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협·노조·공채모임 등 박민 사장 비판 성명
'불공정 보도 근거' 묻고 '치졸' '치욕' 비난
PD들도 '시사프로 폐지 책임자 사퇴' 요구
시청자 게시판, 박민 사퇴 촉구 청원 '쇄도'
민언련 "KBS 파괴자 사퇴" 언개련 "앞날이 걱정"
민주당 '땡윤뉴스 부활' 성토…경영진 사퇴 요구
박민 사장 취임 이후 벌어진 갑작스런 앵커 교체와 시사프로 폐지 그리고 이른바 ‘불공정·편향 보도’와 ‘땡윤 뉴스’ 논란에 KBS 내부가 꿈틀대고 있다. 기자, PD들이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책임자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방송장악 당시 총파업이나 KBS 종업원 다수가 참여하는 반발 시위·집회가 일어나고 있지는 않지만 내부의 저항 온도가 높아가고 있다.
KBS 바깥에서는 불만과 비난이 끓고 있다.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시사프로 폐지에 반대한다는 수십 개의 청원 글이 올라왔고 청원동의자가 수천 명에 달하는 등 들끓는 불만이 비등점을 향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KBS 뉴스 시청 거부나 취재 거부, 수신료 납부 거부 같은 더 적극적인 시민 저항운동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민단체들과 야당도 ‘KBS의 앞날이 우려된다’ ‘군사쿠데타가 일어난 줄 알았다’며 격한 비난을 쏟아냈다.
KBS 기자협회는 박민 사장 취임 나흘만인 16일 새로 교체된 9시뉴스 앵커가 뉴스 진행 도중 박 사장이 ‘불공정·편파 보도’로 지적한 보도들을 다시 언급하며 사과한 것에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협회는 “9시 뉴스 시작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큐시트에 등장한 4분여의 보도는 누가 썼는지 모른다. 원고와 바이라인(기사 작성자 이름)도 없다. 보도 당시의 상황과 이유, 필요성 등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당사자인 취재기자들은 반론의 기회도 얻지 못했다”면서 보도본부 책임자에게 해당보도에 담긴 사례가 어떤 기준으로 선정됐으며 누가 원고를 썼는지 투명하게 밝히고 절차상 문제에 대해 사과할 것 등을 요구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도 “치졸하기 그지 없다”고 비난하면서 “이번 보도는 KBS 보도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구성원들에게도 공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용납할 수 없다. 50년 KBS 역사의 치욕이자 참사”라고 밝혔다.
KBS내 별도 기자 모임이나 폐지된 시사프로 제작진들도 반발했다. 입사 동기 모임 가운데 2011년 입사한 38기 공채 기자 14명도 박민 사장과 9시 뉴스의 ‘불공정 보도 사례’를 비난하는 성명을 작성해 발표했다. 이들은 “과연 어떤 부분이 정파적이었고 그 근거는 무엇이며 판단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누가 어떻게 정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KBS 라디오 피디들은 비상총회를 열고 ‘최강시사’ ‘주진우 라이브’ 등 시사프로 편성 중단과 진행자 강제 하차를 지시한 김병진 라디오센터장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더 라이브’ 제작진도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던 ‘더 라이브’ 결방사태에 대해 정당한 사유가 무엇이었는지 편성책임자는 즉시 답변하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갑작스런 시사프로 폐지에 대해 시청자들과 시민단체들의 불만과 비난은 훨씬 격렬했다. KBS 시청자 청원게시판에는 박민 사장 사퇴, 시사프로 폐지 반대 등을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청원글이 쇄도했고 그 가운데 일부는 KBS의 답변 의무가 있는 1000명 이상 동의를 받았다. 17일 오후 3시 현재 1000명 이상 동의를 받은 관련 내용 청원은 ‘더 라이브폐지 반대합니다’(청원번호 146번, 1001명 동의), ‘박민 사장 퇴출을 청원합니다’(143번, 1001명), ‘더라이브 폐지 반대와...’(137번, 1000명), ‘박민 사장 사퇴를 촉구한다!’(127번, 1011명), ‘낙하산 박민사장의 독재정권식 경영을 반대합니다’(112번, 1002명) 등 10여개에 달한다. 시청자들의 청원 글 가운데는 “시청자들을 우롱한 것” “공산 독재국가에서나 일어질 일” “정부의 종노릇” 등 거친 비난이 다수였다.
서울·경기·경남·광주전남·대전충남·부산·전북·충북 등 각 지역 민언련이 참여하는 전국민주언론시민연합네트워크는 ‘윤석열 낙하산 KBS 파괴자 박민은 당장 사장에서 물러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 성명에서 민언련은 “취임하기 전부터 앵커를 교체하더니 입성 하루만에 공영방송 파괴자의 실체를 드러내며 편성규약과 단체협약을 위반하면서 KBS를 무참하게 유린하고 있다”고 격렬하게 비난하면서 “꼭두각시 박민의 추악한 공영방송 파괴를 국민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사장이라 부르기도 부끄러운 KBS 점령군 박민은 당장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논평에서 갑작스런 앵커 교체·시사프로 폐지 등 박민 사장 취임 전후 벌어진 KBS 내부 사태의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고 “방송이 장난인가, KBS 앞날이 우려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방송사에서 피의 학살로 얻을 수 있는 신뢰는 없다” ‘땡윤뉴스가 부활했다“는 등의 격렬한 성토와 함께 박민 사장은 물론 경영진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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