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통해 윤석열 퇴진 1인 시국선언
극우단체에 고발 당한지 5개월만에 "무혐의"
"교육자의 정치 기본권 확보 디딤돌 되길"
지난해 11월 윤석열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해 극우단체로부터 고발된 현직 장학사가 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15일 <시민언론 민들레> 취재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지난 7일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이광국 전 인천광역시북부교육지원청 장학사(현 안남고등학교 교사)에 대해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앞서 이 전 장학사는 지난해 11월 8일 현직 장학사 신분으로 <민들레> 기고를 통해 '윤석열 퇴진 1인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퇴직 교사의 시국선언은 있었지만, 현직 교육 당국자로는 첫 사례였다.
이 전 장학사는 당시 시국선언문에서 "정치·경제·외교·안보·교육·문화 등 전 사회를 아우르는 일국의 지도자가 이렇게 부정, 부패, 비리, 무능이 끊임없이 계속되는데도 여전히 대통령 직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곧 중대한 헌법 위반이나 다름없다"며 윤석열 퇴진을 촉구했다.
대학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던 시기, 이 전 장학사가 한 시국선언은 언론의 주목을 받아 여러 매체에서 보도됐다. 특히 현직 교육당국자가 한 첫 번째 시국선언인 만큼 사정 당국과 교육 당국 등도 시국선언 확산을 우려하며 예의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극우단체인 자유대한호국단은 시국선언 나흘 뒤인 지난해 11월 12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면서, 이 전 장학사를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지만, 결국 5개월 만에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이 전 장학사는 <민들레>와 통화에서 "교육자로서 응당 필요한 목소리를 냈을 뿐"이라며 "내란을 막고 헌법을 지켜준 수많은 분들 덕분으로 구출된 것 같아 모든 민주시민들께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이광국 전 인천북부교육지원청 장학사(현 안남고등학교 교사)와 인터뷰.
-현직 장학사 1인 시국선언의 당사자로서 이번 무혐의 결정이 어떤 사회적 의미가 있다고 보는지?
"현직 장학사 1인 시국선언에 대해 무혐의 결정 통지서를 받고서 순간 북받쳤다. 그동안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 거대하게 벌어지는 현안들에 비하면, 한 개인에 대한 경찰의 무혐의 통보지만, 나에게는 우리나라가 정상화될 수 있다는 신호탄이자 상징같이 느껴진다."
-무혐의 통보를 받은 것에 대한 개인적인 소회가 있다면?
"진실에 부합하는 결정을 한 서울경찰청에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이 당연한 결정이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 의아하다. 대통령 탄핵 선고 3일 뒤, 주말을 제외하면 윤석열 파면 다음날 무혐의 결정이 된 셈이다. 만약 지금이 계엄 치하 또는 탄핵 기각 직후였다면 어떤 결정이 나왔을까. 교육자로서 응당 필요한 목소리를 냈을 뿐이고 또 사필귀정일 수밖에 없다고는 해도, 내란을 막고 헌법을 지켜준 수많은 분들 덕분으로 나도 구출된 것 같아 모든 민주시민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시민들 또는 교육자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란 이전부터 나라를 망친 윤석열, 그리고 그의 추종 세력들이 내란 이후에도 다시 나라를 망치려하고 있는 중이다. 윤석열 파면으로 우리 시민들의 역할이 끝난 게 아니라, 사회와 교육의 대전환을 위해 지금부터 다시 노력해야 할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국선언이 특히 그동안 억눌렸던 교육자의 정치기본권 확보 국면에서도 시민들과 교육계의 응원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시국선언 때도 밝혔듯이, 어두울 때 교육자는 시대의 스승 역할을 해내야 할 수밖에 없다. 이번 시국선언이 교육자의 정치기본권 확보를 위해서도 밀알이 되기를 희망하며, 그렇게 형성된 교육자의 역할과 권리는 우리 사회와 교육 발전의 아주 작은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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