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 반겼지만 "죄에 비해 형량 낮아 아쉬움 커"

"윤 대통령 포함 '본부장' 비리의혹 파헤치기 계기"

온라인 시민들 "검찰 대통령 레임덕에 가속 붙을 것"

회원 4천명 박근혜 팬클럽 "윤석열 김건희도 감옥 가자"

 

부동산을 차명으로 사들이는 과정에서 통장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법정 구속됐다. 의정부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이성균 부장판사)는 21일 최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을 선고, 법정 구속시켰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위조) 관여를 부정하기 어려움에도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부인했다”며 “범행규모와 횟수, 수법 등에서 죄질이 무겁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최 씨는 예상하지 못 했던 판결이었는지 “여기서 죽어버리겠다”고 고함을 지르며 법정에 누워버리기도 했다. 결국 청원경찰들이 팔다리를 불잡아 밖으로 싣고 나가 호송차에 태웠다.

21~22일 야당, 시민사회는 입을 모아 “이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답할 차례”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죄에 비해 형량이 낮다”는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부장’ 비리 의혹 파헤치기는 이제 시작된 셈”이라며 법원의 판결을 반겼다.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왼쪽에서 두번째)가 21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통장 잔고증명 위조 등 혐의 관련 항소심 재판을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3.7.21.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왼쪽에서 두번째)가 21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통장 잔고증명 위조 등 혐의 관련 항소심 재판을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3.7.21. 연합뉴스

민주당 “장모 구속은 예고편, 본편은 양평”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소속 전현직 의원 등도 앞다퉈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최은순 씨의 법정 구속은 예고편”이라며 “본 편의 무대는 양평”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양평은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 씨에게 무엇인가? 불법과 특혜로 일구어낸 사업장인가?”라고 물었다.

박 대변인은 또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이권 카르텔, 특권 카르텔이 있다면 바로 그 중심에 대통령 처가가 있다”며 “김건희 여사와 일가를 둘러싼 특권 카르텔부터 말끔히 청소하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21일에도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 등 대통령 처가를 둘러싼 국민적 의혹 사건들이 많다”며 “검찰의 엄정 수사를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송영길 “윤석열의 거짓말 다시 확인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의 거짓말을 다시 확인했다”며 “자신의 당선을 위해 장모 사건을 덮고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장모 사건은 과잉 수사” “억울한 면이 있다” “피해를 준 건 아니다” “사기를 당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장모는)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누구한테 10원 한장 피해준 적이 없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다음주에 (윤 대통령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윤 대통령의 ‘허위사실 유포’를 법정에 세우겠다는 것이다.

추미애 “표창장 위조가 징역 7년인데, 중대범죄 1년은 가벼워”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대통령의 거짓말이 증명된 장모 항소심 판결’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50억 가량 차익을 노린 중대범죄치고 징역 1년은 깃털처럼 가볍다”며 “윤석열 검찰이 (정경심 교수의) 표창장 위조에 징역 7년을 구형하고 징역 4년이 확정된 것에 비하면 사법의 저울은 고장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추 전 장관은 “그럼에도 이 판결은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던 윤석열 후보의 거짓말을 눌러버린 것에는 의미가 적지 않다”고 평가하며 “이로써 대선 후보 시절에는 위선과 속임수로 국민을 속였으며, 검찰총장 시절에는 적극적으로 장모 변론 문건을 만들어 수사를 방해했다는 것도 다 드러난 셈”이라고 썼다.

박주민 “장모 사건은 문재인 정부 시절 기소한 사건”

박주민 의원은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 시절 수사해 기소한 사건”임을 상기시키며 “그렇기에 최은순 씨가 법정에 설 수 있었고, 정당한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윤 대통령 처가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는 모두 멈췄다”며 “사법 정의를 무너뜨리고 친윤무죄, 반윤유죄 세상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장모의 죄가 재판부에서 인정된만큼 김건희 여사의 공모 의혹도 철저하게 수사되어 정당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는 주장도 잊지 않았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 앞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2023.7.22 연합뉴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 앞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2023.7.22 연합뉴스

“배 고파 9600원어치 소시지 훔친 생계형 절도와 형량 같다니”

김빈 전 대통령비서실 디지털소통센터 행정관은 “최은순 씨의 항소심 기각과 법정구속은 당연한 결과이며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재판부가 항소를 기각하면서 1심의 1년이 유지된 것에 대해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배가 고파서 9600원어치 소시지를 훔치는 생계형 절도와 350억짜리 가짜 잔고증명서를 만들어 돈 한푼없이 땅을 사고 막대한 이익을 챙긴 중대범죄가 모두 1년의 형량을 판결 받았다”며 “이러한 판결을 보며 우리 청년, 청소년들이 앞으로 어떤 삶의 태도를 가지며 살아가느냐?‘고 물었다. 

