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연대, '개신교의 정교유착 참회' 회견
"권력에 아부하는 국가조찬기도회 해체해야"
불의한 권력엔 정의, 고통받는 이웃엔 평화를
일부 개신교 목사와 신도들의 극우화를 참회하는 기독교계의 자성의 자리가 극우-보수의 아성으로 일컬어지는 대구에서 열렸다.
대구·경북 기독인 연대(이하 기독인 연대)는 28일 오전 11시 대구광역시 남성로에 있는 교남YMCA에서 '한국 개신교의 정교유착 참회와 거듭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독인 연대에는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에큐메니컬·사회 참여적 복음주의 개신교계가 참여하고 있다.
기독인 연대는 이날 회견을 통해 이영훈 목사의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김장환의 극동방송 등 보수성향 교회와 전광훈·손현보 등 극우 인사들의 어긋난 행동으로 시민사회로부터 민심을 잃고 개혁의 대상으로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또한 국내 개신교계 내 보수 정치계와의 정-교 간 유착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국 개신교의 정교유착 반대 서명 운동'의 마무리로 진행됐다. 지난 1일부터 전국적으로 진행된 이번 서명 운동에는 27일 현재 개인 546명과 단체 60개가 참여했다. 지난 6일 광주광역시를 시작으로 11일 서울특별시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데 이어 이날 대구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서명에 함께한 그리스도인들은 성명서로 지난 윤석열 정권과의 정교유착 의혹, 특정 목회자의 로비 연루 사건, 신천지·통일교 등 사이비 종교와 정치권의 유착 사례들이 연이어 드러나면서 국내 개신교계는 깊은 신뢰의 위기를 맞았다며 교회의 보수-극우화를 통렬히 비판했다.
이어 '기도'라는 이름으로 권력에 복무하는 정교유착을 단호히 거부하고 교회가 다시금 정의와 공공성을 회복해 바로 서야 한다면서 각 교단과 공적 기관에 국내 개신교계의 자성과 회개를 촉구했다.
제국주의 일본이 한반도를 강점한 시기에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야학과 강연 장소로 쓰였던 교남YMCA 2층에 모인 지역 목회자·평신도들은 전광훈·손현보 등 극우 인사를 지지하는 개신교계의 침묵과 지난 윤석열 정권과의 정교유착을 규탄했다.
또 이들은 권력과 자본에 눈멀어 부정에 침묵하는 교회의 부패한 현실을 청산하고 고통받는 이웃들과 함께 연대하는 교회개혁 운동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발언의 문을 연 정금교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 대표회장은 "개신교 교단 내에서 교회 바깥의 사건들이 쉽게 넘어가려는 세태를 보며 '이는 옳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느꼈다"며 "교단 차원에서 책임 있는 반성과 언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이어 "오늘 이 기자회견과 성명서 발표가 교단에 반성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함께 한 참석자들과 후원한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혔다.
정민철 성서대구 대표는 "손현보 등 개신교계 내 극우적 인사의 행보와 그를 지지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아래 예장고신) 교단에 맞서 평신도들이 '손 씨를 징계하라'는 목소리 내며 저항한 것을 보며 목회자로서 부끄럽고 감사할 따름"이라며 "예장고신을 비롯한 개신교 교단들은 교회 개혁과 반성을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경고했다.
성민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총무도 예수가 살았던 시대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 나치 정권 아래 동조했던 독일 개신교계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권력과 자본에 눈멀어 불의에 침묵하고 있는 오늘날 한국 개신교계에 맞서서 정의와 진리의 길을 따라가는 소수의 신앙인들이 장차 국내 교회개혁의 희망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평신도신앙실천운동 실행위원을 겸하고 있는 최현철 영남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는 "평신도로서 교계 내 부패한 일들에 침묵할 수 없어 처음으로 규탄과 호소, 다짐의 자리에 섰다"고 밝히며 "정치권력과 결탁해 복음의 본질을 잃어가는 교회의 변화는 신앙인 개개인의 변화에서 시작된다"고 말하며 국내 교회개혁 운동에 평신도들이 주체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전체실황 : https://youtu.be/GqXRF2f9Y_I)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