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결과 공식발표 하루 만에 국감에서 들통 나

서영교 "도이치모터스 무혐의 처리하고 대국민 사기"

김혜경 씨는 식사비로 130번 압수수색을 당해

민주당 "4년 6개월 동안 수사 뭉개기만 한 건가"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1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수원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18. 연합뉴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1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수원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18. 연합뉴스

0 대 130. 검찰이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 씨 법인카드 사건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횟수다.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조사에서는 검찰의 편향된 수사가 도마에 올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김건희 씨를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적 있다고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포문은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열었다. 서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어제(17일) 서울중앙지검에서 2020년과 2021년 사이에 김건희 씨를 도이치모터스 사건으로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했는데 법원이 기각했다고 발표했다"며 "어떤 압수수색 영장을 요구하고 기각됐는지 자료를 달라. 이 기간에는 코바나컨텐츠 압수수색 영장 말고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서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내린 지침대로 서울중앙지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김건희 씨를 무혐의 처리하고 거짓말까지 한 거면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김건희 씨의 휴대전화, 자택, 컴퓨터 등을 압수수색하고 계좌 추적해야 한다.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 씨의 집, 컴퓨터, 관련 사람도 모두 압수수색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의 자료 요청에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도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관련 김건희 씨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것이 맞는지'를 확인했다.

이 지검장은 "제가 보고받기로는 피의자(김건희)에 대한 압수수색 청구는 코바나컨텐츠 관련 사건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이 "도이치모터스 김건희 피의자에 대해서 압수수색 영장은 청구를 안 한 게 맞냐"고 재차 묻자, 이 지검장은 "형식적으로 보면 그 말씀이 맞다"며 김건희 씨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사실을 시인했다.

 

1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수원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으며 다투고 있다. 2024.10.18. 연합뉴스
1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수원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으며 다투고 있다. 2024.10.18. 연합뉴스

이에 정 위원장이 "그런데 왜 청구하지도 않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고 그러고 기각됐다고 발표했냐"고 따지자, 이 지검장은 "어제 파악한 바로는 중앙지검 반부패2부에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코바나컨텐츠 사건을 동시에 수사했다"며 "같은 수사팀이 진행하면서 두 가지 피의 사실을 같이 쓰기도 하고 단독으로 넣기도 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내놨다.

정 위원장은 "코바나컨텐츠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걸로 도이치모터스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고 한 거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전날인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대통령 배우자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김건희 씨에게 도이치모터스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적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 : 17일자, 김건희 영장 기각에도 4년 멍 때리다 면죄부 준 검찰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최재훈 부장검사는 "코바나컨텐츠와 도이치모터스를 함께 수사했다. 압수수색 영장은 김건희 씨의 주거지, 사무실, 휴대전화에 청구했는데 모두 기각됐다. 그 뒤로는 청구가 안 됐다"고 했다. 그는 '객관적인 물증이 없어서 강제수사를 하지 않은 것이냐'는 질문엔 "10년이 지난 사건이어서 실효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며 "그 전 수사팀도 고민하다가 영장 청구를 했는데 모두 기각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만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검찰의 거짓이 들통 나면서 국정감사에서는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김건희 씨 압수수색을 왜 안 하나?"라며 "(식사비) 7만 8000원 가지고 김혜경 씨 압수수색은 130번이나 했다. 이러니 검찰이 욕을 먹는 것"이라고 했고, 민주당 이건태 의원은 "검찰이 명품백,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무혐의 처분했다"면서 "대통령 부부를 방어하는 친위수비대, 중전마마를 보위하는 신하, 김건희가 만든 쓰레기를 치워주는 해결사로 전락했다"고 했다.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앞)과 최재훈 반부패 수사2부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4.10.17. 연합뉴스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앞)과 최재훈 반부패 수사2부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가담 의혹 사건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4.10.17. 연합뉴스

민주당은 검찰의 거짓말이 드러나면서 심우정 검찰총장과 이 지검장 등 관련자들에 대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승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창수 서울지검장이 거짓 브리핑을 인정했다"며 "검찰이 어제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혐의를 불기소하면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고 설명했지만, 새빨간 거짓말이었다"고 비판했다.

조 원내대변인은 "검찰은 어제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장장 4시간에 걸쳐 변명을 늘어놨다. 수사 결과 발표가 아닌 김건희 변론대회에 가까웠다. 살아 있는 권력의 주구로 전락한 검찰의 민낯을 온 국민이 목도했다"며 "그러나 그 변명마저도 거짓이었다. 진실은 검찰이 영장조차 청구하지 않고 면죄부를 상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은 왜 청구하지도 않은 영장을 기각당했다고 국민을 속였나.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탄로 날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다니, 김건희 씨만 두렵고 국민은 두렵지 않는가"라며 "4년 6개월 동안 한 것이라곤 수사 뭉개기와 '알현 조사'가 전부였다고 말하기는 스스로도 부끄러웠던 것이냐"고 했다.

조 원내대변인은 "검찰은 이제 국민의 심판을 피할 길이 없다. 썩은 부위를 도려내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면서 "사법 정의를 짓밟고 국민을 기만한 심우정 검찰총장과 이창수 중앙지검장, 김건희 범죄 은폐에 가담한 공범들을 반드시 탄핵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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