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일 마침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공수처 비상계엄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이대환 수사3부 부장검사와 수사관들은 이날 오전 8시 2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으로 들어갔다. 이어 8시 4분쯤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공식 돌입했다. 앞서 공수처 수사팀은 오전 7시 19분쯤 관저 앞에 도착했지만 대통령 경호처 측이 정문 안쪽에 미니버스를 대고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관저 입구를 막으면서 40여 분간 대기했다. 결국 공수처와 경찰 관계자들은 차에서 내린 뒤 도보로 이동해 진입했다.

이날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투입된 수사 인력은 공수처 수사관 30명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120명 등 150명이다. 이 가운데 공수처 30명과 경찰 특수단 50명 등 총 80명이 관저에 진입했다. 나머지 경찰 특수단 70명은 관저 밖에서 대기 중이다.

관저 안으로 들어간 인력은 경내에서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으로 추정되는 군부대 병력과 1시간 이상 대치했다. 대통령 경호처 직원이 아닌 수방사 일반 사병들이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동원됐으며, 이들은 관저 경비를 맡고 있는 55경비단 병력으로 알려졌다. 55경비단은 대통령경호법 등에 따라 경호처의 지휘통제를 받고 있다. 

공수처 측은 오전 9시 50분쯤 경비단의 1, 2차 저지선을 뚫고 관저 건물 앞으로 나아가 실내 진입을 시도했으나 이번엔 경호처 직원들과 대치 중이다. 공수처 측은 체포 및 수색 영장을 제시하며 협조를 요청했지만 박종준 경호처장은 경호법과 경호구역을 이유로 수색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 처장은 경찰대(2기)를 나와 경찰청 차장을 지낸 인물이다.

관저 주변에는 윤 대통령의 체포를 저지하겠다는 극우 단체 회원 및 유튜버 6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몰려 있다. 이들과의 충돌에 대비해 경찰 기동대 45개 중대 약 2700명이 현장에 배치됐으며, 기동대 버스 수십대로 관저 앞과 건너편 길가에 길게 차벽을 만드는 등 경비를 강화한 상태다. 경찰은 전날 보수 단체 회원들이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했다며 해산 조치를 진행하고 집회 참가자 2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한 바 있다.

앞서 이날 오전 6시 15분쯤 정부과천청사를 출발한 공수처 차량 5대는 1시간여 만인 7시 19분쯤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팀이) 밤을 새우지 않고 새벽에 출근해 체포영장 집행에 들어갔다"면서 "체포 후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검사로 이대환 팀장과 함께 차정현 수사4부 부장검사를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