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북 등 민주 강세지역 축소한 선거구 획정안

민주 “강남·달서 아닌 노원…편파 선거구획정 안돼”

국힘 “1월 인구 기준으로 획정…민주 불리하지 않다”

부산 남구 국힘 박수영, 민주 박재호 의원과 경쟁

늦어도 12일 총선 예비후보 등록 전까지는 확정해야

전북 총선 출마예정자들이 7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내 선거구(10석→9석) 감축 등을 포함한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의 22대 총선 선거구획정안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전북을 홀대하는 전북 국회의원 9석 선거구 획정안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왼쪽부터 이덕춘, 박준배, 두세훈, 신원식 출마예정자. 2023.12.7. 연합뉴스
전북 총선 출마예정자들이 7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내 선거구(10석→9석) 감축 등을 포함한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의 22대 총선 선거구획정안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전북을 홀대하는 전북 국회의원 9석 선거구 획정안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왼쪽부터 이덕춘, 박준배, 두세훈, 신원식 출마예정자. 2023.12.7. 연합뉴스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22대 총선 선거구획정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 전북 등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선거구가 줄어들면서 획정안 자체가 편향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오는 12일 총선 예비 후보 등록 전까지는 선거구획정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여야 간 막판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주목되는 사례는 대구 달서구, 서울 강남구, 서울 노원구다. 지난 1월 기준 대구 달서구의 인구는 53만 7140명이다. 서울 강남구는 52만 8899명이다. 이번에 선거구가 합쳐진 서울 노원구의 인구는 50만 2835명이다. 대구 달서구와 서울 강남구는 갑, 을, 병 등 세 개의 지역구가 유지되는 반면 서울 노원구는 지역구가 3개에서 2개로 줄어든다.

이번에 지역구 수가 줄어든 광역단체는 서울, 전북이고 늘어난 광역단체는 경기와 인천이다. 경기도 평택과 인천 서구가 민주당이 강세 지역이라고 보기 어려운 반면, 줄어든 서울 노원과 전북은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선거구획정 시 여야 간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서울 노원 대신 서울 강남이나 대구 달서구에서 선거구 수를 줄이는 것이 형평에 맞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구 통합으로 선거구가 사라지는 의원 수도 민주당이 압도적이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선거구획정안은 공직선거법 25조의 원칙과 합리성을 결여한 국민의힘 의견만이 반영된 편파적인 안으로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획정위가 국회에 제출한 획정 안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노원구에서 갑, 을, 병 3개 선거구가 2개로 줄거들게 됐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의 지역구인 노원을 지역이 각각 갑과 병 지역으로 포괄된다. 우 의원이 노원갑 지역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져 이 지역 현역 같은 당 고용진 의원과 공천 경합이 불가피해 졌다.

경기도 부천시에서는 갑, 을, 병, 정 4개 선거구가 3개 선거구로 축소됐다. 이 지역에는 김경협(부천 갑), 설훈 의원(부천 을), 김상희 의원(부천 병), 서영석 의원(부천 정) 등 4명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부천 정에는 비례대표 유정주 의원도 출사표를 냈기 때문에 한 지역구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 3명이 경합할 가능성이 있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갑, 을과 안산시 단원구 갑, 을은 안산시 갑, 을, 병으로 통합되면서 1석이 줄어든다. 전해철(상록구 갑), 김철민(상록구 을), 고영인(단원구 갑) 의원과 무소속 김남국 의원 등 4명 모두 민주당 성향 의원이지만 김남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교통정리는 끝난 상황이다.

