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불송치한 사건 기어이 기소한 정치 검찰

이재명 부부 1심 유죄 나오자 대놓고 기소 폭탄

'정적 죽이기' 의도…배임액도 16배나 뻥튀기

이재명 구속 실패에 권익위까지 동원해 재수사

직접 관여 증거 없다는데…간접증거 내세운 검찰

"상식과 이해 뛰어넘은 치졸한 공작수사 멈춰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을'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 달기 행사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4.11.19.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을'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 달기 행사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4.11.19. 연합뉴스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등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씌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19일 또다시 재판에 넘겼다. 이른바 '법카 유용 의혹' 사건은 지난 2022년 9월 이 대표에 대해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린 사안이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9월 이 대표 구속 시도가 무위로 돌아가자,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의 수사 의뢰라는 형식을 빌려 재수사에 들어갔다. 대통령의 '정적 제거'를 위한 하명 수사·기소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가 1심에서 벌금 150만 원형을 선고받은 지 닷새 만에,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지 나흘 만에 기소가 이뤄진 점은 '정치적 의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아울러 이 대표가 오는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기소한 것은,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공천개입 의혹에 대한 탄핵·하야 여론을 '물타기' 하기 위한 검찰의 정치 개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허훈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대표와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정아무개 씨, 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아무개 씨를 불구속기소했다.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에 대해서는 기소유예를 했다.

검찰이 이 대표에게 씌운 혐의는 구체적으로 ▲경기도 관용차를 공무와 무관하게 사용하고 ▲과일·샌드위치·세탁비·식사 등에 경기도 예산을 지출했다는 것이다. 수원지검은 이 대표의 배임액이 1억 653만 원이라고 주장했다. 제네시스 관용차 사용 배임액 6016만 원, 과일대금 지출(이 대표 외 나머지 2인 포함) 2791만 원, 샌드위치 685만 원, 세탁비 270만 원, 식사(이 대표와 비서실장 정아무개 씨) 889만 원 등이 검찰이 주장하는 배임액이다.

 

19일 이재명 대표 불구속 기소와 관련해 검찰이 낸 보도참고자료. 2024.11.19.
19일 이재명 대표 불구속 기소와 관련해 검찰이 낸 보도참고자료. 2024.11.19.

검찰이 주장하는 배임액은 '먼지떨이'수사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법카 유용 의혹'으로 압수수색이 이뤄진 곳만 130여군데에 이른다. 이에 검찰은 기자들에게 내놓은 보도설명자료에는 "검찰은 경기도청 등 10곳 미만의 장소에 대하여만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며 "경찰에서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하기 위한 매출전표 확보 목적으로 법인카드 사용 식당 10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불송치 사건 1년여 방치하더니

이재명 구속 실패하자 재수사

1년 만에 배임액 16배 뻥튀기

이 사건은 대선 기간이었던 2022년 1월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이었던 조명현 씨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그해 8월 이 대표의 배우자 김 씨와 전직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아무개 씨만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뒤, 이어 9월 이 대표에 대해 "직접 관여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불송치했다. 이 대표에 대한 '법카 유용 의혹'은 그 뒤 1년 정도 방치됐다.

그러다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백현동 개발사업 의혹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표결이 이뤄지기 약 한 달 전인 지난해 8월 조명현 씨가 권익위에 신고서를 제출하고 족벌언론과 인터뷰하면서 재등장한다. 수사기관에서 직원들의 법카 유용과 이 대표의 직접 연관성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 씨는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샴푸를 사려고 서울 청담동 일대로 심부름을 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카드를 유용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법원에서 그해 9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상황이 반전됐다. 무리한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관련 의혹을 제보한 조명현 씨가  2023년 10월 23일 수원지검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JTBC 현장 중계 화면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관련 의혹을 제보한 조명현 씨가 2023년 10월 23일 수원지검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JTBC 현장 중계 화면 갈무리

이에 검찰이 구속영장 기각으로 수사 동력을 잃은 상황에서 반전 카드로 다시 꺼낸 것이 '법카 유용 의혹'이었다. 검찰은 수원지검에 '법카 유용 의혹'과 관련해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상황 반전을 꾀했다. 여기에 더해 '대통령의 형님'으로 불리는 검사 출신 김홍일이 수장으로 있었던 권익위가 단 한 달여 만에 조사해서 "이 대표와 개연성이 있다"며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도 100여 곳 이상을 압수수색하고 6개월 이상 걸려 불송치 내린 사건을 권익위가 순식간에 조사해 혐의를 씌운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인 2017~2019년 경기 성남시 청계산 자락 유원지 인근 유명 한우식당에서 943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사건에 대해서는 무려 6개월이나 조사해서 '위반 사항 없음'으로 종결한 것과 비교하면, 이 대표에 대한 권익위의 조사는 정치적인 목적이 뚜렷했다.