오현정 전 서울시의원(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는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이어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의 수사에도 검찰과 사법부의 엄중한 수사와 판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관련 논평’ 내놓지 않고 있는 정의당

국민주권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윤석열 장모 구속은 당연, 이제 김건희 일가 비리 모조리 밝혀야>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제 윤석열 대통령은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통령이기 때문에 비리 의혹에 대해서 더욱 투명하고 깨끗해야 하는 것이 국민이 가진 공정과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공흥지구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명명백백히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정의당은 관련 논평을 한 줄도 내놓지 않고 있다. 소속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22일 오후 1시 현재 류호정 의원의 마지막 트윗은 지난 6월 8일 올린 자신의 유튜브 홍보 영상이었다. 장혜영 의원의 마지막 트윗은 지난달 10일 ‘의류 쓰레기 폐기 토론회’를 알리는 내용을 리트윗 형식으로 올린 것이다. 자신이 사회를 보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생중계하는 행사였다. 

 

온라인 커뮤나티 '뽐뿌'
온라인 커뮤나티 '뽐뿌'

촛불행동 “본부장 비리의 첫 단추가 역순으로 풀렸다”

시민단체, 정치인 팬클럽, 명망가들도 비판 대열에 섰다. 촛불행동은 <본부장 비리 이제 제대로 밝혀보자 - 검찰의 비호, 비리부패의 온상 윤석열-김건희 일가의 몰골>이라는 논평을 내고 “이른바 본부장 비리의 첫 단추가 역순으로 풀렸다”며 “다음 차례는 당연히 김건희”라고 밝혔다. 또 “최종 책임자 윤석열의 사법적 운명도 조만간 결정되리라 본다”고 예측했다.

판결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최은순 씨는 문서위조죄 사기죄를 저질렀는데 “사기죄가 빠지고 문서위조 하나만 처벌받았으니 절반의 정의”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촛불행동은 “윤석열이 관여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팬클럽 “윤석열, 김건희도 감옥 가자”

회원이 4000여 명인 페이스북 커뮤니티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복귀를 환영하는 범국민 모임’은 “다음은 윤석열 배우자 김건희가 주가조작 범죄로 감옥 가고, 윤석열은 대장동 일당들과 감옥 가자”는 글을 올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감옥에 보낸 ‘윤석열 검사’에 대한 원망과 미움의 감정이 여전히 풀리지 않아 이런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판결에 항의? 참 못된 사람”

박충구 전 감신대 교수는 “(최은순 씨가) 판결에 항의하는 꼴을 보니, 참 못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제깐에는 판사가 알아서 길 줄 알았던 모양이다. 심약한 판검사만 있는 줄 알았겠지”라는 소감을 올렸다. 그러면서도 “지은 죄가 큰데 징역 1년이라니 너무 약하다”고 아쉬워했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는 “최은순이 예상을 깨고 법정 구속이 되었다”며 “간만에 사이다 원샷하는 기분좋은 뉴스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작가는 “이제 윤석열의 본격적인 레임덕이 시작되는 것 같다”고 반겼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정경심의 죄와 비교하면, 최은순의 죄는 징역 10년은 족히 나와야 정의롭다고 할 수 있다”며 “대통령의 장모도 감옥 갔다고 대한민국의 정의가 살아 있는 것처럼 말하면 안 된다는 뜻”이라며 경계했다. 그는 “검찰독재 시대가 끝나면 재판을 다시 하여 정의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요훈 MBC 기자는 “사위는 ‘장모는 누구에게 10원 한 장 피해를 준 적 없다’고 했고, 딸은 ‘어머니는 정말 바른 사람이예요’라고 했다는데, 법관의 예리한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나보다”라고 비꼬았다.

“머뭇거리던 언론 입 터져…그런데 조선일보는?”

조성민 한국교원대 명예교수는 “요근래 머뭇거리던 언론도 입이 터지기 시작했다”며 “MBC는 말 할 것 없고 KBS, JTBC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재미 있는 것은 여태 친윤 행보를 했던 SBS가 요즘 공격에 가담하고 있는 듯 보인다”고 관찰했다.

조 교수는 “이제 버릴 때가 되었다고 판단한 것인가? 최은순 구속 판결에서 보듯이 법원도 이제 몸 사릴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탄핵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런가하면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최은순 문서사기 법정 구속 기사가 구석에 콩알만큼....가족 사기단 비호도 정도가 있긴 하다”고 비꼬았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 페이스북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 페이스북

온라인 시민들 “레임덕 왔다”

온라인의 시민들은 윤 대통령의 ‘레임덕’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SNS에는 ‘레임덕’ 관련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간만에 기쁜 소식! 한 번 이렇게 꺽이면 레임덕 바로 옴!” “서슬퍼런 검찰 대통령의 장모가 구속됐다는 게 레임덕인지, 주위에서조차 대통령을 버린 건지 헷갈린다.”

“옳은말하는 국민을 구속하고 제 수명 다한 권력과 정권은 없었다. 결국 윤석열의 레임덕엔 가속이 붙을 거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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