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 '파란색 1' 중징계에 법원 집행정지 결정

정부 비판적 보도 제재한 17건 모두 'MBC 승'

류희림 위원장 재위촉…극우 방심위원들 그대로

편향심의‧황당심의로 언론탄압 폭주 계속될 것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위)가 MBC 보도를 문제 삼아내린 17건의 법정제재에 대해 법원이 모조리 ‘집행처분 정지’ 결정을 내렸다. MBC 뉴스데스크 일기예보의 ‘파란색 숫자 1’이 민주당 편향적이라며 내린 선방심위의 코미디같은 제재 결정 등에 대해 법원이 ‘집행정지’로 MBC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그동안 류희림 방심위와 선방심위는 MBC를 포함한 여러 방송의 보도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 그리고 현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내용의 보도에 대해 집중적으로 심의한 뒤 최고수위 제재인 법정제재나 관계자 징계 결정을 내려왔다. MBC 보도에 대해 법정제재를 내린 건수는 무려 17건에 달한다. MBC는 법정제재 처분이 부당하다며 건건이 행정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왔다. 

 

류희림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지난 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1번 후보기호를 의미해 편향적'이라며 중징계를 내린 MBC 뉴스데스크 일기예보 장면. MBC 유튜브 화면 갈무리.  
류희림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지난 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1번 후보기호를 의미해 편향적'이라며 중징계를 내린 MBC 뉴스데스크 일기예보 장면. MBC 유튜브 화면 갈무리.  

미디어 전문 매체인 미디어스에 따르면 방심위와 선방심위가 MBC에 대해 법정제재를 내린 보도는 ▲뉴스타파의 ‘윤석열 검사의 부실대출 수사무마 의혹’ 보도 인용 ▲대통령 전용기 MBC 취재진 탑승불허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비대위원장 추대 논의 ▲북한 서해 포격 도발에 대한 군 대응 ▲제2부속실 신설 검토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 혐의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피습사건 대담 ▲윤석열 대통령 민생토론회 벤틀리 발언 ▲후쿠시마 오염수 물고기 사진 ▲방통심의위 구성 ▲양승태 전 대법원장 무죄 판결 ▲일기예보의 ‘파란색 숫자 1’ 등이다. 윤석열 대통령·김건희 씨 관련 보도를 포함해 예외없이 정부 비판적인 보도들이다. 

미디어스와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30일 MBC 뉴스데스크 일기예보의 ‘파란색 숫자 1’이 민주당의 기호 1번을 연상시킨다며 선방심위가 내린 법정 제재에 대해 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파란색 숫자 1’에 대한 법정 제재는 선방심위의 친정부 성향, 극우 언론단체 출신 심의위원들이 중심이 돼 내린 결정이었다. 당시에도 언론계는 물론 국민들의 조롱과 비난을 샀지만 이번 법원의 판결로 류희림 방심위의 무리하고 편향적 심의는 더욱 국민적 비판을 사게 됐다.

류희림 방심위·선방심위의 MBC 법정제재 결정 17건 모두가 집행이 중단됨으로써 방심위 심의 폭주에 일시적으로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방심위는 무엇보다 ‘17전 17패’라는 전적 앞에서 그동안 심의‧제재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겸손하게 인정하고 MBC와 국민에게 사과하거나 심의‧제재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는 약속이라도 해야 할 일이다. 누가 봐도 친정권 편향적이고 비상식적인 심의‧제재를 앞으로 중단하겠다고 해야 한다. 

 

지난 7월24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맨 오른쪽), 김재철 전 MBC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증인들이 발언을 듣고 있다. 2024.7.24. 연합뉴스
지난 7월24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맨 오른쪽), 김재철 전 MBC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증인들이 발언을 듣고 있다. 2024.7.24. 연합뉴스

그러나 지금 방통위와 방심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보면 윤석열 정부의 비판 언론탄압과 언론장악 폭주 시나리오는 멈추지는 않을 것임이 분명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5기 방심위원장 임기가 끝난 류희림 씨를 6기 방심위원에 재위촉하고 극우 성향 인사 2명을 대통령 추천 몫으로 위촉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위촉된 즉시 극우 성향 방심위원들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국힘당 추천의 5기 위원들을 참석시켜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몰래 자신을 위원장으로 ‘셀프 선출’하기도 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또 ‘역대 최다’ 법정제재를 남발해 ‘어용 심의’ 비난을 받고 있는 지난 22대 총선 선방심위 추천 단체를 다음 선방심위에도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22대 총선 선방심위 추천단체는 극우·어용 언론인 단체로 알려진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 TV조선, 한국방송기자클럽 등이다.  '17전 17패'의 무참한 패배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류희림 방심위원장과 극우성향 위원 재위촉에 이어 이진숙 방통위원장 임명을 강행한 것도 윤석열 정권이 비판언론 탄압과 방송장악 폭주를 멈출 뜻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친정부 편향적 방송 심의, 청부 심의, 황당 심의, 폭주 심의, 위원장 셀프 선출, 2인 방통위, 야당 추천위원 임명(위촉) 거부 등 법과 절차, 상식을 무시한 기상천외한 방통위·방심위 운영으로 우리 방송계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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