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오체투지
권리를 위해 목소리 내는 것이 민주주의 수호
우원식 국회의장 "부모연대가 역할 정말 잘해"
"민주주의 절대 수호!"
"발달장애 권리 확대!"
민주주의 수호와 발달장애 권리 확대를 외치는 목소리가 국회 앞을 울렸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의 오체투지 현장이다.
10일 오전 11시경, 국회 앞엔 서울 각지에서 모인 발달장애인 및 부모연대 회원들로 가득했다. 그들은 민주주의 절대 수호'와 '발달장애 권리 확대'를 외치며 117회의 절을 했다. 117은 부모연대의 요구사항 중 하나인 주거생활서비스예산 117억 증액을 상징하는 숫자다.
오체투지 참가자들은 "안 춥네! 얼마 안 남았어!"라며 서로를 독려했고, 지나가던 시민들은 그들을 응원하거나 뒷정리를 도왔다. 확성기로 연달아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구속을 부르짖던 다른 집회 참가자도 오체투지가 진행될 때는 발언을 멈췄다. 지나가는 몇몇 차량은 경적을 울리면서 응원한다는 외침을 던지기도 했다.
이번 오체투지는 부모연대의 권리보장 운동의 연장선에서 진행됐다. 발달장애인 권리 확대에 힘써왔던 부모연대는 지난 11월 26일부터 ▲주거생활 서비스 117억원 증액 ▲낮 시간 서비스(주간활동) 370억원 증액 ▲자기주도급여형 일자리 58억원 증액 ▲중복장애인 서비스 178억원 증액 ▲특수교육 교원 2만명 증원 ▲특수학교 행동중재 전담부서 교원 1000명 증원 등을 강력히 요구하는 단식 투쟁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단식 투쟁이 9일만에 중단되었고, 이에 운동의 노선을 바꿔 발달장애인 권리 확보와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국회의 예산안 상정 시점까지 매일 오체투지를 지속하기로 했다.
권리를 위해 목소리 내는 것이 민주주의 수호 위한 길
오체투지는 우리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한 '투쟁'
윤종술 부모연대 대표는 "계엄령이 발동돼 전 국민이 탄핵에 관심이 쏠리는 와중에 소외되는 발달장애인 지원 예산 및 장애인 예산 증액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위한 투쟁의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오체투지의 목적을 밝힌 뒤 발달장애인의 권리보장을 외치는 것이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며 시민으로서 권리를 보장받는 길이라 말했다.
탄핵 국면에 장애인들의 권리만 외치는 것은 이기적이지 않냐는 비판도 마주한다며 너털웃음을 짓던 윤 대표는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보호자인 부모들도 사는 세상, 살기 위해 권리를 보장할 것을 외치는 세상이 헌법이 말하는 권리가 보장되는 나라"라면서 "이번 탄핵 국면을 그것이 보장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의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란 어떤 사회냐는 기자의 질문에 윤 대표는 "보호자 사망 후 장애인 자녀의 생활을 걱정하는 장애인 가족들의 가족 집단 자살이 계속되고 있다. 보호자 사망 이후 극심하게 나빠지는 장애인의 생활을 도와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말하는 권리 보장이란 발달장애인이 돌봄 받을 수 있는 충분한 생활 서비스가 보장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더해 윤 대표는 서울시가 발달장애인 지원 예산 및 장애인 활동 지원가 예산을 감액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예산 감액을 이유로 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아래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사업을 폐지했다. 이로 인해 장애인 노동자 400명과 전담 인력 50명이 해고됐다.
윤 대표는 이러한 서울시의 조치는 발달장애인 및 그 보호자의 희망을 꺾는 일이라며 국민의 권리를 보장할 것을 헌법에서 보장하는 대한민국은 국가 차원에서 예산을 증액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국가는 헌법에서 명시하는 국민의 권리를 발달장애인에게도 똑같이 보장해야 하며, 이를 위한 투쟁이라면 매일 매일 오체투지를 감행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 현장 방문해 격려
이날 현장엔 우원식 국회의장도 방문해 부모연대 회원들을 격려했다. 우 의장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변화의 방향은 사회적 약자들이 자기 권리를 잘 지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국회도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발달장애인은 장애의 유형 중에 가장 최근에 인정됐지만 가장 빠르게 확장되어지는 유형이기에 부모연대의 책임과 역할이 크다"면서 "변화는 당사자들이 나서야 이뤄지는데, 부모연대는 그 역할을 정말 잘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사회의 아픈 곳을 아프지 않게 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며 열심히 돕겠다고 말한 우원식 의장은 부모연대 회원들의 환호 속에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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