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사제단 공항 건설 취소 소송 인용 촉구 성명
갯벌 파괴, 조류 충돌 위험 무릅쓴 미 공군기지 확장?
조류 충돌 위험 무안공항의 최대 600배
평택 미군기지의 F-35 스텔스 전투기 이동배치?
11일 취소 소송 1심 공판 앞두고 군산~서울 행진
“새만금 신공항은 너무 위험합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대표 조민철 스테파노 신부)이 9월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서울 가정행정법원에 새만금 신공항 취소 소송 인용을 촉구하면서 정부에도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제단 신공항 취소 소송 선고공판 앞두고 성명
오는 11일로 예정된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 선고 공판을 앞두고 발표된 이날 성명에서 사제단은 신공항 건설로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국제적으로 보호받는 중요한 자연 유산인 한국 갯벌의 일부인 새만금 수라 갯벌이 파괴되고, 국제적인 1급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를 비롯해 40여 종의 법정 보호 생물종들이 서식해 지난해 제주항공 참사가 벌어진 무안공항보다 ‘조류 충돌’ 위험도가 최대 600배가 넘는다는 평가가 나온 곳에 국제공항 건설을 강행하는 무모함에 대해 지적했다.
갯벌 파괴, 조류 충돌 위험 무릅쓴 미 공군기지 확장?
그리고 사제단은 나라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공항 건설을 강행하는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인근 군산에 이미 공항을 두고 있는 미군기지의 대중국 항공전력 강화를 위한 활주로 추가 건설이라는 지역민들의 주장에 주목하면서, 그럴 경우 군산 등 한반도 주요지역들이 중국의 공격표적이 돼 전쟁 위험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11일의 서울 가정행정법원 공판은 2022년 9월 28일에 1308명의 ‘국민소송인단’이 습지 및 철새 서식지 파괴 우려와 조류 충돌 위험, 생물 다양성 보존에 관한 국제의무 위반 등을 근거로 제기한 새만금 신공항 건설 취소 소송의 1심 선고 공판이다.
“새만금 개발 35년, 무엇을 얻었나?”
사제단 성명은 먼저 “새만금에 농지산업단지 복합개발용지를 조성하면 지역이 발전할 것이라고 그토록 호언장담하던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면서, “35년이 지나도록 어떻게 되었나? 극소수 토건 세력의 배만 불렸을 뿐, 철새들은 대부분 떠나고, 수많은 바다 생명체들이 신음하며 바다는 검게 오염되어 생명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류 충돌 위험 무안공항의 최대 600배
성명은 이어서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의 제주항공 참사 교훈을 덮어서는 안 된다며, 거기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조류 충돌’ 위험성이 큰 곳에 신공항을 짓는 것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성명은 새만금 일대에는 최대 12만 마리의 새들이 관찰돼 조류 충돌 위험도가 무안공항에 비해 최대 600배가 넘는다는 평가를 인용하면서, 공항건설 허가 당시의 환경영향평가가 그런 점들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평택 미군기지의 F-35 스텔스 전투기 이동배치?
그리고 성명은 이미 “전투기가 15분 만에 중국에 당도할 수 있도록 오래 전부터 군산에 기지를 만들어 놓고 있다”는 미국이 “평택 미군기지에 있는 F-35 (스텔스)전투기를 군산에 배치”하기 위해 신공항을 건설하도록 압박했음을 시사하면서, 이는 유사시 중국에 대한 공격을 쉽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럴 경우 중국의 대응 강화로 한반도가 전쟁의 위험 속에 빠질 가능성이 한층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군산~서울 행진
이날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셩명 발표에 이어 대통령실 앞에서 송년홍 신부(타데오 전주교구 장계본당 주임) 주례로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를 촉구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이 미사는 성명서 발표와 함께 11일의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을 앞두고 취소 인용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사 중에 문정현 신부(바르톨로메오·전주교구 성사전담)와 함께 전라북도 군산에서 서울까지 걷고 있는 ‘새·사람 행진단’을 이끄는 행진 팀장의 연대 발언이 있었다.
별칭이 ‘딸기’인 팀장은 “8월 12일부터 시작해 20일 넘게 걸어오고 있는데, 그동안 연대해 주신 신부님, 수녀님, 시민분들께 감사드리고 이렇게 미사를 봉헌하며 연대해 주셔서 더욱 뜻깊다”며 “이번 행진은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를 넘어, 지난 30여 년간 이어져 온 정부의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인 개발 정책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가톨릭신문 9월 2일)
이에 앞서 지난 8월 12일에는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 9월 11일의 새만금 신공항 건설 취소 소송 1심 공판을 앞두고 재판부에 취소 인용을 촉구하고 신공항 건설 철회를 요구하는 ‘새·사람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이날 군산 수라갯벌에서 시작해 9월 11일 1심 선고공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행정법원까지 이어진다.
