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2시 국회에서 경선 예정

이 대표 영장 결과 나오기 전 선출

“이재명 지켜야 한다” 한목소리

호선, 합의로 선출하자는 주장 나와

김민석 등 후보자 간 합의 주장 주목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이 예상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23.9.21.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이 예상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23.9.21. 연합뉴스

박광온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치러질 새 원내대표 경선에 우원식, 김민석, 남인순, 홍익표 의원 등 4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민주당은 26일 오후 경선을 실시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원내대표 선출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이재명 대표 구속 시 당운영 방안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당권을 내려놓지 않을 이 대표와 호홉을 맞출 수 있는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호 1번 김민석 후보는 이 대표 중심 체제 구축에 가장 적극적이다. 김 후보는 25일 원내대표 후보군에게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총선을 치른다는 원칙을 명확히 하고 공동으로 천명하길 요청한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총선을 앞두고 비상대책위원회가 없다는 것을 천명하자”라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또 출마 기자회견에서 체포안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해 “여당과의 정치적 협잡”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지난해 당 대표 경선에 나서면서 이 대표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과정에 대해서는 매섭게 비판했다. 당시 김 후보는 “서울에서 시작돼 계양까지 이어진 그 과정, 100가지 다른 패배 원인이 있었다 해도 누구도 그 공천이 가장 큰 패인이고 자책점이었음을 부인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시 이런 잘못된 태도와 사고방식이 당의 대세가 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제가 출마를 결심했던 솔직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과거 열린우리당 분당을 비판하며 민주당에 남았다는 점에서 ‘친문 진영’과 거리가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정세균 캠프에 참여했었다는 점에서 계파색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추미애 대표 시절 더불어민주당에 복귀한 만큼 추 전 대표와도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보인다.

기호 2번 홍익표 후보는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일부 친명계의 지원을 받았다는 점에서 범 친명으로 분류된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열린 심야 의원총회에서 의총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탈당하겠다고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홍 후보는 “책임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고, 전부 다 책임을 떠넘기게 하고 상대방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데만 집중하니까 답답했다”라고 밝혔다.

 

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박광온 새 원내대표가 다른 후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광온, 박범계, 김두관, 홍익표. 이 가운데 홍익표 의원이 9월 원내대표 경선에 재출마한다. 2023.4.28. [공동취재] 연합뉴스
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박광온 새 원내대표가 다른 후보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광온, 박범계, 김두관, 홍익표. 이 가운데 홍익표 의원이 9월 원내대표 경선에 재출마한다. 2023.4.28. [공동취재] 연합뉴스

홍 후보는 원내대표 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원내대표 경선이 또 다른 분열과 갈등의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당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며,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길에 용기 있게 나서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바탕으로 우리 안의 분열과 반목, 반민주적 행태에 단호히 맞서고 다양성과 차이는 인정하고 품으면서 더 큰 민주당의 힘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밝혔다.

홍 후보는 지역구인 중구, 성동갑을 뒤로 하고 민주당의 험지인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겼다. 이를 두고 두 가지 해석이 나온다. 본인 스스로 험지로 옮긴 만큼 3선 이상 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의원들 사이에 있다는 것이다. 당의 공천에서 급진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홍 후보의 지역구가 보수적 지역이다 보니 지역 민심을 고려해 보수적 색채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홍 의원이 지난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았다는 점은 친명계로부터 비토를 받을 수 있는 지점이다.

이미 원내대표를 한 차례 역임했던 기호 3번 우원식 후보는 개혁적 색채가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 의원은 그동안 이재명 대표 사퇴 주장이 나올 때마다 “이 대표가 사퇴하면 당이 분열된다. 이 대표 중심으로 윤석열 정권과 맞서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다. 후쿠시마 오염수 대책위원장을 맡아 15일간 단식 투쟁을 진행했고 을지로 위원회를 이끌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민주당에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맡아왔다.

비명계에서 지도자급 인사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과는 여러 차례 당내 선거에서 맞붙기도 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첫 원내대표로 선출될 당시 홍영표 의원과의 경선에서 승리했다. 2021년 송영길 당 대표를 선출할 당시에도 홍영표 의원과 함께 출마해 3위를 기록했다.

우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등 그동안의 정치 이력으로 봤을 때 ‘친명 색채’가 가장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김민석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9.25.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김민석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9.25. 연합뉴스

기호 4번 남인순 후보도 시민단체 출신의 개혁 성향 의원이다. 남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출마의 변에서 “검찰이 앞세운 부당한 야당 탄압에 맞서 이재명 당 대표와 당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고자 결단했다”면서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분열을 획책하는 검찰 독재정권의 비열한 작태에 단결된 힘으로 단호히 맞서야 한다”라고 밝혔다.

남 후보는 박원순계 출신으로 박 전 시장과 가까웠던 인사들이 현재 친명 색채를 띤 사례가 많아 자연스럽게 범 친명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도 이재명 캠프에서 일했다. 그러나 홍익표, 우원식 후보와 같은 민평련 소속이라는 점에서 득표 기반이 겹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내대표를 경선이 아닌 호선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와 주목된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25일 성명을 내고 원내대표를 호선 또는 합의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회의는 성명서에서 “의원 지지자 확보를 위해 해당 행위자 30여 명의 표와 거래를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원내대표로 선출되는 것 자체를 목표로 하는 일부 후보의 경우 이를 거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그들이 발호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다”면서 “이것이 당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민석 후보도 후보자 간 협의를 요구하고 있어 26일 경선을 앞두고 변화된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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