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목적이라는데 재건축 구축 아파트 매입?
두 차례 강남 아파트 재건축으로 수십억 이익
예금, 청와대 홍보수석 때보다 10배가량 늘어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인 2010년보다 3배 가량 늘어난 51억여 원의 재산을 신고한 가운데,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적극적으로 재산을 늘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이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16년 10월 아내 김모 씨와 공동으로 개포주공 4단지 아파트(42.55㎡·13평)를 매입했다. 실거주는 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아파트 매입 금액은 10억 원으로 파악된다.
이 후보자가 개포주공 4단지 아파트를 매입한 시기는 강남구청이 2015년 11월 재건축 정비 사업 시행을 인가한 이후로, 1982년에 준공한 구축 소형 아파트를 매입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매입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 뒤, 개포주공 4단지는 2019년 11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3년 여 공사 끝에 올해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이 후보자가 분양받은 아파트(114㎡·34평)는 분양가 기준으로 15억 1324만 원에 신고됐지만, 실제 매매가는 43억 원에 달한다.
이 후보자가 개포주공 4단지 아파트 매입을 통해 얻은 이익은 2016년 매입금 10억원과 재건축 분담금 7억 6400만 원, 아파트 옵션 1300만 원 등을 제하고도 약 25억 원대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이 후보자는 개포주공 4단지 아파트 외에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8차 아파트(143.78㎡·43평) 재건축을 통해서도 20억 원대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신반포 18차 아파트를 2001년 7월에 매입한 뒤, 실거주하다가 2006년 8월부터 세를 내주며 보유만 유지했다. 그러다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이던 2010년 재건축 호재를 맞게 됐다.
이 후보자는 공직에 있으면서도 재건축 기회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재건축 조합 설립추진위원회가 승인(2010년 3월)이 난 직후인 2010년 4월 아내에게 아파트 지분 1%를 증여해 아내가 재건축조합 대의원 자격을 갖추게 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이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음에도 공직자 재산 신고에 아파트 가격을 9억 6800만 원에 신고하면서, 모두 자신의 지분이라고 하고 아내 지분 1%는 신고하지 않았다.
이후 재건축은 2019년 6월 준공이 인가됐지만, 이 후보자는 입주하지 않고 아내만 그해 10월 잠시 전입해서 한 달여 만에 매도하고 수익을 거뒀다. 당시 실거래가는 31억 9000만원으로, 홍보수석 당시 신고 금액과 비교해도 22억 원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이 후보자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신반포 18차 아파트는) 2001년부터 2019년까지 18년간이나 장기 보유했던 아파트로 재건축을 통한 차익을 노리거나 투기를 목적으로 한 게 아니다"며 양도세 등 세금도 정상적으로 납부했다고 밝혔다.
개포동 아파트 재건축에 대해서도 "자녀들이 모두 장성해 부부가 노후를 보내기 위해 매입한 것"이라며 "마치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투기 목적으로 '두 채'나 보유한 것으로 오인될 수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2016년부터 2019년까지 2주택을 유지하면서 서초동과 내곡동 등에서 세를 살았던 점, 재건축 사업 인가 이후 구축 소형 아파트를 매입한 점 등을 고려하면, 투기 목적이 아예 없었다고 하기에는 의문이 남는다.
홍보수석 때보다 재산 3배 늘어…예금은 10배
이 후보자는 재건축 수익 등을 바탕으로 자신과 가족의 자산을 꾸준히 불려온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이번에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서 본인과 아내, 자녀 명의로 총 51억 750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이는 2010년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신고 금액(17억 2005만 원)보다 33억 8745만 원 늘어난 액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본인 예금은 청와대 시절 1억 5724만 원이었으나, 이번 인사청문요청안에서는 15억 5014만 원으로 10배가량 늘어났다. 아내 김 씨 역시 2010년(3억 8401만 원)보다 2.3배가량 늘어난 8억 9408만 원을 신고했다.
이 후보자의 재산 증가에 주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청와대 홍보수석 재직 시절 주식을 신고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본인과 아내, 자녀 명의로 7억 4226만 원을 신고했다.
이 후보자와 아내는 종근당홀딩스(2억 1467만 원), 한화솔루션(1억 8926만 원) 등을 가지고 있었고, 90년생 딸(무직)과 95년생 아들(회사원)은 1억 204만 원 상당의 월트 디즈니 주식 등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이 후보자는 본인 명의의 2021년식 넥쏘수소전기차(6265만 원)와 본인과 아내 명의의 골프장 회원권(뉴 스프링스 컨트리 클럽·2000만 원), 아내 명의의 호텔 회원권(휘닉스 호텔&리조트 콘도미니엄·5800만 원) 등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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