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부부 변화 가능성 제로"라며 "새 길 찾자" 주장

반성·성찰 없이 김건희 리스크 해소만 내세워

윤 정권 지지하는 극우·친일·일베가 '보수'인가

건강 보수 재건 아닌 극우·수구 단결하자는 선동

좌파에 정권 뺏길까 초조? 동아 변화가능성도 제로

친윤·기득권 언론의 대표인 ‘조중동’ 가운데 최근 동아일보의 ‘일탈’이 눈에 띈다. 극우 계열 자매지나 다름없는 조선일보· 중앙일보가 윤석열 정권의 무능·무책임과 김건희 씨 추문·불법 덮기에 급급해 온 것과 비교하면 동아일보의 ‘다소 정부 비판적인’ 목소리는 일탈에 가깝다.

특히 김건희 씨 명품백 수수 의혹에 관해 동아일보는 줄기차고 강하게 윤 정권을 비판해왔다. 동아일보 이기홍 기자는 얼마전 칼럼에서 김건희 씨에게 “국민에게 사죄하고 사가(私家)로 가 근신해야 한다”고 엄히 꾸짖더니 “사법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주먹을 세게 날린 적이 있다. 동아 칼럼과 사설의 김건희 씨 '귀양론' 내지 '처벌론'은 그저 ‘사과하고 이제 끝내자’는 정도에 머물렀던 조선·중앙 등 다른 어용 매체에 비해 훨씬 강경하고 파격적인 입장이었다.

이기홍 기자가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변할 의향이 없다”면서 보수가 새로운 길을 찾아야한다는 ‘신선한’ 주장을 내놨다. “변화 거부한 尹부부…보수도 더 이상 인질처럼 매일 수 없다” 제목의 15일자 칼럼에서 그는 ‘한 주 전 기자회견을 보니 윤 대통령은 전혀 변하지 않았고 변할 생각도 없었다’면서 그 근거를 이렇게 썼다.

“첫째, 윤 대통령은 내재적 관점으로만 자신을 바라볼 뿐 외부의 시선으로 자신의 상황을 객관화시켜 보는 훈련이 전혀 안 돼 있음을 드러냈다 둘째, 그의 ‘와이프 퍼스트’ 철학은 일반인의 가족 감싸기와는 완전히 다른 초(超 ) 상식의 수준임이 드러났다.”

 

맞는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왜 사과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사과하고 자신과 부인 김건희 씨의 잘못이 무엇인지 모르는 듯 엉뚱한 소리만 쏟아냈다.

이걸 보고 이기홍 기자는 “‘우리 대통령’이라고 옹호하다가는 공멸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다”면서 “보수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박근혜 탄핵의 경험 때문에 보수는 그동안 사실상 윤 부부에게 인질처럼 매인 형국이었다. 좌파에 정권이 넘어가선 안되다는 걱정 때문에 설득해 끌어안고 가려했다. 하지만 이러다간 초가삼간 마지막 칸까지 다 태워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조선일보와 그 아류 매체들과 한 목소리로 극우·수구 기득권 세력의 이익을 대변해 오던 동아일보가 윤석열 정권의 몰락을 감지하며 느낀 초조함과 절박함이 드러나 보인다. ‘빨리 김건희 씨 문제를 털고 가지 않으면 수구세력이 다 죽을지 모른다(초가삼간 마지막칸까지 다 태워 먹을 수 있다)’는 걱정인 것이다. 이기홍 기자가 쓴 것처럼 수구·기득권 세력에게 깊이 남아있는 ‘박근혜 탄핵 트라우마’도 작용했을 것이다.

‘보수 재건’ 운동은 환영할 만하다. ‘새는 좌우 두 날개로 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만약 오른쪽 날개인 ‘보수’가 병들고 다쳤다면 병을 고치고 치료해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그런데 이기홍 기자가 말하는 한국의 ‘보수’는 재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정상적으로 날갯짓하는 새의 한쪽 날개가 맞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한국에서 이른바 ‘보수’는 누구인가? 친일·친미 사대주의와 매국, 부정부패와 권위주의, 반인륜과 반사회적 행태를 보여온 집단이 아니었던가? 가치와 전통을 소중히 여기고 지키려는 건강한 보수가 아니라, 극우와 친일·친미, 탐욕스런 기득권 세력이 ‘보수’라는 이름을 참칭(僭稱)해오지 않았던가? 그동안 이들이 '보수’라는 그럴 듯한 이름으로 포장해 정권을 잡은 뒤 언론을 장악하고 민심을 조작해 그저 사익(私益)을 추구하며 국정을 농단해온 것이다. 그 결과가 박근혜·이명박 두 ‘보수’ 참칭 대통령의 탄핵이었고 구속이었다.

