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한국민, 대선 재출마할 이재명 두고 대립”
‘솔직한 서민의 대변자’ vs ‘부패한 포퓰리스트’
‘수구-진보 격렬 대립’ 정치상황·정치 폭력 거론
집요한 검찰수사, 영장 기각, 24일 단식투쟁 소개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위험천만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을 발발 직후 긴급 뉴스로 신속히 전했던 세계 주요 언론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수구-진보 간 대립이 날로 격렬해지는 4·10 국회의원 총선을 앞둔 한국의 현재 정치 상황과 과거의 정치 폭력 사태로 초점을 옮겼다. 그러면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주로야학’(晝勞夜學)하고 인권변호사에 이어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거쳐 집권당의 대통령 후보, 제1야당 대표로 이른 입지전적 이력과 함께, 이 대표를 놓고 한국 정치권은 물론 시민 사회에서 극단적 호불호가 존재한다는 점도 소개했다. 그리고 이 대표가 민주당 후보로서 보수 국민의힘 후보인 윤석열 후보에게 역대 최소의 표 차로 석패했다는 사실과 함께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광범위하고 집요한 수사와 구속 영장 기각, 이 대표의 24일간 단식 투쟁 등을 거론하면서 이번 피습 사건을 한국의 정치적 맥락에서 다뤘다.
NYT “한국민, 대선 재출마할 이재명 두고 대립”
‘솔직한 서민의 대변자’ vs ‘부패한 포퓰리스트’
뉴욕타임스(NYT)는 2일 ‘한국 야당 지도자 흉기 피습’이란 기사에서 “한국 국민들은 2027년 대선에 다시 출마할 것으로 여기는 이재명을 두고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며 “진보적 지지자들은 그를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솔직한 대변자로 여기는 데 반해, 보수 반대파들은 그를 부패한 포퓰리스트(대중추수주의자)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정치는 최근 몇 년 사이 대립이 격화되고 있고 (대통령인) 윤석열 지지자와 이재명 지지자 간의 적대감도 4월 국회의원 총선이 다가오면서 고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도 ‘한국 야당 지도자 이재명, 부산 행사 중 흉기 피습’이란 기사에서 “한국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날로 대립이 깊어지고 격렬해지고 있다”며 “경기도지사 시절 이재명의 비즈니스 처리와 결정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들은 헐뜯기 좋아하는 사람들 간의 이슈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이 대표는 모든 불법행위 혐의를 부인하고 그것을 본인과 민주당의 신뢰를 떨어뜨리려는 시도라고 한다”면서 지난 해 구속 영장 발부 및 기각, 윤석열 정권의 실정에 항의한 24일 간의 단식 투쟁 등을 소개했다. 이 대표와 관련해 WP는 “시장과 도지사로 이재명은 시 전체에 보편적 청년 기본 소득, 사회복지 프로그램 확대, 교복 자율화, 경기도 주민을 위한 코로나 재난지원금 등의 정책을 지지해 유명해졌다”고 덧붙였다.
WP “이재명, 청년기본소득·재난지원금으로 유명”
더 가디언·알자지라 “공장서 일한 인권 변호사”
영국의 더 가디언도 이날 ‘한국 야당 지도자 이재명 흉기 피습’이란 기사에서 이 대표의 이력을 자세히 소개했다. 신문은 “안동에서 가난하게 태어난 이 대표는 중학교를 못 가고 공장에서 일했지만, 나중에 변호사 자격증을 따서 인권 변호사가 됐다”고 썼다. 더 가디언은 “좌파 성향의 민주당 대표로서 그는 2022년 대선에서 보수 윤석열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며 “그는 2027년 다시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다들 보고 있으며 최근 여론조사들은 그가 강력한 경쟁자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개발 프로젝트 관련 수뢰 혐의로 재판 중이나, 그 혐의는 ‘소설’이고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하면서 어떤 잘못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랍권의 알자지라 방송도 ‘한국 야당 지도자 목 찔려, 급히 병원 이송’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가난한 농부의 가정에서 태어난 이 대표는 2010년 서울의 위성도시 성남의 시장으로 선출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며 "그는 공장에서 일하면서 밤에는 야학을 다녔으며, 인권 변호사가 됐다"고 말했다.
