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외교지 '디플로매트', 한국 엑스포 참패 분석

"참패는 한국 외교·전략·정보 엉망 보여준 것"

"중국 배척으로 아프리카·중남미 돌아섰을 수도"

윤 정부 미·일 편향 외교에 '싸구려' 홍보도 지적

미국 외교 전문지 ‘디플로매트’(THE DIPLOMAT)가 한국 윤석열 정부의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해 “엑스포 투표는 한국의 외교, 전략, 정보가 모두 엉망진창(spluttering)이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디플로매트’ 지난 4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된 “한국의 엑스포 유치 실패로 윤석열 대통령 첫 사과 촉발(South Korea’s Failed World Expo Bid Sparks President Yoon’s First Apology) 제목의 기사에서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충격을 받았다”면서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부산의 패배 때문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가 나라를 통치해온 안일함과 잘못된 신념의 결과였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패배는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외부 관측통들은 리야드가 선택될 것이라고 오랫동안 예측해왔다. 리야드에 유리한 보도와 뉴스가 넘쳐났다”면서 “그러나 한국언론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했고, 한국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믿었다. 그들은 함께 확증편향에 갇힌 채 집단적 부정에 빠져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엑스포 참패가 국제 사회에서는 예상된 일이었으나 윤석열 정부와 언론이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에 갇혀 국민에게 엉뚱한 소리를 했다는 신랄한 비판이다. 실제로 한국 정부와 주류 언론들은 현실과 전혀 다른 엉뚱한 판세분석으로 막판까지 ‘대역전승’ 전망을 쏟아낸 바 있다. 

미국 외교 전문지 '디플로매트(THE DIPLOMAT)' 11월 4일 인터넷판 갈무리
미국 외교 전문지 '디플로매트(THE DIPLOMAT)' 11월 4일 인터넷판 갈무리

또 참패의 원인으로 윤 정부의 미국·일본 편향과 이로 인한 고립이라는 잘못된 외교 노선을 지적했다. 디플로매트는 “(윤석열 대통령과 영부인, 공직자들의) 모든 엑스포 외교는 완전히 과녁을 빗나갔다”면서 “윤 대통령의 외교적 관심은 대부분 워싱턴과 도쿄에 집중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오랜 동안 그의 외교가 충분히 매력적이지도 포용적이지도 않고 고립을 유도한다고 묘사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중국과 갈등을 빚은 것이 아프리카를 소원하게 했는데,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긍정적인 세력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중국이 아프리카와 중남미 일부 국가들에게 부산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도록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디플로매트는 “윤 대통령의 외교는 구체적인 청사진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서울과 베이징이 서로 적대적이지 않고 개도국이 염려 없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광경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다”고도 했다.

또 한국의 경제성장에 관한 전문성을 공유하겠다는 식의 엑스포 홍보가 ‘거만하게 들린다’면서 ‘그러나 이는 싸구려(cheap)였다’고 평가하고, K팝 아이돌을 동원하고 ‘강남스타일’을 배경음악으로 썼지만 ‘강남은 서울의 호화로운 동네로 부산과는 전혀 무관’하고 ‘부산의 매력과 분위기를 강조하지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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