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성남FC 광고비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약 12시간에 걸쳐 받았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온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0시 40분쯤 조사를 마치고 성남지청 본관 밖으로 나와 취재진에게 "늦은 시간까지 관심 가져주신 언론인 여러분, 고맙다"고 전했다. 이어 "충실하게 설명할 것은 설명했다"면서 "어차피 답은 정해져서 기소할 것이 명백하고, 조사 과정에서도 그런 점들이 많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며 "오늘 (검찰에서) 제시된 여러 자료들을 봐도 제가 납득할 만한 그러한 것들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조사하는 검찰 측도 고생 많으셨다"면서 "늦은 이 시간까지 기다려주신, 또 함께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 답변을 하지 않고 다른 의원들과 함께 정문 앞까지 걸어가 자신을 기다려준 지지자들과 악수한 뒤 승용차를 타고 귀가했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미리 준비한 A4 용지 6장 분량의 서면진술서를 제출했다. 검찰 측 질문에는 대부분 '서면진술서 내용으로 갈음한다'는 식으로 대응하면서 일부 질문에는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의 구체적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서면진술서에는 기업이 지급한 돈은 후원금이 아닌 광고 계약에 따른 광고비라는 점, 두산그룹의 병원 부지를 용도변경 해준 것은 공익을 위한 적법한 행정이라는 점, 구단의 광고 영업에 관여한 바 없다는 점 등의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검찰은 이 대표 소환조사를 이번 한차례로 마무리하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11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민생 과제 등을 점검한다. 이 대표는 오전 10시 민주당 인천시당 대회의실에서 회의를 주재한 뒤 오후에는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라는 이름으로 인천신항과 모래내시장을 방문하는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간다.

한편 민주당 측은 "검찰의 야당 탄압 조작 수사에 맞서 단일대오로 싸우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검찰이 무혐의 처분으로 끝난 성남FC 광고 건을 다시 꺼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소환했다"면서 "명백한 야당 탄압이며 없는 죄를 만드는 사법 농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남FC는 기업들과 적법한 광고 계약을 맺고 광고비를 받았다.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성남FC 임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해 성남시민의 세금을 절약한 것"이라며 "경남FC는 STX로부터 5년간 200억 원을, 대구FC는 두산건설에서 2년간 50억 원의 광고를 유치하는 등 많은 시민구단이 유사한 방법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그런데도 검찰은 광고 계약에 의한 광고비를 후원금으로 둔갑시키고, 서로 연관도 없는 성남시의 적법한 기업 유치 행정과 성남FC의 정당한 광고 계약을 억지로 엮고 있다"며 "시민구단인 성남FC는 시장 개인의 것이 아니다. 구단 운영비가 부족하면 시예산을 늘리면 그만인데, 아무 이익도 얻지 못할 시장이 광고 유치 때문에 불법을 저지른단 말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결국 검찰의 수사는 정적을 제거하고 야당을 무너뜨리려는 표적 수사이며 조작 수사"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정치 검찰이 왜곡하는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민수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사안을 '개인 문제'라고 말하지만 이 사안의 본질은 야당 탄압"이라며 "윤석열 검찰의 야당 탄압, 정적 제거 수사 앞에 더불어민주당은 하나다"라고 밝혔다.

그는 "자발적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 섰던 민주당 의원들과 당원들은 검찰이 파놓은 조작 수사의 함정에도 법 앞의 평등을 실천하기 위해 나선 이 대표의 동지들"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검찰의 정치 보복이 아무리 매서워도 꺾이지 않겠다는 의지와 법 앞에 평등이라는 우리 사회의 기본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