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명과 함께 경내 돌아보며 "봉황은 꼬리닭" 주장
침류각 앞에선 "생각 작으면 작은집에 산다" 궤변도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천공’이 설날인 22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했다. 마침 청와대 나들이를 갔던 한 시민이 22일 시민언론 민들레에 알려와 확인된 사실이다.
제보자가 천공 일행을 목격한 시간은 22일 오후 4시쯤이다. 천공은 청와대 경내 출입문에 새겨진 봉황 장식을 가리키며 그 유래를 설명하고 있었다. 제보자가 전한 천공의 '강의' 내용은 이렇다.
"이 봉황이 뭐냐면 꼬리닭, 꼬리닭. 닭이, 꼬리 차악 내리는 닭이 있어. 고거를(그것을) 모델로 해가지고, 다른 것(요소)들을 넣어가지고···. 원래 봉황이 있는 게 아니고, 꼬리닭이야 꼬리닭. 금계도 꼬리닭이야."
제보자는 천공의 설명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면서 “저처럼 일반 방문객들은 청와대 경내 지리가 낯설어 두리번거릴 텐데 천공은 서슴없이 앞장서는 모습이었다"고 귀띔했다.
천공은 경내의 침류각(枕流閣)을 가리키며 집 크기와 생각의 크기를 동일시하는 설명도 내놓았다.
“사람이 생각이 작을 때, 우리 진화 다 안 했을 때, 그럴 때는 사람이 생각이 작아. 작으면 집도 작아지는 거야. 요즘에는 생각이 크니까 전부 다 큰 집에 살려는 거야. 그만큼 사람이 큰 거야. 국민들이 그만큼 큰 거야.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의 생각이, 마음이 커진 거야. 그러니까 집이 쪼매하면(작으면) 이상한 거지. 옛날에는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았으니까 요만한 (작은) 집이면 되는 거야.”
침류각은 앞면 4칸, 옆면 2칸에 팔작지붕이 얹혀 있는 건평 78㎡의 전통가옥으로 조선시대 기준으로 결코 작은 집이 아니다.
천공은 청와대 경내가 익숙한 듯 둘러보다가 잠시 멈춰서서 수시로 일행에 설명 또는 강의를 했으며 제보자는 30~40분 동안 일행과 함께 걸으며 발언 내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천공이 걷거나 멈출 때 최측근으로 알려진 신모 씨가 시종 가까운 거리에서 검은 옷 차림으로 수행해 눈길을 끌었다.
천공은 윤 대통령의 숨은 스승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무속인이다. 일요신문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뒤 유명 연예인을 비롯한 지인들과 나눈 대화를 담은 35분 분량의 녹취파일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었다.
천공은 녹취에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게) 큰일 준비해라. 내가 시켰다"고 말해 자신이 대선 출마를 권했다고 소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애들이 석열이를 수원고검장 보내려 했는데 내가 가지 말라고 했다"고도 말했다. 대통령실은 천공 발언의 진위를 묻는 일요신문의 질의에 "천공과 관련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천공은 대통령을 '석열이'라고 호칭하는 등 대통령과 관련된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법과 원칙에 따라 발언자인 천공에 대해 강력히 대처한 흔적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천공은 지난 2009년 유부녀인 여제자 신모 씨와의 간통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을 때 재판부에 의해 '사이비종교 교주'라고 판결문에 적시되기도 했다. 신 씨는 천공이 운영하는 정법시대문화재단 등의 핵심 임원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도 초청받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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