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총리 후보 임명동의안 가결…지명 29일만

국힘은 끝까지 몽니만…표결 거부하고 규탄 대회

대통령실 "대통령 호흡 맞춰 국정 잘 돌아갈 계기"

김민석 "폭정세력이 만든 경제위기 극복 제1과제"

첫 일정, "송미령 반대" 농민들 농성장 방문키로

이 대통령 "염려 잘 알아…각별히 챙길 것" 뒷받침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김민석 총리 후보자가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통과 후 동료 의원들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2025.7.3. 연합뉴스
김민석 총리 후보자가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통과 후 동료 의원들로부터 축하받고 있다. 2025.7.3.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참모장' 역할을 할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제 새 정부의 2인자로서 경제 위기 극복 등을 위한 내각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됐다. 김 총리의 빈곤한 재산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각종 의혹을 가공하거나 부풀리며 여론 선동에만 매달려온 국민의힘은 끝까지 몽니를 부렸다.

국회는 3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김민석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상정해 재석 의원 179명 중 찬성 173명, 반대 3명, 무효 3명으로 가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4일 김 후보자를 지명한 지 29일 만이자 같은 달 10일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23일 만이다. 표결에는 국민의힘이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범여권 정당 의원들만 참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인준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면서 "민주화 이후 단 한 차례를 제외하면 새 정부가 출범하고 한 달이 되도록 첫 총리가 임기를 시작하지 못한 적은 없었다"며 "이번 정부는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해 이 사실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교섭단체의 뜻이 모이지 않은 상태에서 국무총리 인준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의장으로서 매우 아쉽다"며 "그러나 더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부의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등을 규탄하고 있다. 2025.7.3. 연합뉴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본회의가 열리고 있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등을 규탄하고 있다. 2025.7.3. 연합뉴스

우 의장이 인내심을 갖고 본회의 개최일을 미루며 여야 합의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줬음에도 김 총리 지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를 촉구해온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기어이 표결에 불참하고 본회의장 밖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국회 중앙홀에서 '김민석 규탄 의회 폭거 규탄 대회'를 주재하며 "김민석 인준 강행은 단순한 인사 실패가 아닌 이재명 정권의 독재 본능의 드러난 정치적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야당의 생떼를 일축하고 "앞으로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흔들림 없이 국정 운영이 잘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총리 인준을 환영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취임 초기에 국무총리 인준이 빠르게 진행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김 총리가) 아마도 바로 산적한 국정 현안을 직접 챙기고 발로 뛸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이자 제49대 총리로 취임하게 된 김 총리는 임명동의안 가결 직후 "응원해주신 국민들께 감사를 잊지 않겠다"면서 "국민의 뜻을 하늘같이 받들고, 대통령님의 방향을 바닥에서 풀어내고, 여야를 넘어 의원님들의 지혜를 국정에 접목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폭정 세력이 만든 경제 위기 극복이 제1과제"라며 "대통령님의 참모장으로서 일찍 생각하고 먼저 챙기는 '새벽 총리'가 되겠다. 위대한 국민, 위대한 정부, 위대한 대통령의 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3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한강대로에서 열린 전국농민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6.30. 연합뉴스
3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한강대로에서 열린 전국농민결의대회 참가자들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 철회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6.30. 연합뉴스

김 총리는 취임 첫 일정으로 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농성 중인 농민들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등 8개 단체가 모인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 길'은 이재명 대통령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한 것에 대해 "농민과 광장에 대한 배신"이라며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유임 철회를 촉구하는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김 총리는 이들을 만나 요구 사항을 경청하는 한편 송 장관 유임의 배경과 취지를 상세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의 새로운 농정에 대한 기대와 우려, 특히 농식품부 장관 유임에 대한 염려를 잘 알고 있다"며 "국가 전략 안보 산업으로서의 농업의 중요성이 각별한 만큼 농업과 농민의 문제는 각별히 직접 챙겨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곡법 등 '농업 민생 4법'을 조속히 처리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서 농촌에 희망이 다시 자라날 수 있게 하겠다"고 농심(農心) 달래기에 상당한 비중을 뒀다. 김 총리의 첫 일정은 이 같은 대통령의 방침을 뒷받침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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