이들 '보수' 참칭 극우 집단을 이끌고 있는 것이 바로 국민의힘 정치인과 당원·지지자들, 이른바 ‘뉴라이트’를 포함한 친일·친미주의 학자들, 조중동 등 수구기득권 언론들이다.  이들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지지하는 영남 지역 반공주의자들과 광화문에 일장기·성조기·이스라엘기를 들고 나오는 노인들, 극우 개신교도, 일베 성향 집단이 이들의 추종자들이다. 이들이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몰상식한 윤석열 씨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냈다. 동아일보 칼럼에는 이런 '보수 참칭' 극우 집단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은 찾아볼 수 없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19년 10월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극우 세력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를 외치며 집회를 열었다. 언론은 이를 '범보수단체 집회'라고 포장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19년 10월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극우 세력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촉구'를 외치며 집회를 열었다. 언론은 이를 '범보수단체 집회'라고 포장했다. 연합뉴스

이기홍 기자는 “보수를 재건해 주체적으로 정권 재창출에 나서야 한다”면서 “이를 주도할 동력은 국힘 당원과 지식인들이고, 대학·싱크탱그·단체 등 온건 보수 지식인들도 나서야 한다”고 했다.  2년 반 동안 이 나라를 전쟁 위기로 몰아넣고, 경제를 1%대 성장으로 추락시키고, 국민을 이렇게 힘들게 만든 ‘보수 참칭 세력'에게 반성과 책임을 묻기는커녕 오히려 다시 뭉쳐 정권 재창출에 나서자는 것이다. 이것이 ‘재건’인가? 이것은 ‘재활용’이다. 오로지 정권을 한번 더 잡기 위해 그동안 나라를 망쳐온 집단을 ‘재활용’하자는 것이다.

“야당·좌파의 정략적 이용 가능성을 엄중히 경고”해야 한다며 여전히 야당을 적대시하고 민주 시민들을 ‘좌파’로 몰아가고 있다. 이것은 ‘보수'로 포장된 극우·수구 집단을 자극하는 정치적 선동이다. 동아일보와 이기홍 기자는 건강한 보수를 ‘재건’해 나라를 되살리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그저 야당과 ‘좌파’를 몰아내 극우와 기득권의 나라를 계속 유지하자고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정치 선동 매체인가? 

이기홍 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이 변할 가능성이 ‘제로(0)’임이 확인됐다”고 단언해서, 혹시라도 동아일보가 이제 윤석열 대통령을 버린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착각이다. 이 기자는 “그렇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버릴 수도 없다”며 그 대신 "김건희 씨 문제를 분리하고 가는 것이 필수 선결조건"이라고 했다. 여당이 야당의 ‘검건희 특검법’ 협상 국면을 주도하면 김건희 씨로서는 “억울한 의혹과 가짜뉴스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이기홍 기자는 김건희 씨가 지금 억울한 의혹을 뒤집어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천지가 무너져도 검찰·법원 포토라인에 못 서겠다면 조용히 아프리카 등 제3세계로 가서 임기말까지 봉사활동을 하라. 여사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한 국민이 다시 윤 정권 지지로 돌아오는 건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하루빨리 부인 문제를 정리하고 정상궤도로 돌아와 달라는 당원들의 뜻이 서명운동을 비롯한 조직적 내부혁신 운동으로 분출돼야 한다. 대통령이 쇄신을 거부하면 아예 보수진영에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압박을 해야한다.”

그리하여 동아일보의 ‘보수 재건론’의 결론과 요지는 이러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혀 변할 사람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쫓아낼 수도 없으니, ‘보수’가 (박근혜 탄핵 때처럼) 궤멸당하지 않고 좌파에게 정권을 뺏기지 않으려면 빨리 김건희 씨 문제를 해소하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압박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극우·수구 집단이 똘똘 뭉쳐야 한다.’

윤 대통령이 변할 가능성이 제로(0)라면서 그를 압박해 쇄신하도록 하자는 것은 도대체 무슨 궤변인가? 결국 동아일보가 내세운 ‘보수 재건론’은 좌파에게 정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수구·보수 매체 동아일보의 정치 선동이었다. 진정한 의미의 건강한 ‘보수’를 재건하자는 뜻으로 착각할 뻔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변할 의향이 없다”고 쓴 것처럼, 극우·수구 언론 ‘조중동’의 한 축인 동아일보 역시 변할 의지도, 그럴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동아일보에게 기득권 집단의 이익이 아닌 시민의 이익을 위해 보도해 주길 바라는 것은 허망한 바람인가?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하는 언론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한 일인가?  동아일보가 부디 극우 가짜보수 재활용이 아니라 건강한 보수 ㅡ진짜보수 재건에 나서주길 간절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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