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하나의 문은 닫혔지만 다른 문이 열릴 것"

의기와 강단을 갖춘 야당 의원…"투지‧담대‧유쾌"

강민정 "김명수 대법원장, 끝까지 사법정의 버려"

김의겸 "윤석열, 잘못 건드렸다고 곧 깨달을 것"

민주당 브리핑 "대단히 비통…판결에 깊은 유감"

최강욱 "민주시민이 결국 나라 제자리로 돌린다"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확인 경력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상고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3.9.18.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확인 경력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상고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3.9.18. 연합뉴스

최강욱.

투지, 담대, 유쾌의 사내.

내 가족이 나보다 더 좋아한 사람.

하나의 문이 닫혔지만, 다른 문이 열릴 것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페이스북에서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쓴 글이다. 대법원은 18일 조 전 장관의 아들 조원 씨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써줘 대학원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의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했고, 이로써 그는 의원직을 상실했다. 최 전 의원은 재판 내내 조원 씨가 실제로 인턴 활동을 해서 확인서를 써줬으며, 검찰은 소환조사 한 번 없이 자신을 표적 기소해 공소권을 남용했다고 강조했지만 대법원은 이런 부분에 대해 일절 판단하지 않고 원심을 확정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피의자의 정보저장매체(PC, 하드디스크, 스마트폰 등)를 피의자가 아닌 제3자가 임의제출한 경우 그 매체를 포렌식(탐색, 복제, 출력) 할 때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해야 하며,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경우 해당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인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판례까지 무너뜨리며 검찰의 변칙적인 수사 수법을 정당화해줬다. 이 같은 무기력하고 기회주의적인 판결로 인해 앞으로 수사를 받는 모든 국민이 심각한 방어권 침해를 겪을 수 있게 됐다는 우려도 크지만, 그 못지않게 최강욱이라는 의기와 강단을 갖춘 정치인을 잃은 데 대한 탄식도 줄을 잇고 있다.

강민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임기 6일을 남겨놓고 김명수 대법원은 최강욱을 깨끗이 처리해주었다. 최강욱을 제물 삼아야 할 만큼 무엇이 그리 두려웠나"라며 "김명수 대법원장은 끝까지 사법 정의를 내팽개쳤다. 두 달 전 인사청문회 때 사법 정의 지키겠다고 입이 닳도록 답하던 권영준, 서경환 (대법관)의 근엄한 법복도 부끄럽다"고 일갈했다. 강 의원은 또 "정경심 PC를 정경심 없이 김경록에게서 임의제출 받은 건 적법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후 옆에 있던 방청객의 한 마디. '그럼 이제 나한테 맡긴 친구 지갑 돈 내 맘대로 써도 되겠네.' 김명수 대법원은 답하라"는 글도 올렸다.

김의겸 의원은 "최강욱의 재판에 다녀왔다. 잔뜩 기대를 걸고 갔는데 너무나 실망스럽다. 아니 실망을 넘어 원망스럽기 그지없다"면서 "최강욱은 오히려 풀죽은 저를 위로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최 전 의원이 선고 직후 "국회의원으로서 여정은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앞으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민주주의와 검찰개혁을 위해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했던 발언을 들며 "미력이 아니다. 최강욱의 저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게 저"라고 했다.

이어 "그는 국회의원 배지를 거추장스러워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많이 참았다"면서 "이제는 거침이 없을 거다. 훨훨 날아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최강욱을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났던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밤은 축배를 들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잘못 건드렸다는 걸 깨닫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용민 의원은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함께 걸어가고 있기에 어느 곳에 있는지가 중요하지 않다"며 "최강욱 의원이 국회에서는 떠나지만 결국엔 우리와 함께 승리의 순간을 맞이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의 자리가 비어있다. 오른쪽은 한동훈 법무장관. 최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써준 혐의로 이날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받았다. 2023.9.18. 연합뉴스
1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의 자리가 비어있다. 오른쪽은 한동훈 법무장관. 최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써준 혐의로 이날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받았다. 2023.9.18. 연합뉴스

이 같은 아쉬움과 판결에 대한 문제의식은 민주당 공식 입장으로도 나왔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번 판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죽이기 차원에서 시작된 편향적 기소로부터 시작됐다"며 "정치검찰이 주도하던 사냥식 표적 수사에도 불구하고, 증거수집 과정의 위법성을 지적한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대법원의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분별하게 이뤄졌던 검찰 압수수색의 문제를 지적하고 수사 절차에서의 인권 보장을 중시하는 대법원의 진일보한 판결이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헛된 기대였다"면서 "첫 단추인 검찰의 부당한 수사와 기소로 인해 오늘의 대법원 판결까지 이어지게 되어 대단히 아프고 비통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특정 인사를 제거하기 위한 정치적이고 편향적인 수사를 바로 잡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했다.

당사자인 최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치권에 들어오며 말씀드린 약속을 제대로 실행하지도 못하고 이렇게 떠나게 됐다. 너무 많은 성원을 받았고, 너무 많은 걱정을 끼쳐 드렸다"며 "참담하고 무도한 시대지만, 이제 등 뒤의 넓은 하늘을 보면서 새로운 별과 새로운 희망을 찾는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최 의원은 또 "그럴 리 없겠지만, 혹여 저 때문에 낙담하시거나 포기하시는 일이 절대 없으시길 바란다. 양심세력이, 민주시민이 모여 결국 이 나라를 제자리로 돌릴 것"이라며 "맹목적인 분노와 허탈한 좌절은 있을 수 없다. 품격있게 다른 문을 열어젖히는 길을 생각할 때라고 여긴다"고 했다. 국회 밖에서도 민주시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며 계속 싸워나가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그는 "참 고마웠다. 더 즐겁게 뵐 날을 기다리며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비례대표인 최 전 의원의 의원직 승계자는 지난 총선 당시 비례대표 정당인 열린민주당 후보로 순위 5번을 배정받았던 허숙정 전 육군 중위다. 서울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허 전 중위는 30기계화보병사단 인사·안전장교를 지냈으며, 현재 권익옹호 활동가 겸 전자전원공급장치 제조사인 한가람테크㈜ 대표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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