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과거 자신의 발언이 공개되며 말썽이 일자 자진 사퇴했다. 강 비서관은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했고,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를 향해 비속어 섞인 말을 내뱉었다. 또한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옹호했으며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도'라고 거론하기도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오늘 오전 자진 사퇴 뜻을 밝혔다"며 발표했다.

강 대변인은 "국민통합비서관은 분열의 정치를 끝내려고 신설된 자리로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도 넓게 포용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보수계 인사의 추천을 거쳐 임명했지만 국정 철학에 맞지 않는다는 국민 의견이 강하게 제기됐다"며 "자진사퇴를 통해 자기 과오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를 국민께 밝히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해 국민 요구에 응답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강준욱 비서관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날 있었던 상황점검회의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강 비서관은 지난 3월 펴낸 발간한 '야만의 민주주의'라는 책에서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하는 주장을 했다. 그는 책에서 "대통령의 권한인 계엄 선포를 내란으로 몰아가는 행위는 '계엄=내란'이라는 프레임의 여론 선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했다. 윤석열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행동 방식에 책임질 부분이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2020년 7월 유튜브 강연 영상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빨갱이 느낌이 든다'고 했고, 2020년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을 '이죄명'이라면서 비속어를 쓰며 "그나마 자유 우파에 최선인 정치인이 윤석열"이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강 비서관은 이러한 자신의 발언이 공개되며 비판여론이 비등하자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어 사과했다. 그는 "계엄으로 고통을 겪으신 국민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지금이라도 철저한 성찰을 바탕으로 세대, 계층, 이념으로 쪼개진 국민을 보듬고 통합하려는 대통령의 의지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SNS 등에 일제 강제징용을 부정하고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옹호하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도'라고 거론한 사실 등이 추가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정청래·박찬대 후보는 강 비서관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정 후보는 SNS에 강 비서관이 과거에 '법원 난입이 폭도면 5·18은 폭도란 말도 모자르다'고 한 발언에 대해 "이건 용납할 수 없다. 대통령께 누를 끼치지말고 스스로 결단하라"고 했다.

박 후보 역시 SNS에서 "인사는 대통령의 권한이다. 하지만 '내란 옹호자'만은 안 된다"며 "강준욱 비서관이 과거 책과 발언을 통해 보인 인식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김건희 내란 카르텔의 논리와 전혀 다르지 않다"며 "특히 해당 발언들이 담긴 책이 발간된 시점은 지난 3월이다. 국민이 길거리로 나와 내란 세력과 싸우고 있을 때"라고 전했다.

박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강준욱 비서관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진심이 훼손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선택을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