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구현전국사제단 인천서 올해 첫 시국기도회
김일회 신부 “민주주의는 폭력 아닌 투표로 말한다”
KBS 노조 “내부에 부역자 있지만 양심 세력도 있다”
김용균 어머니 “불의 모른체한 우리 모두 반성해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이 8일 오후 인천 답동 주교좌 성당에서 열린 ‘오염된 바다, 흔들리는 민주주의를 우려하는 월요시국기도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살인미수 테러에 대해 규탄했다. 이날 기도회는 사제단이 개최한 올해 첫 시국미사다.
인천 교구 김일회 신부는 강론을 통해 “2024년이 밝아 온 두 번째 날, 무서운 소식을 접했다”면서 “이재명 대표가 지지자로 위장한 괴한에게 목을 찔려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식에 전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면서 “생각이 다르다고 흉기를 휘두르는 폭력적인 나라, 이것이 현 정부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또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은 한 정당 대표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어찌 보면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민주주의는 폭력으로 말하지 않고 투표를 통해 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곧 다가오는 총선을 우리가 잘 치러야 할 하나의 이유”라면서 “지금의 검찰 공화국에 맞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선거에서 그 힘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대 발언에 나선 강성원 민주노총 전국언론노조 KBS 지부장은 “지금의 언론 상황을 너무나 잘 아실 것”이라면서 “KBS가 그렇고 YTN이 그렇고 MBC는 어떻게 될지 모르고 서울의 TBS는 존폐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KBS가 많이 아프다”면서 “외부에서 두들겨 맞아서 아픈 것도 있고 내부에 암세포처럼 퍼져버린 세력 때문에 아픈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지부장은 또 “최소한의 공정 방송을 하기 위한 장치들을 내부 구성원들이 투쟁을 통해 만들었는데 방송에 문외한이고 언론도 잘 모르는 낙하산 사장이 2달 만에 너무 많은 것을 파괴했다”면서 “KBS 내부에서 암세포처럼 부역하려는 자들이 있고 그 안에 저항하려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노조가 중심이 되어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민주주의가 후퇴되지 않도록 (KBS 내에) 양심적 세력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함께 싸워달라”고 말했다.
사법 피해자이며 사법 피해자를 위한 지원활동도 하고 있는 원민수 씨는 “1993년부터 지금까지 30여년 간 검사 범죄로 피해를 본 사법 피해자의 누명을 벗기는 일을 해왔다”면서 “500명이 넘는 사람의 누명을 벗겼고 검사 200여 명을 고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30여 년간 1412일간 옥살이를 했다”면서 “12년 전 사법 피해 내용을 고발한 MBC 시사매거진 2580 ‘판검사를 고발합니다’ 편이 두 달 전 유튜브에 올라가 조회수 118만 회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김용균재단 이사장이자 산재 사고로 사망한 김용균 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씨는 “민주열사의 유족들이 천막 농성을 하는 현장에 가서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면서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는 고인이 되어 아들 곁으로 가셨지만 남은 가족들이 멈추지 않고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유공자법을 통과시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70대와 80대 분들이 40년 동안 끝까지 싸우는 것을 보고 이제 5년 싸운 저는 저절로 존경심이 생겼다”면서 “4·19, 5·18은 국가 유공자로 예우를 받는데 전태일, 박종철, 이한열은 민주화의 주역이지만 유공자의 예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또 “윤석열 정부는 친기업 반노동 정책을 펴고 군부독재와 마찬가지로 검찰 독재를 하고 있다”면서 “힘없는 약자들은 알아서 기게 만들고 무력으로 장악하려는 저급한 행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를 원망하지 말자”면서 “아파트를 짓다 노동자가 떨어져 죽어도 아파트값 떨어질까 쉬쉬하고 불의를 알고서도 모른체하며 관심 없이 넘겨온 우리”라고 말했다.
송년홍 정의구현사제단 비상대책위원장은 “오직 독재정권의 연장을 위해 애쓰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하지만 안쓰럽기도 한다”면서 “예수님이 배신한 유다가 나간 뒤 다른 제자에게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독재 권력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사람들이 무지막지한 폭력으로 아무 말 못 하고 무서워할 때 사제들이 거리로 나가서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고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국기도회에는 신부 50여 명, 수녀 30여 명, 일반 신도와 시민 600여 명이 참석했다. 다음 시국기도회는 22일 광주 임동 주교좌 성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대전신학교에서 정치 총회를 열고 신임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또한 사제단 50주년을 맞아 검찰 독재 시대에 사제단이 해야할 일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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