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군사연습, 핵항모‧B-52 전략무기 전개 비판

중국 "북, 극심한 안보 위협과 생존 스트레스 직면"

한‧미‧일, 유엔 대북 공동대응 막는 중‧러 강력 비판

G7 외교장관도 북한 ICBM 발사 한목소리로 규탄

 

 21일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이 발간한 사진편집물 '3·18이 안아온 위력한 주체무기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여러 대량살상무기 사진을 실었다. 사진은 신형전술유도무기. 2023.3.21 [조선의오늘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21일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이 발간한 사진편집물 '3·18이 안아온 위력한 주체무기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여러 대량살상무기 사진을 실었다. 사진은 신형전술유도무기. 2023.3.21 [조선의오늘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중국이 북한의 첫 고체연료 사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 시험발사 문제를 논의하고자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현 한반도 위기의 주된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계속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주된 책임이 있다고 보는 한국과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서방국가들과는 전혀 다른 시각이다. 소집 요청은 한‧미‧일 3국 등 서방국가들이 했다.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 회의가 일부 서방국의 정치적 선전의 장이나 제재나 압력의 기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제재 결의안은 물론 의장성명 등 안보리 차원의 대응 논의는 제대로 하지도 못한 채 회의는 흐지부지 끝났다.

안보리 공식 브리핑에 따르면,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는 1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최근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서 군사연습을 빈번하게 실시하고, 핵추진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B-52들과 같은 전략무기를 전개함으로써 북한의 안보 우려를 극도로 부추기고 있다"면서 "이것이 현재의 한반도 긴장 상황을 촉발한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모스크바를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찬장인 크렘린 그라나비따야  궁전에서 건배를 하고있다. 이 궁전은 러시아 차르가 귀빈을 대접할 때 사용하던 곳이다. 2023.3.21.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모스크바를 국빈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찬장인 크렘린 그라나비따야  궁전에서 건배를 하고있다. 이 궁전은 러시아 차르가 귀빈을 대접할 때 사용하던 곳이다. 2023.3.21. AP 연합뉴스 

중국 "북한, 극심한 안보 위협과 생존 스트레스"

한반도 문제를 냉전의 산물로 규정한 그는 "북한은 그동안 극심한 안보 위협과 생존의 스트레스에 직면해왔지만, 수십 년간 북한의 정당한 우려는 인정받지 못했다"라며 북한을 두둔했다.

장 대사는 "한반도가 새로운 차원의 긴장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라고 경고한 뒤 모든 당사자들에게 자제와 근본 원인 해결, 정치적 해결책 모색, 비핵화 작업 개시를 촉구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특히 책임 있는 태도와 구체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장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과 북한의 핵 협상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외교정책을 뒤집은 게 한반도 위기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안보리 의장국인 러시아도 가세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대사도 "일부 이사국이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최근의 사건들에 관해 심각하다고 주장하는데 실제로 상황은 심각하다"며 "최근의 긴장 고조 상황에 미국도 하나의 직접적 가담자"라고 비판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가 유엔 안보리에서 신형 ICBM을 시험발사한 북한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2022.4.17 연합뉴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가 유엔 안보리에서 신형 ICBM을 시험발사한 북한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2022.4.17 연합뉴스

 

'북‧중‧러 대 한‧미‧일' 대립 갈수록 격화

북한을 감싸는 중‧러와 북한을 압박하는 한‧미‧일 간의 대립이 갈수록 격화하는 양상이다.

미국은 이날도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한 '안보리의 지속적인 무대응'은 글로벌 핵비확산 체제를 위태롭게 한다고 중‧러를 질타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북한이 경고도 없이 ICBM을 쏨으로써 민간인과 민간 항공, 해상 교통을 위태롭게 한다"고 비난하고 북한의 불법적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안보리는 강하고 단합된 메시지를 내고 북한이 앞으로 불법적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지 못하도록 가능한 모든 것을 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경고 없는' 북한의 ICBM 발사 문제는 "(미‧북) 양자 이슈가 아니라 모두에 대한 위협"이라면서 "북한은 계속해서 주민의 배를 불리는 대신 탄약을 선택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영국과 일본, 프랑스를 포함한 안보리 이사국 대부분이 북한의 행동에 우려를 표했다.

 

한미 공군이 14일 한반도 상공에서 우리측 F-35A 전투기와 미측 B-52H 전략폭격기, F-16 전투기가 참여한 가운데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2023.4.14 [국방부 제공] 연합뉴스
한미 공군이 14일 한반도 상공에서 우리측 F-35A 전투기와 미측 B-52H 전략폭격기, F-16 전투기가 참여한 가운데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2023.4.14 [국방부 제공] 연합뉴스

한국, 안보리 대북 결의안 막는 중‧러 비판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도 발언에 나섰다. 황 대사는 북한이 2022년 초부터 지금까지 ICBM 11발을 포함해 8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소개한 뒤 북한 정권은 주민의 극심한 고통에도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중‧러에 대한 비판도 이어 나갔다. 황 대사는 "지난해 5월 두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안보리의 침묵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개탄한다"면서 "이는 국제사회가 동북아에서의 그런 위험스러운 상황 전개에 대해 무감각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황 대사는 "북한은 불법 사이버 행위를 통해 대량으로 돈을 챙긴다"라고 주장한 뒤 북한의 대량 살상무기 개발에 필요한 재원 조달을 차단하기 위한 국제협력 강화를 촉구했다.

유엔 안보리 소집과 관련, 17일 북한은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명의의 발표문을 내고 "엄중한 사태와 위협에 대처하여 우리가 보다 강위력한 정당방위 수단들을 갖추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라면서 안보리가 ‘한반도 정세 악화의 주범’인 미국에 우려를 표하지 않고 북한만 문제 삼는 것은 "명백한 이중기준"이라고 반발했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이 18일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기념 촬용을 하고 있다. 2023 04 18 EPA=연합뉴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이 18일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기념 촬용을 하고 있다. 2023 04 18 EPA=연합뉴스.

G7 외교장관도 북한 ICBM 발사 한목소리 규탄

주요 7개국(G7) 외교부 장관들도 북한의 거듭된 탄도미사일 발사를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G7 외교장관은 사흘간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회의를 마친 뒤 18일 채택한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행동은 지역의 안정을 해치고 국제 평화와 안전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며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함해 불안정화를 가져오는 도발적 행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앞서 한‧미 양국 공군은 14일 북한의 고체연료 추진 ICBM 시험발사에 맞서 미 전략폭격기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가 참가한 가운데 연합 공중훈련을 벌였다.

특히 한‧미‧일 3국은 같은 날 워싱턴D.C.에서 3년 만에 안보회의(DTT)를 열고 미사일방어훈련과 대잠수함전훈련의 정례화에 합의했다.

세 나라는 작년 11월 프놈펜 3국 정상회의 합의에 따른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를 위한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기반으로 국방당국 간 소통과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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