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도산초서 열린 특별한 '나눔 저자'
못 쓰게 돼 버릴 물건 고쳐 바꾸고 팔아
수익금 모두 우리말 살리기 기부금으로
지난 18일 경남 통영 도산초(교장 정세규)는 체육관이 학생들의 활기로 가득 찼다. 이날 학생들은 학기를 마무리하며 토박이말 살리기에 힘을 보태기 위한 특별한 '나눔 저자(장터)'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6학년 학생들이 도덕 교과서에 실린 '나눔장터' 이야기를 읽고 "우리도 뜻깊은 일을 해보자"고 뜻을 모으면서 시작됐다. 학생들은 '토박이말 맛보기' 책에서 배운 '버림치(못 쓰게 되어 버려둔 물건)'라는 단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집에서는 버림치나 다름없던 물건들을 학교에 가져와 필요한 친구들과 교환하거나 판매해, 그 수익금을 토박이말을 살리는 단체에 기부하자는 기특한 생각을 해냈다.
6학년 학생들의 따뜻한 취지가 전해지자 다른 학년 아우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행사는 학교 잔치로 커졌다. 학생들은 직접 가게 이름을 짓고, 가져온 물건에 정성껏 가격표를 붙여 시끌벅적한 장터를 열었다.
이날 장터에서는 잘 갖고 놀지 않는 인형, 딱지, 손때 묻은 책과 장난감 등 각자의 집에서 잠자고 있던 '버림치'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 소중한 보물로 재탄생했다. 학생들은 물건을 사고팔며 경제관념을 익히는 동시에,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했다.
행사에 함께한 한 6학년 학생은 "집에서는 그냥 버려질 뻔한 물건이 친구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 되는 것을 보니 신기했다"며, "우리가 번 돈으로 매일 배우는 예쁜 토박이말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생들의 마음에 감동한 교사들도 직접 물품을 내놓고 판매에 동참하며 힘을 보탰다. 이렇게 학생과 교직원이 한마음으로 모은 수익금은 총 10만 원을 조금 넘었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해 얻은 값진 결과물이다.
정세규 교장은 "학생들이 교과서에서 배운 나눔을 스스로 실천하고, 이를 우리말 사랑과 연결하는 모습이 매우 대견하다"며, "이번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나눔의 기쁨과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함께 깨닫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도산초 학생들의 이번 나눔장터는 ‘버림치’였던 물건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을 뿐만 아니라, 잊혀 가는 토박이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행동으로 보여준 의미 있는 실천으로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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