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차 촛불집회…“앞선 독재자 전철 밟지 말라”
YTN 노조 “우리는 결코 장악되지 않는다”
“한일정상회담, 일본 정치인들간의 회담 보는 듯”
“집회장에서 돈봉투 돌리는 사진 연출, 공작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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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 인터뷰를 통해 중국, 러시아와의 군사적 긴장을 촉발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광장에서 폭발했다. 22일 오후 서울 숭례문~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 제36차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은 “이러다 전쟁 난다 윤석열을 끌어내리자”, “국가주권 팔아먹는 윤석열은 퇴진하라”, “도청범죄 비호하는 김태효를 파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YTN 노조는 “YTN 매각을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첫 발언자로 나선 양소영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은 “대학생들은 등록금 걱정, 생활비 걱정에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하며 바늘구멍인 취업을 해보겠다고 열심히 살지만 쉽지 않다”면서 “그나마 어렵게 직장을 구한 청년 직장인들은 쉬고 싶을 때 쉬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청년들을 앞에다 두고 주 69시간제를 하겠다고 한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냉혹한 칼날로부터 청년과 대학생의 삶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예비역 준장인 최화식 씨는 윤석열 정부가 한반도의 전쟁 위험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씨는 “강력한 자주 국방력을 바탕으로 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의 위협을 잘 관리해 안보 리스크를 줄였기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정전협정 이후 70년간 전쟁 없이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 “그런데 윤 대통령은 대만 문제에 개입하겠다고 공언하고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공급해서 중국과 러시아의 적국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동해안, 서해안, 휴전선에서 북한군, 러시아군, 중국군과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하고 엄중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윤 대통령이 내려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독재자들의 말로'를 바로 보라는 경고의 발언도 나왔다. 장영달 민청학련 동지회 상임대표는 “대한민국은 독재자를 몰아내는 데는 세계적인 특허를 가진 나라”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은 4·19로 쫓겨난 뒤 하와이에서 객사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부마항쟁 이후 김재규 장군의 총탄으로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는 할아버지가 살인자라고 했다”면서 “윤 대통령이 검찰 독재를 포기하고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선배 독재자들의 운명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반도 평화가 무너질 위기에 놓여 있으며 이것이 윤석열 정권 1년의 대한민국 실상”이라면서 “외교·안보 실책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보게 되는 만큼 민주당이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의 발언이 끝난 뒤 가수 김민정 씨가 ‘거위의 꿈’, ‘여기서 멈춰’ 등 2곡을 열창했다.
윤석열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에 대한 규탄 발언도 이어졌다. 고한석 민주노총 전국언론노조 YTN지부장은 “YTN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개입 시도와 탄압을 받으면서 공정 방송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많이 만들었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이를 무너뜨릴 수 없으니 YTN 매각을 통해 해체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YTN을 조선일보, 동아일보나 재벌 기관지 격인 한국경제신문에 넘기려고 한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이를 민영화라고 하지 않고 ‘언론 장악의 외주화’ 또는 ‘사영화’라고 부른다”라고 말했다. 고 지부장은 또 “YTN이 24시간 보수 편향 채널이 되면 국민적 재앙이 될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최고 권력과 싸우는 일은 힘든 일이지만 YTN은 결코 장악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율동 강사’ 오솔잎 씨의 지도에 따라 ‘촛불행진곡’에 맞춘 율동 시간을 진행했다. ‘노래하는 목사’ 윤광호 씨는 ‘어디만큼 왔나’, ‘촛불행진’ 등 2곡의 노래를 불렀다.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정종성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청년학생본부 상임대표는 “강제 동원 해법을 두고 논의한 한일 정상회담을 보면서 한일회담인지 일본 정치인끼리 회담하는 것인지 헷갈렸다”면서 “이번에 미국에서는 검은 머리 미국인과 노란 머리 미국인이 회담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경제 살리겠다고 한국의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을 반강제로 미국으로 옮기더니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한국 전기차는 보조금을 못 받는다”면서 “대한민국의 국익은 없고 철저하게 미국의 이익만을 위한 회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연인원 1만 5000명이 참가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조선일보사 앞 ~ 미 대사관 앞 ~ 외교부 앞 등을 거쳐 행진한 뒤 시청역 인근에서 ‘촛불정치마당’을 열었다. 참여한 시민들이 자유롭게 발언대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편 집회에서 보수 단체들의 조직적 방해 작업이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권오혁 촛불행동 상임공동대표는 “집회장에서 돈 봉투를 주는 장면을 연출해서 사진을 찍던 무리가 있었다”면서 “사진을 돌려서 촛불집회는 돈으로 매수되고 동원하는 집회라는 프레임을 씌우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또 “행진 과정에서 보수 단체 소속 한두 명이 집회를 방해하고 시비를 거는데 경찰이 방조하기도 했다”면서 “윤석열 정권의 공작에 놀아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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