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주간, 현 정부의 헌법위배 행태 따져봐야
대통령직을 구경꾼의 체험기회로 여기는 듯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몰상식을 넘어 기이하고 해괴한 수준이라고 해야 할 윤석열 대통령의 행태에 대해 하나의 사실을 전제로 삼는다면 많은 의문이 풀립니다. 그에게 대통령의 일은 일종의 '구경거리'이며 '체험 기회'라는 것입니다.
지난주 윤 대통령의 행보는 구경꾼으로서의 대통령의 일을 하고 있는 그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분명히 보여줬습니다. '참관자' 자격으로 2년 연속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면서 리투아니아로 날아갔던 그는 정상회의를 구경한 김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인근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느닷없이 방문했습니다.
대통령 부부의 '구경꾼 순방'
극단적인 미‧일 편중 외교로 중국‧러시아와 대립 구도를 자초해 온 그는 우크라이나 현지까지 들어가 젤렌스키 대통령과 손을 맞잡는 광경을 연출했습니다. 이로써 러시아와의 관계는 파국 위기로 치달을 우려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설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러시아는 무기 지원이 현실화할 경우 양국 관계는 파멸할 것이라고 이미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습니다.
그가 이같은 상황을 얼마나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에는 석연찮은 시력 이상(부동시, 不同視)를 이유로 군대를 면제받은 이로서 군대와 전쟁에 대한 구경꾼으로서의 호기심도 작용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대통령과 함께 순방길에 오른 부인은 명품 매장 ‘순방’에 나섰습니다. 대통령실의 해명대로 호객에 이끌려 단지 매장을 찾았을 뿐이라는 말을 수긍한다 하더라도 값비싼 구경을 위해 대통령 전용기가 동원되고 적잖은 나랏돈이 들어간 셈입니다.
해외에서 강대국들의 모임과 전쟁터, 명품 매장을 도는 동안 한국 내에서는 이른바 ‘극한 호우’로 수해가 잇따랐습니다. 특히 청주시 오송읍 지하차도에서는 시내버스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고 17일 오전 8시까지 1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참극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수해 현장의 피해와 고통 역시 대통령과 그 주변 사람들에게는 구경거리 이상을 넘어서지 못했던 듯합니다.
민들레가 지적했던 것처럼 “굵직한 현안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에서 우크라이나 방문은 깜짝 이벤트가 됐고, 그 이벤트를 위해 대통령실이 총동원돼 첩보작전을 방불케하는 듯한 극적인 요소를 연출했습니다. 그 극적 이벤트의 연출에 매달리는 동안 국내 수해 피해는 돌아볼 틈이 없었던 듯합니다.
대통령 순방기간 누리집에 오른 첫 번째 서면 브리핑의 내용이 "시차 적응과 컨디션 조절을 위해" 빌뉴스 구시가지 산책을 하다가 미국 대표단 직원들을 만나 '아메리칸 파이'를 떼창했다는 소식이었던 것이 이를 보여줍니다(<호우로 수십 명 죽은 순방 기간 '대통령의 행동궤적'>)
키이우 현지에서 "중대본과 화상 연결해 한 총리로부터 피해 상황과 대처 상황을 보고받고,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미 전국에서 수십 명이 사망, 실종된 뒤였습니다.
우크라이나 방문 이벤트가 '양평 김건희 고속도록 게이트'나 김건희 씨의 명품 매장 쇼핑 파문을 덮기 위한 기획이었다는 관측이 제기될 만큼 김건희 게이트는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하나의 의혹이 다른 의혹을 낳고 있으며, 그 의혹에 대한 해명이 더 큰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분노는 높아지고 확산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중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밝힌 상태여서 이번 주 국민들의 분노를 받은 정치권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그러나 한국의 언론에선 이 초대형 게이트에 대해 침묵하거나 매우 소극적입니다. 7월 둘째주 SNS와 유튜브, 커뮤니티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국민들에게 가장 관심을 끈 키워드는 역시 ‘김건희’와 ‘고속도로’였지만 언론에서 ‘김건희’와 ‘고속도로’ 키워드는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민들레>의 독자인 '바람소리' 님이 민들레 게시판에 남긴 "이런 중차대한 사건을 기성언론은 함구하고 있다. 뉴스를 모아놓은 곳이라 가보았더니 김건희 양평 뉴스는 원희룡의 발언밖에 없었다. ... 언론이 그들에게 포획되어 기레기가 되었으니 잘 보이지 않는다"는 개탄이 이같은 언론보도 행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번 주는 제헌절(17일)로 시작되는 주간입니다. 지난 1년여간 현 정권에 의한 위헌적 행위들이 끊임없이 벌어져 온 가운데 '탄핵'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마침 함석헌기념사업회, 씨ᄋᆞᆯ의 소리 등 함석헌 선생 관련 4개 단체가 지난 14일 ‘대통령 윤석열은 퇴진하라’는 제목의 공동 시국선언문을 발표, "윤석열 정권은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위헌적 통치를 하고 있다"면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대법원의 판정(2018)에 정면으로 배치된 ‘제3자 변제(辨濟)안’을 제시한 사실 등을 위헌의 사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헌법 본문(4조, 66조, 69조)에서 거듭 강조되는 ‘평화통일’에 대해 "선제공격을 강조하고 북한과의 대화나 교류에 일체 무관심 일색인 정부가 이제는 (우크라이나 무기 수출로) 러시아까지 자극하여 북한과의 동맹을 강화시켜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게 함으로써 역시 헌법 위반"이라고 선언합니다.
이번 주에 민들레는 김건희 양평 게이트와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에 대한 다각도의 취재와 추적보도를 이어나가려 합니다. 김건희 씨 일가의 양평 부동산 소유에 대해 언론에 알려진 29필지 외에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의 '차명 보유' 의혹이 제기고 있는 강상면 교평리 2필지를 추가로 확인하는 등 민들레의 집중 취재 결과물을 내보내려고 합니다.
현 정권의 행태가 보이는 행태 중 무엇보다 큰 특징은 '거짓'으로 거짓을 덮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디보다 그 거짓을 따지는 일에 앞서야 할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거짓이 제대로 추궁되지 않고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 같은 거짓의 연속과 누적이 윤석열 정권을 '위헌의 위험수위'에로 점점 근접시키고 있습니다. 민들레의 이번 주는 많은 언론들이 외면하고 있는 그 거짓을 밝혀내는 것이자, 제헌절 주간에 민주공화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법치의 근거인 '헌법'이 처한 현실을 조명하는 주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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