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목적이라는데 재건축 구축 아파트 매입?

두 차례 강남 아파트 재건축으로 수십억 이익

예금, 청와대 홍보수석 때보다 10배가량 늘어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도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로 출근,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3.8.1.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도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로 출근,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23.8.1.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인 2010년보다 3배 가량 늘어난 51억여 원의 재산을 신고한 가운데, 강남권 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적극적으로 재산을 늘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이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16년 10월 아내 김모 씨와 공동으로 개포주공 4단지 아파트(42.55㎡·13평)를 매입했다. 실거주는 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아파트 매입 금액은 10억 원으로 파악된다.

이 후보자가 개포주공 4단지 아파트를 매입한 시기는 강남구청이 2015년 11월 재건축 정비 사업 시행을 인가한 이후로, 1982년에 준공한 구축 소형 아파트를 매입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매입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 뒤, 개포주공 4단지는 2019년 11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3년 여 공사 끝에 올해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이 후보자가 분양받은 아파트(114㎡·34평)는 분양가 기준으로 15억 1324만 원에 신고됐지만, 실제 매매가는 43억 원에 달한다.

이 후보자가 개포주공 4단지 아파트 매입을 통해 얻은 이익은 2016년 매입금 10억원과 재건축 분담금 7억 6400만 원, 아파트 옵션 1300만 원 등을 제하고도 약 25억 원대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강남구청이 낸 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 사업 인가 고시. 2023.8.3.
강남구청이 낸 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 사업 인가 고시. 2023.8.3.
이동관 후보자 부부가 매입한 개포주공 4단지 부동산 등기부 등본. 2023.8.3.
이동관 후보자 부부가 매입한 개포주공 4단지 부동산 등기부 등본. 2023.8.3.

아울러 이 후보자는 개포주공 4단지 아파트 외에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8차 아파트(143.78㎡·43평) 재건축을 통해서도 20억 원대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신반포 18차 아파트를 2001년 7월에 매입한 뒤, 실거주하다가 2006년 8월부터 세를 내주며 보유만 유지했다. 그러다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이던 2010년 재건축 호재를 맞게 됐다.

이 후보자는 공직에 있으면서도 재건축 기회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재건축 조합 설립추진위원회가 승인(2010년 3월)이 난 직후인 2010년 4월 아내에게 아파트 지분 1%를 증여해 아내가 재건축조합 대의원 자격을 갖추게 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이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음에도 공직자 재산 신고에 아파트 가격을 9억 6800만 원에 신고하면서, 모두 자신의 지분이라고 하고 아내 지분 1%는 신고하지 않았다.

이후 재건축은 2019년 6월 준공이 인가됐지만, 이 후보자는 입주하지 않고 아내만 그해 10월 잠시 전입해서 한 달여 만에 매도하고 수익을 거뒀다. 당시 실거래가는 31억 9000만원으로, 홍보수석 당시 신고 금액과 비교해도 22억 원의 차익을 거둔 셈이다.

 

개포주공 4단지 아파트. 2023.8.3. 연합뉴스 자료사진
개포주공 4단지 아파트. 2023.8.3.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후보자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신반포 18차 아파트는) 2001년부터 2019년까지 18년간이나 장기 보유했던 아파트로 재건축을 통한 차익을 노리거나 투기를 목적으로 한 게 아니다"며 양도세 등 세금도 정상적으로 납부했다고 밝혔다.

개포동 아파트 재건축에 대해서도 "자녀들이 모두 장성해 부부가 노후를 보내기 위해 매입한 것"이라며 "마치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투기 목적으로 '두 채'나 보유한 것으로 오인될 수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2016년부터 2019년까지 2주택을 유지하면서 서초동과 내곡동 등에서 세를 살았던 점, 재건축 사업 인가 이후 구축 소형 아파트를 매입한 점 등을 고려하면, 투기 목적이 아예 없었다고 하기에는 의문이 남는다.

홍보수석 때보다 재산 3배 늘어…예금은 10배

이 후보자는 재건축 수익 등을 바탕으로 자신과 가족의 자산을 꾸준히 불려온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이번에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서 본인과 아내, 자녀 명의로 총 51억 750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이는 2010년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신고 금액(17억 2005만 원)보다 33억 8745만 원 늘어난 액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본인 예금은 청와대 시절 1억 5724만 원이었으나, 이번 인사청문요청안에서는 15억 5014만 원으로 10배가량 늘어났다. 아내 김 씨 역시 2010년(3억 8401만 원)보다 2.3배가량 늘어난 8억 9408만 원을 신고했다.

 

언론현업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일 오전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사무실이 위치한 과천에서 사퇴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8.2 연합뉴스
언론현업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일 오전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사무실이 위치한 과천에서 사퇴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8.2 연합뉴스

이 후보자의 재산 증가에 주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청와대 홍보수석 재직 시절 주식을 신고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본인과 아내, 자녀 명의로 7억 4226만 원을 신고했다.

이 후보자와 아내는 종근당홀딩스(2억 1467만 원), 한화솔루션(1억 8926만 원) 등을 가지고 있었고, 90년생 딸(무직)과 95년생 아들(회사원)은 1억 204만 원 상당의 월트 디즈니 주식 등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이 후보자는 본인 명의의 2021년식 넥쏘수소전기차(6265만 원)와 본인과 아내 명의의 골프장 회원권(뉴 스프링스 컨트리 클럽·2000만 원), 아내 명의의 호텔 회원권(휘닉스 호텔&리조트 콘도미니엄·5800만 원) 등을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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