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한', 200만 원 주고 산 앱을 대회에 출품?

진은정 변호사의 언니가 개발자에 의뢰한 의혹

안진걸 "상상 할 수 없어…이런 걸 수사 안 하나"

박창진 "경찰이 특권 세력의 개가 돼선 안 된다"

오동현 "야권엔 가혹, 여권엔 너무나 자비로워"

박은정 "윤석열 부부와 함께 비참한 말로 맞을 것"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대구 서구 김상훈 의원 지역구 사무실 건물 한 회의실에서 당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6.27.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대구 서구 김상훈 의원 지역구 사무실 건물 한 회의실에서 당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6.27.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딸의 각종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해 경찰이 재수사를 하지 않고 최종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후폭풍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정치검찰 못지않게 극심한 권력 눈치보기와 편파 수사 행태를 반복하는 경찰을 두고 야권은 물론 시민사회도 엄중한 질책을 가하며 예의 주시하는 중이다. 관련 기사 ☞ 한동훈에 꽃길 깔아준 경찰…딸 '허위 스펙' 최종 면죄부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과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 모임 오동현 대표, 을들의연대 박창진 대표 등은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동훈 전 위원장 일가에게 면죄부를 준 경찰을 규탄하는 한편 '한동훈 특검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은정 의원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자녀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해 경찰이 재수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기다렸다는 듯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마치 경찰이 한동훈 전 위원장 가시는 길에 걸림돌을 치워준 모양새"라며 "경찰이 깔아준 꽃길을 즈려밟고 여의도로 돌아와서 좋으신가? 본인의 말마따나 '죽는 자리'인데 마냥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딱하다"고 꼬집었다. 한 전 위원장이 지난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을 하면서 "국민의힘 당대표는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죽기 딱 좋은 위험하기만 한 자리"라고 말한 부분을 비꼰 것이다.

박 의원은 "알고도 모른 척하겠지만 지금 국회에는 한 전 위원장의 여러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특검법이 발의돼 있다. 조국혁신당이 당론 1호 법안으로 지난달 30일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이 그것"이라며 "경찰에서 이번에 또 한 번 봐준 자녀 논문, 대필 등 가족 입시 비리 의혹 외에도 한 전 위원장이 특검 수사를 받아야 할 의혹들은 차고 넘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발 사주 총선 개입 의혹 ▲윤석열 징계 취소 소송 직권남용 의혹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설명 때 피의사실 공표 의혹 ▲위법한 시행령으로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 등을 열거했다.

이어 "경찰의 재수사 포기와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로 다시금 한동훈 특검법의 필요성이 재부상하고 있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도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 동의를 표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면서 "조국혁신당 의원 12명이 야권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한동훈 특검법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검법의 국회) 통과는 시간 문제"라고 자신했다. 박 의원은 "민심에 반응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했던 한 전 위원장의 출사표 한 대목을 다시 가져와 "오로지 민심과 국민 눈높이에 맞게 특검법을 수용해 당당히 수사받고 떳떳하게 정치하라"며 "끝까지 자신을 둘러싼 비위 의혹에는 눈 감고 국민들을 호도하려 한다면 또 다른 특검이 예비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함께 비참한 말로를 맞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 모임 오동현 대표, 을들의연대 박창진 대표 등과 함께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과 관련한 경찰 수사를 규탄하며 '한동훈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24.6.27.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 모임 오동현 대표, 을들의연대 박창진 대표 등과 함께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과 관련한 경찰 수사를 규탄하며 '한동훈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24.6.27. 연합뉴스

안진걸 소장은 지난 2022년 5월 8일 한 전 위원장 딸의 논문 대필과 해외 웹사이트 에세이 표절, 앱 대리 출품, '2만 시간 이상 무료 과외를 했다'는 취지의 봉사활동 부풀리기 등 각종 스펙 의혹과 관련해 한 전 위원장 부부와 딸을 업무방해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던 당사자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이를 무혐의 처리하자 지난 4월 4일 서울경찰청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것도 안 소장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할 때 정말 여러 언론에서 특종 보도가 있었다. 한 서울대 교수(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조국 교수 집안에서 있었던 의혹과는 비교가 안 되는, 최소 10배 이상은 더 심각한 비리들이다'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면서 "너무나 명백한 자녀 입시 비리가 있었기 때문에 경찰이 정치검찰과는 달리 재수사에 나서는 거 아니냐는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경찰은 한동훈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에 도우미로 전락해 그런 부당한 결정을 했다"고 개탄했다.

