 잡혀가 다 충성 맹세 다 시킨 거 아냐"라며 "내가 데리고 와서. 김영선한테 '충성합니다' '충성하겠습니다' 다 세 번씩 외쳤어"라고 했다. 이어 "누가 해줬냐"며 "선관위 (사건이) 아무리 넘어와도 경찰이 다 없애버려. 내가 해줬어. 그거 한 달도 안 됐다"고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김 전 의원은 강 씨에게 선관위 조사에서 위증을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월 16일 회계 처리 누락 등 혐의로 선관위 조사를 받는 도중에 이뤄진 강 씨와의 통화에서 "'이거는 내가 회계 담당자로 의원님하고 나하고 간에 자금이 오간 내역이지, 외부인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이야기를 계속 반복해"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거 돈 어떻게 했냐고 하면, '이거는 내가 개인이 쓰고, 다 개인적으로 했지. 다른 거에 쓴 거는 없다. 구체적인 다른 혐의가 있으면 내가 거기에 소명하겠다'고" 라면서 "'근데, 내가 내 돈을 쓴 거까지 다 이야기해야 돼냐.' 그렇게 이야기하면 될 거야"라고 지시했다.
녹취록에서 김 전 의원은 강 씨에게 "경남도 선관위원장한테도 좀 다른 분 통해서 이야기가 들어갔으니까"라며 선관위에도 미리 손을 써두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강 씨는 지난달 21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김 전 의원이 '네가 죄를 다 덮어쓰고 가라'고 했다"며 "조사를 받더라도 명 씨와 보전 비용에 관련된 인물은 거론하면 안 된다고 했다. 네가 안고 가야 내가 정치를 하니 너의 뒤를 봐줄 수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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