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선 하루 앞인데 '대장동 재판' 불려가

선거 현장 누벼야 할 제1야당 사령탑 '법정연금'

법원, 재판 병합심리 요청 묵살…검찰 의도대로

이재명 "저 대신 국민이 야당 대표 역할해달라"

"여론조사가 아닌 투표로 '2차 정권 심판' 완성"

반면 한동훈은 부산 찾아 총력전…패배시 퇴진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10.15.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10.15. 연합뉴스

여야가 사활을 걸고 임하고 있는 10·16 재보궐선거를 불과 하루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법정에 출석해야 했다. 촌각을 다퉈 선거 현장을 누비며 막판 유세에 진력해야 할 제1야당 사령탑인데도 지난 4‧10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선거 바로 전날까지 재판에 불려나간 것이다.

'뭐 하나만 걸려라'는 정치검찰의 투망식 기소에 의해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과 수원지법에서 총 7개 사건에 걸쳐 11개 혐의로 4개의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런 처지를 두고 과거 독재정권 시절의 '가택연금'에 빗대 '법정연금(法廷軟禁)'이라는 표현까지 나오지만, 재판을 병합 심리해달라는 이 대표 측 요청을 법원은 번번이 묵살해왔다. 결과적으로 검찰과 법원이 합세해 야당 대표의 손발을 묶고 있는 형국이다.

이 대표는 1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성남FC·백현동 사건' 공판에 배임 및 뇌물 혐의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이 대표는 법원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청사 앞에 모인 취재진을 상대로 재보선을 하루 앞둔 심경을 밝혔다.

그는 "제가 마땅히 보궐선거 전날에 국민 여러분의 뜻을 현장에서 전달해야 맞는데 지금 재판 때문에 그러지를 못한다"면서 "민주공화국은 주권자들의 주권 행사가 일상적으로 잘 이루어질 때 제대로 완성된다. (국민 여러분께서) 이번 보궐선거가 가지는 의미를 한 번 더 생각해 봐 주시고 적극적으로 투표에 임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잘하면 잘했다, 못하면 못했다, 이렇게 심판을 해야 우리의 대리인들이 자신의 몫을 안다. 공화국의 주권자가 되는 길은 주권자로서, 주인으로서 권리를 제대로 행사할 때만 가능한다"며 거듭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후 부산 금정구 온천천에서 김경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와 함께 유세를 펼치고 있다. 2024.10.9.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오후 부산 금정구 온천천에서 김경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와 함께 유세를 펼치고 있다. 2024.10.9.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재판 출석 전 페이스북에 <'2차 심판의 날'이 하루 남았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번 재보선의 성격을 총선에 이어 '윤석열 정권 2차 심판'으로 규정한 그는 "단지 전남 영광·곡성군수,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한 명을 선택하는 선거가 아니다. 국민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한 정권에게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일깨울 절호의 기회"라며 "오늘 재판 출석으로 제가 다하지 못할 야당 대표의 역할을 여러분이 대신해달라. 손이 닿는 모든 연고자를 찾아 투표를 독려해달라"고 했다. 또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의 민생 방기에 맞서 지역 발전을 이끌 민주당의 충실한 일꾼들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해주시라"면서 "심판은 여론조사가 아니라 투표로 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손으로 10‧16 재보궐선거 2차 정권 심판을 완성해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이처럼 이 대표는 법정에 꼼짝없이 발이 묶인 반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이날 대한노인회 부산금정구지회를 방문해 한 표를 호소하고 금정구 옛 롯데마트 사거리에서 마지막 총력유세를 벌인 뒤 장전역 일대에서 거리인사로 마무리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 대표의 부재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부산 금정구는 지난 8번의 구청장 선거 중 7번을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후보가 승리할 정도로 여당 지지세가 확고한 지역이었지만 이번엔 여론조사상으로 민주당 김경지 후보가 경합 우세를 보이고 있어 한 대표로서도 초조한 상황이다. 10‧16 재보선 최대 승부처인 이 지역에서 만약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가 패배할 경우 한 대표는 당 안팎의 거센 책임론에 직면해 퇴진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후 부산 금정구를 찾아 대한노인회 부산 금정구지회 건물 앞에서 시민들에게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10.15.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후 부산 금정구를 찾아 대한노인회 부산 금정구지회 건물 앞에서 시민들에게 윤일현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10.15.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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