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문수, 계엄령‧윤석열 축출 놓고 격돌

"이재명 인생 이야기, 많은 한국민 심금 울려"

국가통합 위한 중도 실용 노선 이재명 조명

"김문수, 오랜 갈지 자 행보…극우 전향 진보"

"김문수 대선 후보로 국힘당은 더 우향우"

"6·3 대선은 윤석열의 계엄령이 촉발한 정치 투쟁의 연장이다." "이번 선거전은 정책보다는 윤석열과 우익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투표로서 치러지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대선 후보들은 한국의 분열 치유를 맹세하나 극과 극'이란 11일 자 기사에서 한국의 6·3 조기 대선이 작년 12·3 계엄령 불법 선포로 인한 윤석열의 대통령직 파면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렇게 규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3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출정식 및 첫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5.12 [공동취재]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3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출정식 및 첫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5.12 [공동취재] 연합뉴스

NYT "윤석열과 우익 국힘에 대한 국민투표"
이재명·김문수, 계엄령·윤석열 축출 놓고 격돌

뉴욕타임스는 이재명과 김문수가 각각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됐고 1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다고 전한 뒤 두 후보는 "윤석열의 계엄령 선포와 그의 축출을 놓고 양극화한나라의 정반대 편을 대표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둘 다 당선되면 국가 통합을 약속했지만, 정치적 분열을 메우지 못할 것 같다"라고 우려했다.

NYT는 지난 주말 친윤석열 당 지도부의 전무후무한 반민주적·반헌법적 '후보 교체 쿠데타'의 실패를 소개한 뒤 김문수의 대선 후보 확정을 국힘당의 '극우화'로 해석했다. NYT는 "국힘당은 내란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는 윤석열과의 관계를 끊는 대신에 윤의 고용노동부 장관이었던 김문수를 선택함으로써 더욱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면서 작년 12월 국회가 계엄령 사과를 요구했을 때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사과를 거부했던 일을 소환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의 계엄령을 "실수"라고 말했지만, 윤석열이 국회에서 민주당의 방해 전술 때문에 그러한 극단적 조치를 하게 했다고 비난했다는 김문수의 발언도 전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2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꽃목걸이를 받고 있다. 2025.5.12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2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꽃목걸이를 받고 있다. 2025.5.12 연합뉴스

"김문수 대선 후보로 국힘당은 더 우향우"
"오랜 '갈지 자' 행보…극우보수 전향 진보"

김문수에 대해 NYT는 '보수로 전향한 진보주의자'라면서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오랜 기간 '갈지(之) 자' 인생 여정을 이어왔다"고 소개했다. 반정부 운동으로 서울대에서 두 번 제적되고 학생들의 노동 현장 위장취업을 이끈 1970년~80년대 "유명한 진보적 운동가였다"고 했다.

그러나 NYT는 "김문수는 또한 이단자였다"며 "많은 운동가가 한국의 민주화 이후인 1990년대에 민주당에 들어갔지만, 김문수는 보수 진영으로 가서 국회의원과 도지사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로 김문수는 소련 진영 붕괴를 지켜보고 '혁명론자'나 '반미주의자' 시각을 포기했다고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지난 10년 여러 번 출마했다가 떨어지는 사실상 '정치 낭인'으로 지내던 중 지난해 윤석열이 고용노동부 장관에 임명하면서 현실 정치에 복귀한 과정도 설명했다. NYT는 "그는 주로 극우 발언으로 유명해졌다. 리버럴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친북이라고 비난하면서 '처형해야 마땅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경쟁자인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89.77%의 압도적 득표로 선출된 것과 관련해 김문수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말고 누가 자기 당에서 89.77%를 얻느냐"면서 ""이미 독재자"라고 비판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또한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친북·친중 정책을 펴고 한미동맹을 희생할 것이란 주장도 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3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5.12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3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5.12 연합뉴스

"이재명 인생 얘기, 많은 한국민 심금 울려"
국가통합 위해 중도 실용 정책 이재명 조명

반면, 후보 등록 직전 거의 마지막 순간에 '조희대 대법원의 사법 쿠데타'를 딛고 일어선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내란과 억압의 구시대 종식과 희망의 새 시대 개막을 내걸었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김문수와는 달리 "많은 한국민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면서 이재명 후보의 인생 이야기를 비교적 아주 자세하게 다뤘다. 10대 시절 여덟 식구가 성남 빈민가의 반지하 단칸방에서 살며, 부모님은 쓰레기 수거와 공중화장실 청소로 생계를 꾸렸고, 이 후보는 초등학교 졸업 후 열악한 환경에서 소년공으로 일했으며, 그 과정에서 왼팔이 프레스 기계에 눌리는 사고로 평생 장애를 얻게 된 얘기를 소개했다. NYT는 "뒤에서 아버지의 더러운 손수레를 밀던 중 등교하는 여학생들을 볼 때, 너무 창피해서 골목으로 숨었다. 그러나 나의 비참한 삶이 역경을 뚫고 나아가도록 내게 힘을 주었다"고 했던 이재명의 술회를 전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7일 대선후보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이 후보는 소위 '흙수저' 그 자체다. 최근 펴낸 책에서 어린 시절을 기록한 대목의 첫 문장을 '나의 어린 시절은 참혹했다'고 쓸 정도로 이 후보는 가난과 불우한 가정환경을 견뎌야 했다. 사진은 1978년 야구 글로브 공장인 '대양실업' 소년공 시절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모습. 2025.4.27 [이재명 후보 측 제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7일 대선후보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이 후보는 소위 '흙수저' 그 자체다. 최근 펴낸 책에서 어린 시절을 기록한 대목의 첫 문장을 '나의 어린 시절은 참혹했다'고 쓸 정도로 이 후보는 가난과 불우한 가정환경을 견뎌야 했다. 사진은 1978년 야구 글로브 공장인 '대양실업' 소년공 시절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모습. 2025.4.27 [이재명 후보 측 제공] 연합뉴스

그리곤 중·고교를 못 다닌 이 후보가 대학 시험에 통과한 뒤 "인권변호사, 시장, 도지사, 국회의원, 마침내 한국 최대 정당의 대표와 두 차례 대선 후보가 됐다"며 "그의 정치 경력을 앗아갈 뻔했던 범죄 혐의들뿐 아니라 목숨을 노린 시도에서도 살아남았다"라고 썼다.

또한 성남 시장 시절 무료 교복과 무료 산후조리 서비스 제공, 도지사 시절 청년들의 취업 준비나 등록금 납부를 위한 현금 수당 지급 코로나 팬데믹 당시 전 도민 재난 지원금 지급 등과 함께 불법 음식점들이 판치던 도내 계곡 정비 사업을 소개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두 번째 대선에 출마하면서 이재명은 정치보복을 하지 않고 국가 통합을 위해 일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중도층 유권자에게 더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쥐를 잘 잡으면 그게 좋은 고양이다"라는 이재명의 말을 인용해 그의 중도 실용 정책도 조명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은 '친중 반미'라는 보수 세력의 비난에 맞서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지역 안보를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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