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민아빠가 프란치스코 교황 영전에
존경하고 친애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선종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세상 곳곳의 고통받는 약자들과 소수자들의 편에서 따뜻한 위로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어 가톨릭 역사상 가장 개방적이고 포용력 깊은 교황으로 남으셨습니다.
특별히 저에게는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고 괴로움에 몸부림 칠 때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서 제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시며 마음에 평온을 빌어주시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당시 정치적 중립을 위해 노란 리본을 떼는 게 좋다는 이들의 말씀을 듣고 교황께서는 “인간의 고통앞에 중립은 없다” 며 단호하게 거절하셨습니다. 제가 46일 힘든 단식을 하고 있을 때 한국 모 추기경은 유가족이 양보해야 한다며 박근혜 손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언제나 그러하셨듯 약자인 저희들의 손을 잡아 주셨습니다.
그때 받은 위로와 사랑을 평생 잊지 못합니다. 저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그가 베푼 참사랑과 관용의 은혜를 오래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벌써부터 그분의 빈자리가 허전합니다.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이자, 참된 종교인이셨던 프란체스코 교황님의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2025년 4월 21일
유민아빠 김영오 올림
* 세월호 유족 김영오 씨(유민아빠)가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쓴 편지입니다. 자신의 SNS에 게재하고 시민언론민들레에도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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