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간의 의무격리 없애 중국인 해외여행 늘 듯

PCR검사, 격리 폐지로 제로코로나 사실상 폐기

당국 12월 1~20일 감염자수 2억 4800만 추산

네이처, 앞으로 몇 개월간 100만명 사망 추정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26일 베이징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고 있다. 지난 주 중국 당국의 내부회의에서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하루 신규 감염자가 3천7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치를 내놓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전했다. 2022.12.26.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26일 베이징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고 있다. 지난 주 중국 당국의 내부회의에서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하루 신규 감염자가 3천7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치를 내놓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전했다. 2022.12.26.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정부는 자국에 들어오는 입국자들에게 적용해 온 8일간의 의무격리 조치를 내년 1월 8일부터 폐지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3년간 지속돼 온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은 사실상 폐지되게 됐다.

중국정부는 지금까지 모든 입국자들에게 호텔 등 지정 격리시설에서 5일간, 그리고 이어서 자택 등에서 3일간 등 총 8일간의 격리를 의무화해 왔는데, 중국정부 산하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이날 이를 모두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국제적인 감염상황 변화에 맞춰 점차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입국 전 48시간 안에 받은 PCR검사의 음성증명을 제시하고, 비행기 탑승 때 마스크를 쓰는 것은 계속 유지된다.

중국정부는 또 자국 방문을 희망하는 외국인들에 대해 “사업(일)의 재개, 상용, 유학 등과 관련한 비자 발급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형식상 중국 당국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분류기준을 바꾼 데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중국은 COVID-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1월 말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을 페스트나 콜레라 등 가장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해야 할 질병과 같은 급으로 보고 대응해 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최근 유행 중인 주류 변형종 오미크론의 병원성이 약화됐다는 판단에 따라 등급을 낮춘 것을 반영한다. 이에 따라 코로나 바이러스 질병에 대한 기존의 ‘신형 코로나 폐렴’이라는 명칭도 ‘신형 코로나 감염’으로 바꿨다.

 

23일 중국 베이징의 한 발열진료소에서 간호사가 산소탱크를 실어나르고 있다. 이날 현지 매체는 중국 전체 인구의 17.56%에 해당하는 2억5천만 명가량이 이달 1일부터 20일 사이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전했다. 2022.12.23 로이터 연합뉴스
23일 중국 베이징의 한 발열진료소에서 간호사가 산소탱크를 실어나르고 있다. 이날 현지 매체는 중국 전체 인구의 17.56%에 해당하는 2억5천만 명가량이 이달 1일부터 20일 사이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전했다. 2022.12.23 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영국의 과학지 <네이처>는 지난 19일 앞으로 몇 개월간 약 100만 명의 중국인이 코로나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 유행에 따른 치료 혼란으로 치료에 영향을 받게 될 다른 질병 환자들까지 포함하면 사망자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들도 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의 역학부문 수석선문가 우준여우 씨는 이번 겨울에 모두 3차례의 코로나 유행 파도가 밀려 닥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의 제1파는 도시부가 그 중심이고, 내년 1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춘절에 맞춰 사람들이 지방으로 귀성하는 1월 하순~2월 중순에 제2파가, 사람들이 귀성에서 돌아오는 2월 하순~3월 중순에 제3파가 덮칠 것으로 그는 예측했다.

이달 들어 중국에서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대폭 완화하는 조치가 갑작스레 실행되면서 코로나 감염자 급증 사태가 이어지고 있고, 고령자 중심으로 사망자도 급증함에 따라 심각한 의료자원 부족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지난 23일 <아사히신문>은 유출된 중국정부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21일 회의 의사록이 12월 1~20일의 중국 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수를 2억 48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회의에서는 또 내년 1월 하순의 춘절(설)을 앞두고 지방의 코로나 감염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대비해 의료태세를 강화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내용도 의사록에 담겨 있다. 의사록에 따르면,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지난 20일까지 20일간의 누적 감염자수를 총인구의 약 18%에 상당하는 2억 4800만명으로 추산하고, 베이징 시와 쓰촨성에서는 감염자가 50%를 넘은 것으로, 톈진 시와 후베이성, 허난성 등 6개 성 1시에서도 인구의 20~50%가 감염된 것으로 파악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지난 15~16일에 베이징에서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코로나 감염에 대해 “애국위생운동을 과녁을 좁혀서 전개해야 한다. 인민이 주체적으로 건강을 배우고,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도록 지도하라”고 지시했다고 <아사히>가 26일 전했다. 중국정부가 이달 들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대폭 완화한 뒤 감염증이 폭발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뒤 시진핑 주석이 이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발언한 내용이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은 “현재 우리나라의 신종 코로나 대책은 새로운 정세와 임무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그에 따라 “애국위생운동의 조직적 우위성을 발휘해, 문명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실천해서 감염 억제의 큰 방어선을 구축”하고 “인민 생명의 안전과 신체 건강을 확실하게 지키도록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애국위생운동에 대해 “70년 이래 당의 지도 아래 중대한 감염증 유행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건강 수준을 높이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하면서 “전국의 동지들이 전통을 계속 이어받아 새로운 공헌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런 발언은 지난 달의 대규모 항의시위에 이어 감염증이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위기의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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