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셋째주 키워드분석] 대부분 언론, 비판 없어

'전광훈류 기념사'를 칭찬하며 받아쓰기로 보도

SNS·커뮤니티·유튜브선 '광복절' '일본' 급상승

'나라 망신' 잼버리 책임론, 여전히 언급량 1위

'해병대 수사단장 외압' 관련어 '부당' '공정하게'

좀처럼 식을 줄 모르는 폭염 속에 8월 셋째 주는 윤석열 대통령의 ‘듣도 보도 못한’ 광복절 축사로 국민의 불쾌지수가 최고조로 치솟은 한 주였다.

35년간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과 강점에서 해방된 8월 15일 광복절 78주년 기념사에서 대통령은 ‘일제 강점’ ‘독립운동’ ‘일본의 사과와 반성’을 언급하기는커녕 ‘공산 전체주의’니 ‘반국가세력’이니 하는 해괴한 말로 광복절의 의미를 왜곡하고 국민을 분열로 몰아갔다.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광복절에 이런 조갑제·전광훈 류의 극우세력들이나 쓰는 말로 기념사를 읽는 동안, 일본에선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고, 내각 관료는 버젓이 신사를 참배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의 넋을 기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대통령은 워싱턴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 참석해 식민지배와 분단체제를 불러온 두 나라 정상과 축배를 들었다.

문제는 역시나 언론들이었다. 국내 대부분의 언론들은 ‘공산세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 기념사의 말을 그대로 받아적으며 ‘현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와 국정기조’인 것처럼 그럴듯하게 보도했다. 그나마 한겨레, 경향 등 일부 매체만이 ‘분열의 경축사’란 표현을 썼을 뿐이다. 일본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극우세력의 말을 빌려 읽은 광복절 경축사를 비판하지 못하는 언론들은 대체 어느 나라 언론인가?

주류 언론들은 새만금 잼버리대회 파탄 책임론 보도에서 어느새 슬쩍 발을 빼고는 윤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받아쓰기와 한미일 정상회담, 대낮 신림동 등산로 여성 성폭행 사건 등의 이슈로 갈아탔다. 언론 뉴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혐의’ ‘경찰’ ‘정부’ ‘민주당’이었고, 10위권에서 순위가 가장 급상승한 키워드는 ‘윤석열’(7위, 14단계 상승)이었다.

그러나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잼버리’가 지난주에 이어 여전히 최대 관심사로, 최다 언급 키워드 1위를 유지했다. 나라 망신, 국격 추락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총리·장관 등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모습, 그리고 이를 그저 정치 공방으로 몰고가는 정부여당과 언론에 대한 실망, 분노 때문이다.

언론이 받아쓰기와 칭송하기에 바빴던 윤석열 대통령의 '극우' 광복절 기념사는 SNS와 커뮤니티,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빅이슈였다. ‘광복절’ 키워드는 SNS에서 631단계나 상승해 4위에 올랐고, 커뮤니티에서도 ‘일본’(6위) ‘광복절’(7위)이 10위권에 진입했다. 유튜브에서도 순위가 246단계나 급상승했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시민들은 언론의 받아쓰기 보도보다 더 뜨겁게 반응한 것이다. 

언론의 뉴스에서 크게 부각하지는 않았으나 SNS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관심을 끈 이슈가 또 하나 있다.  ‘해병대 고 채00 상병 사망사고 수사단장에 대한 외압’ 논란이다. 커뮤니티에서 ‘해병대’ 키워드는 381위나 급상승하면서 10위권에 올랐다.

‘수사단장’ ‘박정훈’ ‘항명’ ‘국방부’ 등의 연관 키워드들도 쏟아졌으며, 연관발언 긍부정 감성 분석에서 63%가 부정어로 나타났다. 부정어로는 ‘사망’ ‘의혹’ ‘부당한’ ‘거부’ 등이, 긍정어로는 ‘공정한’ ‘측은’ ‘진실을’ 등이 등장했다. 이는 ‘부당한 수사외압에 대해 공정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여론으로 해석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