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치기' 경계해온 양당 수장, 머리 맞대고 공조

본회의장서 조국이 찾아오자 이재명이 차담 제안

"용산발 다중 국정 위기, 허심탄회하게 협력 논의"

교섭단체 요건 완화? 이재명 "그런 얘기도 해야"

"격식 안 따지고 소통" "우리가 아주 가까운 사이"

총선 직후 만찬 회동…최근엔 조국-박찬대 만남도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자리로 찾아가 앉아 대화하고 있다. 2024.8.1. 연합뉴스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자리로 찾아가 앉아 대화하고 있다. 2024.8.1.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국회에서 예정에 없던 '번개 회동'을 2시간 가까이 가졌다. 양당 주변에서는 상대 당에 대한 미심쩍은 시선이나 심지어 '갈라치기' 시도도 일부 존재하지만 두 사람은 이를 경계하며 절차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연대와 공조 방안을 협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두 사람은 1일 오후 3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함께 했다. 이번 만남은 이재명 전 대표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앞서 이재명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 맨 뒷줄에 있는 조국 대표 자리로 먼저 찾아가 대화를 나누다 얘기를 좀 더 하자고 즉석 제안했다. 이어 두 사람은 민주당 원내대표실로 옮겨 차담 형식의 만남을 110분간 이어갔다.

두 사람은 회동 뒤 후 기자들을 함께 만났다. 먼저 조 대표가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하다 보니 길어졌다"며 "지금은 용산발 다중 국정 위기 상태다. 그래서 이 전 대표를 뵙고 허심탄회하게 여러 가지 국정 위기 상황에 대한 걱정을 나누고 대책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조국혁신당이나 우리 민주당이나 지금 현 정국에 대해 걱정도 워낙 많고 또 서로 협력해야 될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의견들을 같이 나눴다"고 전했다.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운데) 자리로 찾아가 앉아 대화하고 있다. 2024.8.1. 연합뉴스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운데) 자리로 찾아가 앉아 대화하고 있다. 2024.8.1. 연합뉴스

취재진이 '대통령 거부권 정국 속에 범야권의 복안이 있느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안 그래도 그런 문제에 대한 대안도 많이 논의는 했는데 갑갑하긴 하다. 정부‧여당이 나라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데 뭘 하자는 것은 없고 오히려 야당이 하는 일에 발목 잡기만 일관하고 있어서 참 갑갑하다"면서 "정부랑 여당이 뭘 좀 하자고 했으면 좋겠다. 제일 답답한 게 그런 점이다. 뭘 하자 그러면 우리가 좀 대안을 낼 텐데"라고 토로했다.

이에 조 대표도 "글쎄 말입니다"라고 호응한 뒤 "일단 윤석열 대통령, 윤 정권이 4월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일관되게 거부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저희가 법안을 제출해도 족족 거부하고 있는데 국민들께서 얼마나 허탈하시겠느냐"며 "마음과 뜻을 다해서 표를 이렇게 야당에 몰아줘서 승리했는데 대통령이 법안을 계속 거부하는 상태가 돼 국민들께서 얼마나 불만스럽고 실망했겠느냐.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두 사람은 조국혁신당이 주장하는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관련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관련 질문에 "그런 얘기도 해야 되겠죠"라고 답했고, 조 대표는 말없이 웃기만 했다. 조국혁신당은 최근 국회 교섭단체 자격 요건을 현행 20석에서 10석으로 낮추고 교섭단체 위주의 국고보조금 제도를 개편하는 내용의 '정치개혁 4법'을 발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자주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주 만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 대표는 "(필리버스터로) 본회의장에서 계속 대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편하게 말씀 한번 나누자고 얘기했다. 저번에 이 전 대표께서 제안해주셔서 점심도 같이했고 그전에는 술도 같이 했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면서 "격식 따지지 않고 장소 따지지 않고 소통해 왔고 앞으로도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도 "우리가 원래 아주 가까운 사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5일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2024.4.25. 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5일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2024.4.25. 민주당 제공

앞서 양당의 두 수장은 총선 직후인 지난 4월 25일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2시간 30분가량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갖고 적극적인 소통과 협의를 다짐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만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먼저 (조 대표에게) 연락했다"며 "평소에 잘 아는 분이기도 하고, 선거 후에 제가 연락도 드렸지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필요가 있어서 제가 저녁 한번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회동에는 민주당 김우영 정무실장과 조국혁신당 조용우 정무실장이 배석했다. 만찬 뒤 민주당은 "양당 대표는 수시로 의제와 관계없이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로 했다"며 "공동 법안 정책에 대한 내용 및 처리 순서 등은 양당 정무실장 간의 채널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언론에 공지했다.

조 대표는 지난달 24일엔 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예방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양당은) 공통의 비전과 가치, 정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에 대해 항상 논의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런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도 "조국혁신당과 우리의 공조와 연대는 정말 중요하다. 더욱더 함께 나눠야 할 가치, 목표, 협력에 대해 폭넓게 말씀을 나누자"고 화답한 뒤 비공개로 20분가량 대화를 이어갔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4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2024.7.24.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4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2024.7.2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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