권익위의 수사 의뢰로 동력을 찾은 검찰은 1년간 재수사를 통해 '경기도 법카 유용 금액'은 무려 16배나 불렸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지난 2022년 경찰이 수사할 당시 파악한 결제 금액은 총 150여 건, 2000만 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표와의 관련성은 전혀 찾지 못했다. 검찰이 이번에 배임으로 주장한 금액은 이 대표에 걸린 1억 653만 원을 포함해 총 3억 3235만 원이다. 130여 곳을 '먼지떨이'식으로 압수수색하면서 배임액을 극도로 늘린 것으로 보인다.

 

김홍일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전 권익위원장)이 2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3.12.29. 연합뉴스
김홍일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전 권익위원장)이 2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3.12.29. 연합뉴스

김혜경 150만 원으로 자신감 찾은 검찰?

이재명에 대해서도 간접 정황 주장할 듯

"터무니 없는 수사, 기소 폭탄 중단하라"

다만 검찰은 이 대표 부부가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 직접 지시한 객관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핵심 인물인 전 경기도 공무원 배아무개 씨는 그동안 법정에서 "스스로 판단했다"는 취지로 진술해왔다. 이 대표나 부인 김 씨의 관련성을 부인한 것이다. '법카 유용'과 관련해 이 대표 관련성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국민의힘 등 수구보수세력이 틈만나면 정치 수사로 쓰는 것이 청담동에서 샀다는 '일본산 샴푸'와 '샌드위치 야채 1000원 추가' 주장이다. 이 대표 개인에 한정해 제기된 주장이기 때문에 개연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검찰은 김 씨가 법카 유용에 대해 부인했음에도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은 만큼, 이 대표가 지시했다는 직접 증거가 없더라도 간접 사실과 정황을 통해 혐의 입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 대표 부부에게 연이어 유죄가 나오면서 검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찾은 모습이다. 김 씨 식비 7만 8000원을 통해 '연습'을 했으니, 이를 확장해 '실전'으로 간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검찰은 공소장에 김 씨의 1심 판결문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기자들에게 배포한 이 대표 불구속 기소 보도참고자료에서도 김 씨의 판결문을 여러 차례 인용하며 "통상적인 경험칙에 따라 공모관계가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추가 기소에 격앙된 분위기다. 이번 6번째 기소로 이 대표는 일부 병합된 재판을 포함, 총 5개(서울중앙지법 3개·수원지법 2개)의 재판을 받게 됐다. 또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 대표는, 오는 25일에도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도 앞두고 있다. 정치 검찰의 '제1야당 대표 죽이기' '대통령 정적 말살 시도'에 최근 법원까지 가담하면서 당 안팎에선 우려가 크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4.11.14. 연합뉴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4.11.14. 연합뉴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오전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검찰이 대장동, 공직선거법, 위증교사에 이어 또다시 핑곗거리를 만들어 대통령의 정적 죽이기에 나섰다"며 "검찰이 이토록 집요하게 억지 기소를 남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제1야당 대표이자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정치 지도자를 법정에 가두고 손발을 묶으려는 속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수석대변인은 "명백한 억지 기소이자 야당 탄압"이라며 "검찰은 이 대표가 법인카드를 쓴 것도 아닌데 몰랐을 리 없다는 억지 춘향식 논리를 뻔뻔하게 들이밀었다"고 했다. 또 "이미 경찰 수사에서 이 대표에게 혐의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며 "그런데도 검찰은 부득부득 사건을 되살려 기소했다"고 했다.

그는 "검찰에 부여된 기소권이 야당을 옥죄기 위한 수단인가"라며 "아무리 이 대표를 옥죄어도 김건희 여사의 국정농단을 가릴 수 없고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덮을 수 없다. 저열하고 흉포한 검찰 독재 정권의 민낯만 재삼 드러날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부부 앞에서는 한 없이 작아지는 검찰이 야당과 이재명 대표 죽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으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검찰은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각오하라"고 했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검독위)는 "검찰은 '이 대표가 지시했거나 인지했다는 직접 증거가 없더라도, 간접사실과 정황 사실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하겠다'고 한다"며 "검찰이 스스로 증거 없다고 자백한 것이고, 상식과 이해의 용량을 뛰어넘은 횡포"라고 했다. 검독위는 "법의 껍데기를 쓰고 영장과 강압수사로 이 대표를 정치적으로 살해하려는 치졸한 공작수사는 멈춰야 한다"며 "터무니없는 기소를 당장 철회하고, 정적 죽이기 '기소폭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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