행진 기간 중에 서울 서초 가정행정법원 앞과 군산, 공주 등 전국 곳곳에서 새만금 신공항 건설 백지화 요구 1인 시위 및 집단시위들이 벌어졌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촉구 성명 전문을 아래에 싣는다.
새만금 신공항 취소 소솜에 대한 서울가정행정법원 선고를 앞두고
“새만금 신공항은 너무 위험합니다”
1. 오늘 제10차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에 레오 14세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때때로 자연은 협상 수단, 곧 경제적 또는 정치적 이익을 위하여 주고받는 상품으로 전락합니다. 그 결과, 하느님의 창조세계가 생명 자원의 통제를 위한 전쟁터로 변하게 됩니다.”
철새 도래지요 갯벌 생명체들의 보금자리였던 찬란한 새만금이야말로 교황의 우려가 지나친 기우가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새만금에 농지산업단지복합개발용지를 조성하면 지역이 발전할 것이라고 그토록 호언장담하던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35년이 지나도록 어떻게 되었습니까? 극소수 토건 세력의 배만 불렸을 뿐, 철새들은 대부분 떠나고, 수많은 바다 생명체들이 신음하며 바다는 검게 오염되어 생명력을 잃고 있습니다.
제주항공 참사를 반복할 것인가?
2. 무분별한 욕망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참상을 똑바로 봅시다. 작년 12월 29일 제주항공 참사가 남긴 교훈을 덮어서는 안 됩니다. 무안공항이 조성된 부지는 원래 철새들의 보금자리이자 이동 통로였으며 갯벌습지보호구역과 불과 몇 킬로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입니다. 갯벌이 근접해 있으므로 '버드 스트라이크'는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공항 건설허가 당시 환경영향평가는 이런 점을 도외시하였고, 2020년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확장 사업 관련 환경영향평가가 이미 조류 충돌 위험을 경고했는데도 당국은 이를 무시하였습니다. 그 결과가 제주항공여객기 대참사였습니다.
3. 새만금 일대에서 최대 12만 마리의 엄청난 규모의 조류가 관찰됩니다. 전문가들은 새만금 지역 조류 충돌 위혐도는 무안공항에 비해 자그마치 최대 600배가 넘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새만금에 비하면 조류 충돌로 사고가 벌어질 확률이 아주 낮은 무안공항에서마저 그런 일이 벌어졌는데, 그런 새만금에 공항을 짓겠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불 보듯 뻔한 대참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새만금 신공항 건설은 백지화되어야 합니다.
누구를 위한 공항인가?
4. 미국은 전투기가 15분 만에 중국에 당도할 수 있도록 오래 전부터 군산에 기지를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들리는 말에 따르면 평택 미군기지에 있던 F-35 전투기를 군산에 배치할 것이라고 합니다. 스텔스 기능을 장착하고 있어 유사시 중국 공격을 쉽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현실이 된다면 군산에 가해질 중국의 군사정치적 압박과 긴장은 지금보다 훨씬 더 심해질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새만금 신공항에 새로운 활주로가 샘길 경우 기존 활주로를 포함한 총 두 개의 활주로로 미군의 대중국 전투 비행 화력이 커질 것이고, 이는 군산을 비롯한 한반도를 전쟁의 위험으로 빠뜨리게 됩니다.
사제들의 양심으로 호소합니다
5. 이러다가는 지금 겨우 살아남아 연명하는 갯벌의 생명들도, 먼 대륙으로부터 힘겹게 찾아오던 철새들도, 사람들도 다 죽음의 늪에 빠지고 말 것입니다. 레오 교황의 말씀처럼 하느님의 창조세계가 전쟁터로 변하고 말 것입니다.
오는 9월 11일 서울 가정행정법원에서 ‘새만금 신공항 취소 소송’ 선고가 있을 예정입니다. 시민들의 힘으로 계엄을 해제시키고 새 정부를 수립했습니다만, 새만금의 무수한 생명들과 국민의 안전, 그리고 한반도 평화는 여전히 풍전등화처럼 위태롭습니다. 법원이 어떤 선고를 내리느냐에 따라 바다와 갯벌, 사람의 운명도 달라질 것이므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너는 듯 우리는 불안하고 초조하게 선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6. 생명과 평화, 정의를 수호해야 하는 사제의 양심으로 다시 한 번 호소합니다. 새만금 신공항은 바다 생명체들과 철새들의 보금자리를 빼앗을 것이며, 그 공항을 이용하는 우리 시민들은 물론 미군들의 생명마저 위협할 뿐만 아니라, 유사시 중국과의 일전이 벌어지는 화약고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요구합니다.
“서울 가정행정법원은 새만금 신공항 취소 소송을 반드시 인용하라!”
“정부는 새만금 신공항을 백지화하라!”
2025년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에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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