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언론인단체 언시국, 언론보도 태도 강력 비판
지주의 무례한 소작료 인상 순응하는 마름같은 짓
‘언론탄압 저지와 언론개혁을 위한 시국회의(언시국)’이 트럼프의 일방적인 25% 관세 통보와 이에 대한 언론의 무비판적 보도를 비판하는 성명을 10일 발표했다. 언시국은 전현직 원로급 언론인들과 조선투위·동아투위, 80년 해직 언론인 등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언론인 단체다.
언시국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자비한 관세 폭력이 도를 넘고 있다, 형식과 내용 모두 뒷골목 깡패를 방불케 한다”면서 “(이것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모든 미국산 물품에 대해 한국이 0%대의 관세를 매기고 있는 엄연한 현실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
언시국은 “더 참을 수 없는 것은 그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기에 앞서 이런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리 공개한 무례”라면서 “국제사회의 관행을 짓밟은 만행이며 동맹관계의 주권국을 능멸하는 짓”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언시국은 그런데도 국내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깡패짓’을 보고도 침묵과 순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보·보수 가리지 않고 한국 언론이 미국 요구안을 중점적으로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기한 안에 타격을 최소화하는 협상을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면서 이는 “지주가 소작인에게 무자비하고 무례한 방식으로 소작료 인상을 요구하는 것을 보고도 적당히 타협하라고 주문하는 마름의 태도”라고 비판했다.
언시국은 “언론 보도는 그 나라의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잣대”라고 지적한 뒤 “지금 한국언론이 긴급히 할 일은, 이성 잃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순응할 게 아니라 비판과 견제로 한국인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언시국 성명서 전문이다.
<제50차 언시국 성명>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자비한 ‘관세 폭력’이 도를 한참 넘고 있습니다. 형식과 내용 모두 뒷골목 깡패를 방불케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8월 1일부터 한국산 모든 품목에 대해 25%의 상호 관세를 매기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모든 미국산 물품에 대해 한국이 0%대의 관세를 매기고 있는 엄연한 현실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입니다.
더 참을 수 없는 것은, 그가 이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기에 앞서 이런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미리 공개한 무례입니다. 크고 작은 나라는 있을지언정 높고 낮은 나라는 없는 국제사회의 관행을 짓밟은 만행입니다. 동맹관계의 주권국을 능멸하는 짓입니다. 만일 한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면서 그 내용을 미리 공개했다면, 그럼 미국이 어떻게 반응했겠습니까?
그런데 한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깡패짓을 보고도 침묵과 순응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런 굴종적인 보도 자세는 진보 언론도 다르지 않습니다. 진보·보수 가리지 않고 한국언론은 미국의 요구만을 중점적으로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기한 안에 타격을 최소화하는 협상을 하라고 주문합니다. 지주가 소작인에게 무자비하고 무례한 방식으로 소작료 인상을 요구하는 걸 보고도 적당히 타협하라고 주문하는 마름의 태도입니다.
언론 보도는 그 나라의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잣대입니다. 특히 대외 관계에서는 그 나라의 자존과 혼을 대변합니다. 언론이 외부 세력의 무자비하고 모욕적인 행위에 순응하면 어떻게 될까요? 외세는 더 기세등등하게 주권을 짓밟고 이권을 빼앗으려 들 게 뻔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력’은 주권국 대한민국의 위신과 이익을 짓밟는 한편 한국 언론의 존재 가치를 시험대에 올려놓았습니다. 지금 한국언론이 긴급히 할 일은, 이성 잃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순응할 게 아니라 비판과 견제로 한국인이 살아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입니다.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섭니다. 언론이 주저앉으면 나라도 주저앉습니다.
2025년 7월 10일
언론탄압 저지와 언론개혁을 위한 시국회의(언론시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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