전라북도 정읍·고창, 남원·임실·순창, 김제·부안, 완주·진안·무주·장수 등 4개 선거구는 공중 분해돼 정읍·순창·고창·부안, 남원·진안·무주·장수, 김제·완주·임실 등 3개 선거구로 재편됐다. 윤준병(정읍·고창), 이원택(김제·부안), 안호영(완주·진안·무주·장수)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명과 이용호(남원·임실·순창) 국민의힘 의원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용호 의원은 수도권 출마가 점쳐지고 있어 나머지 3명이 어떻게 교통정리를 할지 주목된다. 고향 기준으로는 정읍이 고향인 윤준병 의원이 정읍·순창·고창·부안, 고향이 김제인 이원택 의원이 김제·완주·임실, 고향이 진안인 안호영 의원이 남원·진안·무주·장수를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이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11.12.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이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11.12. 연합뉴스

전남에서는 목포시, 나주·화순, 해남·완도·진도, 영암·무안·신안 등 4개 선거구가 목포·신안, 나주·화순·무안, 해남·영암·완도·진도 등 3개 선거구로 조정된다. 김원이(목포), 신정훈(나주·화순), 윤재갑(해남·완도·진도),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의원 등 4명 간에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고향 기준으로는 신안이 고향인 김원이 의원이 목포·신안, 고향이 해남인 윤재갑 의원이 해남·영암·완도·진도로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 고향이 나주인 신정훈 의원과 고향이 무안인 서삼석 의원의 경우 나주·화순·무안 선거구에서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강세 지역에서 지역구 통합이 이뤄진 사례는 1건에 불과했다. 부산 남구 갑, 을 선거구가 통합돼 부산 남구가 됐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남구 갑)과 민주당 박재호 의원(남구을)이 통합 선거구를 놓고 자웅을 겨루게 됐다.

기존 선거구가 분구되는 사례도 6곳이 발생했다. 부산 북구·강서구 갑, 을의 경우 강서구와 북구 갑, 북구을 등 3개 선거구가 됐다. 북·강서구 갑의 경우 민주당 전재수 의원, 북·강서구 을의 경우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다. 인천 서구 갑, 을 선거구는 인천 서구 갑, 을, 병으로 늘어난다. 현재 인천 서구 갑은 민주당 김교흥 의원, 서구 을은 민주당 신동근 의원이다.

경기도에서는 평택시 갑, 을 선거구가 평택시 갑, 을, 병으로 늘어난다. 현재 평택시 갑은 민주당 홍기원 의원, 평택시 을은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이다. 경기 하남시 선거구는 하남시 갑, 을로 분구된다. 현재 하남시 현역 의원은 민주당 최종윤 의원이다. 화성시 갑, 을, 병 선거구는 화성시 갑, 을, 병, 정 선거구로 4개가 된다. 현재 화성갑은 민주당 송옥주 의원, 화성 을은 민주당 이원욱 의원, 화성병은 민주당 권칠승 의원이다.

전남에서는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을 선거구가 순천시 갑, 을 선거구와 광양·곡성·구례 선거구로 분구된다. 현재 순천·광양·곡성·구례 갑은 민주당 소병철 의원, 순천·광양·곡성·구례 을은 민주당 김회재 의원이다.

여야는 7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와 위원 1명으로 구성된 ‘2+2’ 협의체를 가동하고 첫 회의를 했다. 양당 간 입장 차만 확인한 채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 이 회의에는 국민의힘에서 김상훈, 최형두 의원, 민주당에서 김영배, 이해식 의원이 참여했다.

김영배 의원은 “부천에서 난데없이 지역구가 축소됐고, 전북이 1석 축소됐기 때문에 이 안은 도저히 수용 못하는 것이 확고하다”면서 “서울에서 2석이 줄어들고, 경기에서 1석을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상훈 의원은 “선관위 획정은 정당의 유불리 문제로 판단한 건 아닌 걸로 알고 있으며, 국회의장이 제시한 2023년도 1월 30일 자 인구 기준과 상한 기준으로만 분구, 합구 결정했을 때 그 결과가 나온 것”이라면서 “전체적으로 수도권 의석이 1석 증석됐기 때문에, 합구 대상 지역에 현역 의원이 불편한 게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이 반드시 불리하다’는 결론을 내리면 성급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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