CNN “보수와 진보 사이에 깊은 대립으로 찢어져
집요한 검찰수사, 영장 기각, 24일 단식투쟁 소개
CNN도 갈수록 양극화하는 한국 정치 상황을 거론했다. CNN은 ‘흉기로 목이 찔린 한국 야당 지도자 의식 있어’란 기사에서 “한국의 정치는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권력 남용과 수뢰 혐의로 감옥에 간 최근 몇 년 사이에 보수와 진보 두 진영 사이에 깊은 대립으로 찢어져 있다”고 말했다. 방송은 그러면서 “전직 도지사로 59세의 이 대표는 2022년 3월 대선에서 보수 국민의힘의 윤석열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며 “이재명은 5개월 후 민주당 대표가 됐으며 4월 총선 준비를 위해 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AP 통신은 '한국 야당 지도자, 칼 휘두른 남성에 목 찔려'란 기사에서 “경기도지사로 재직했던 이재명은 거침없는 스타일로 유명하다”며 “지지자들은 그를 기득권 정치를 개혁하고, 부패를 척결하며, 증가하는 경제 불평등을 해결할 반엘리트(anti-elite) 영웅으로 보는 데 반해, 비판자들은 분열을 부추기고 보수 반대파를 악마화하는 위험한 포퓰리스트로 본다”고 지적했다. AP는 “이재명은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에 한국 대선 사상 최소 격차인 0.7%포인트로 졌다”며 “대선 패배 이후 이재명은 윤의 실정에 대한 강한 비판자였으며, 지난해 일본의 방사능 핵 폐기수 방류 반대 실패, 코로나 이후 경제 운영 실패, 대북한 강경책 등에 항의하며 24일간 단식 투쟁을 벌였다”고 소개했다. 또한 AP는 이 대표가 대장동 사건 등으로 부패 혐의를 받으나 “이재명은 불법 행위를 부인하고 윤 정권이 정치적 복수를 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면서 “지난 9월, 한국 법원은 구속 영장을 기각했지만, 이재명은 계속해서 검사들의 수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수구-진보 격렬 대립’ 정치상황·정치 폭력 거론
NYT “총선 다가오며 윤-이 지지자 적대감 고조”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대립이 격화되는 와중에 터진 제1 야당이자 다수당 대표에 대한 흉기 피습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한 듯 이들 외국 주요 언론들은 △ 2006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 2015년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 2022년 송영길 민주당 대표 등 과거 한국의 정치적 폭력 사건도 소개했다. CNN은 “한국에서 과거에도 주목할 만한 정치 폭력 사건들이 있었다. 민주당 이 대표의 전임자인 송영길은 2022년 이재명의 대선 경선 캠페인 행사 도중 한 남성에게 망치로 머리를 맞았다”고 말했다. 방송은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06년 당시 제1 야당 대표 시절 한 당 행사에서 칼로 공격당했고, 2015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한 정치 행사에서 칼로 공격당해 80바늘을 꿰맸다”고 소개했다. 더 가디언도 “한국에서는 총기 소지를 엄격히 제한하고 폭력 범죄율이 전반적으로 낮지만, 다른 형태의 무기를 사용한 정치적 폭력의 역사가 있다”며 “나중에 대통령이 된 당시 보수 야당 대표인 박근혜가 2006년 한 행사장에서 나이프로 공격받아 수술할 정도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신문은 특히 “군부 집권에 대한 1980년 학생 시위는 야만적 폭압을 받았으며, 광주에서 공수특전단과 다른 군부대에 의해 시위대 중 수백 명이 사망하면서 막을 내렸다”고 '서울의 봄'을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AP 모두 이들 정치 폭력 사건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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