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1차장 출신 박선원 “친일 퍼주기 외교 중단”
의협 부회장 출신 강청희 “강남에서 돌봄 모델 완성”
드라마 ‘카이스트’ 모델 황정아 “R&D 예산 복구할 것”
울산 공익변호사 전은수 “지역 균형 발전 노력”
박선원 ‘대공 수사권’, 강청희 ‘간호법’ 등 입장 분명히 해야
더불어민주당이 외교 안보, 보건의료, 과학기술, 공익활동 전문가를 영입하며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모두 지역구 출마를 희망하고 있어 총선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주목된다. 다만 기존 직역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민주당 4호 영입 인재로 발탁된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전략비서관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 특보, 1차장을 지냈으며 ‘자주파’ 성향으로 분류된다. 민주당은 “한반도 및 국제 질서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식견을 겸비한 안보 전략가”라고 소개했다.
박 전 차장은 연세대 재학시절 ‘삼민투’에 참여했으며 광주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 관련 수감 생활을 하기도 했다. 영국 워릭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 전 차장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은 무능 외교, 망언 외교, 안보 불안의 집약판”이라면서 “핵 폐수 방출, 역사 왜곡, 징용 배상 거부에 대해 말 한마디 못 하는 ‘친일 퍼주기’ 외교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차장은 인천 지역에서 지역구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호 영입 인재인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대한의사협회 메르스 대책본부장을 지냈다. 이외에도 지역보건소장,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 한국공공조직은행장 등 공직을 맡았다. 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 때 빛을 발한 선별진료소 운영, 수신자 조회 시 방문 이력 확인, 국가감염병 예방을 위한 응급실 체계 개선 등이 강 전 부회장이 주도한 작품”이라고 밝혔다.
강 전 부회장은 “윤석열 정부는 집권 후 경제 불안, 외교 불안, 안보 불안을 초래한 것뿐만 아니라 의료복지·돌봄복지 정책에서도 과오를 저질렀다”면서 “보건의료 정책 개혁을 위한 민주당의 대장정에 언제나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강 전 부회장은 이재명 대표 살인미수 테러 관련해서도 의학 지식을 동원해 직접 브리핑에 나서며 활약했다. 지역구는 서울 강남을 고려하고 있다. 강 전 부회장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강남 지역이 아무래도 돌봄 모델을 만들기에 적합해 강남 출마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영입 인재 6호인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999년 방영된 드라마 ‘카이스트’의 실제 모델이다. 전남과학고를 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학부와 석·박사를 마쳤다. 과학기술위성 1호인 우리별 4호 탑재체 제작, 누리호 탑재 도요샛(초소형 위성) 개발, 한국 첫 정찰위성 425 위성사업 자문위원 참여 등 우주 과학기술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민주당은 “우주항공 분야의 굵직한 순간마다 역량을 발휘해 대한민국 우주개발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전문성뿐 아니라 정책 역량까지 겸비해 우주과학을 토대로 미래산업을 개척해 나갈 적임자”라고 밝혔다.
황 책임연구원은 “윤석열 정부의 전례 없는 연구개발 예산 삭감은 참담하기 그지없다”면서 “과학이라는 백년지대계를 근시안적으로 졸속 처리하고 있는 현 사태에 큰 위기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우주항공 기술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기 전에 제자리로 돌려놓고 대한민국 미래를 열어갈 종합적인 우주항공산업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민주당 일원으로서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황 책임연구원은 대전 유성을 선거구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허태정 전 대전시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실제 이 지역에 출마할 지는 미지수다.
7호 영입 인재인 전은수 변호사는 30대 여성으로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다. 공주교대를 졸업한 뒤 교사로 5년여 일하다가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을 거쳐 변호사가 됐다. 전 변호사는 울산지방변호사회 이사, 울주군 청년정책네트워크 위원, 울산광역시 미래비전위원회 위원 등으로 울산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북한이탈주민을 자문하고, 후원회를 만들어 탈북민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기도 했다.
전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는 입으로는 지방시대를 말하지만, 장기적인 비전도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없다”면서 “지역 젊은이들이 느끼는 불평등과 초저출생, 지역 인프라 차별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례대표보다는 지역구 출마 의사를 갖고 있다”면서 “내가 자란 곳이 울산이라서 울산에 출마할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영입 인재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과 역량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총선 출마 시 지역구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직역의 이해관계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박선원 전 국정원 1차장은 해외 파트 담당이었다고는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도 소위 ‘프락치 공작’을 통한 국내 정치 개입 문제가 불거졌고 현재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해명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가 2020년 국정원 대공 수사권 폐지를 위한 ‘국정원법’ 개정 작업에 참여해 의견을 개진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국회에 입성한다면 김병기 의원과 함께 이 작업을 제대로 마무리할 책무도 있다.
현재 국정원은 ‘대공 수사권 부활’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기존 국정원법 개정안에서 미진한 부분에 대한 보완 입법, 국정원 관련 각종 시행령을 손보는 작업 등 할 일이 많다. 공천에 앞서 이 부분에 대한 박 전 1차장의 명확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
강청희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에 도전하면서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에 반대했다는 점이 민주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국회에 입성한다면 의사 직역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법안에는 ‘이해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의사 결정에 참여하지 않거나 직역 이해관계를 떠나 민주당의 입장에서 사안을 논의한다는 명확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