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앞둔 이 대통령에게 드리는 당부
달러 패권은 이제 쇠락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미국은 더 이상 세계 경제 질서를 좌우하는 화폐 권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고,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해 난폭한 보호주의와 약탈무역으로 돌아섰습니다. 군사·정치적 패권을 지렛대로 삼아 동맹국들까지 희생양으로 삼는, 제국의 황혼기에 나타난 전형적인 약탈 국가의 모습입니다.
러시아와 중국을 위시한 BRICS+ 국가들은 독자적인 통화경제권을 구축하며 미국 중심 질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조차 미국과의 상호방위조약을 중단하고 원유 결제를 다변화했습니다. 달러의 위상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약화하였고, 미 국채 시장마저 불안정합니다. 미국 내부에서도 제조업 공동화와 자산 양극화가 심화하여 달러 패권을 유지할 기반이 붕괴하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패권을 지키겠다고 공언하지만, 실제로는 금융자본과 결탁하여 스테이블 코인과 국채를 연동시키는 임시방편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는 자유무역을 버리고 관세 장벽을 높이며 동맹국들에 천문학적인 대미 투자와 에너지 구매를 강제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인구와 경제 규모를 놓고 볼 때 유럽연합과 일본 등과 비교할 수조차 없는 엄청난 규모의 대미 투자를 강제했고, 미국 에너지를 강매했으며, 반도체·자동차·배터리·조선 등의 전략 산업 기지를 미국에 건설하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마주할 현실은 분명합니다. 미국은 더 이상 후견인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동맹국조차 수탈의 대상으로 삼는 나라로 변모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미국과 결별할 이유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자주적 역량의 확보입니다. 한국은 미국 중심의 집단서방과 새롭게 부상하는 글로벌 사우스 모두와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달러 패권의 붕괴와 세계 통화경제권의 다극화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국을 맹종하는 것도, 등을 돌리는 것도 아닌 균형과 자율입니다.
대통령께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미국 중심의 집단서방과 새롭게 부상하는 글로벌 사우스 모두와 선린 우호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원칙을 분명히 밝혀 주십시오. 그것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미래를 지키는 길입니다.
- 미국이 요구하는 한미동맹의 현대화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그러한 자주적인 관점에서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그러한 대통령의 자주적인 노선은 시민사회와 사회세력의 강력한 뒷받침을 받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한국의 자주적 비전과 장기 전략을 당당히 제시하고, 시민사회와 사회세력이 이를 지켜내는 힘이 될 때, 트럼프 대통령도 그 입장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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