안 소장은 취재진을 향해 "제가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겠다. 여러분의 자녀분들이 앱 경연대회 또는 어떤 경진대회에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스스로 논문도 제출하고 앱도 제작해서 제출했는데 황당하게 떨어졌다(고 하자). 그런데 한 전 위원장의 자녀는 학생 입장에서는 엄청난 거금인 200만 원을 주고 앱을 사서 제출해 수상했다"면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저도 상지대에서 (초빙교수로) 오랫동안 강의를 했는데 요즘 그런 짓 하는 학생 없다"고 말했다.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2022년 5월 8일 페이스북에 썼던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논문에 관한 '팩트 체크' 일부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2022년 5월 8일 페이스북에 썼던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논문에 관한 '팩트 체크' 일부

한 전 위원장의 딸인 알렉스 한(미국 이중국적자)은 이모 진모 씨의 두 자녀와 함께 전문 개발자에게 돈을 주고 산 애플리케이션을 미국 학생 경연대회에 출품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2022년 5월 10일 MBC 보도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의 장녀는 만 14살로 중학생이었던 2019년, 18세 이하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앱 제작대회 '테크노베이션(Technovation Girls)'에 '셰어리'(SHAREEE)'라는 앱을 출품해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셰어리'는 시·청각 장애인이 도움을 요청하면 사전에 등록된 봉사자들과 연결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는 앱이다.

하지만 MBC 측이 앱의 시연 영상에 노출된 전화번호로 연락한 결과, 전화를 받은 한 개발자는 "크몽으로 의뢰받았던 거다. 금액은 200만 원이었다"며 "학생 방학 때 숙제라고 앱을 만들어야 된다고 했다"고 답했다. '크몽'은 프리랜서 전문가에게 일을 맡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 개발자는 "(의뢰인의) 동생이 변호사라나 그러면서 그렇게 얘기를 했다"며 신원을 알 수 없는 중년의 여성이 온라인 대화로 의뢰했다고 전했다. 개발자는 이 여성으로부터 서울시 장애인 앱을 참고하라는 주문을 받았고, 학생들과는 앱 개발에 대해 직접 소통한 적은 없다고 털어놨다.

한 전 위원장의 부인 진은정 씨는 변호사이고, 그 언니는 미국에서 입시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해당 대회 규정에는 '코드 작성을 포함해 학생이 제출하는 어떤 부분도 (외부인이) 제작할 수 없다'고 돼 있다.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측은 "대회엔 사업 계획, 홍보 영상, 앱 소스코드를 출품하도록 되어 있는데 딸은 아이디어, 홍보 영상 제작에 참여했고 앱 제작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딸은 숱한 스펙 쌓기 의혹 끝에 지난해 4월 미국 명문대학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입학했으나 여러 논란이 가시지 않아 미주 한인들이 MIT 입학 취소 청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이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 모임 오동현 대표, 을들의연대 박창진 대표 등과 함께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과 관련한 경찰 수사를 규탄하며 '한동훈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24.6.27. 안진걸TV 갈무리
민생경제연구소 안진걸 소장이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 모임 오동현 대표, 을들의연대 박창진 대표 등과 함께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자녀 입시비리 의혹 등과 관련한 경찰 수사를 규탄하며 '한동훈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24.6.27. 안진걸TV 갈무리

안 소장은 "분명한 팩트는 200만 원 주고 산 앱을 경연대회에 부당하게 제출해서 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기관에 물어볼 필요도 없이 당연히 부정행위고 업무방해"라며 "그런데 경찰은 기관에 물어봤더니 답이 없다, 규정이 미비하다, 심사를 부실하게 했다고 한다.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어이없어했다.

아울러 "또 하나, 벤슨(케냐 출신 대필 작가)이라는 사람이 '내가 논문 대신 써줬다'고 자백을 했다. 이것도 명백히 업무방해다. 그 벤슨에게도 분명히 금전 대가를 줬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이런 걸 수사 안 하면 무엇을 수사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안 소장은 "그런 상황에서 경찰이 수사심의위원회까지 열어놓고도 기각을 해서 국민들 분노가 지금 비등하고 있고 박은정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이 다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며 "채 상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그리고 한동훈 특검법으로 이 정치검찰 불법 비리 세력, 무도한 비선 권력 세력을 끝장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동현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성역인가? 이들에 대해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자료들이 드러나고 있지만 정치검찰과 윤석열 대통령 정권에 장악된 경찰은 이들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야권 인사에 대해서는 가혹할 정도로 무자비하게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진행하면서 여권 실세들에 대해서는 너무나 자비롭다. 선택적 수사, 선택적 기소에 많은 국민이 검찰과 경찰을 불신하고 분노한다. 공정과 상식에 맞게 국민들 분노를 진정시키고 모든 의혹을 밝혀낼 수 있도록 한동훈 특검법이 꼭 통과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박창진 대표는 잘 알려진 대로 대한항공 객실사무장 출신이며 2014년 당시 한진그룹 오너가 조현아 부사장이 일으킨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의 피해 당사자다. 발언에 나선 박 대표는 "경찰을 비롯한 국가 권력이 일부 특권 세력과 권력만의 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공권력의 올바른 책무는 오히려 다수 '을'들의 정의로운 지팡이가 되는 것"이라며 "공정한 기준과 본연의 가치에 맞게 권력 관련 수사에 임하여 달라. 공동체 전체의 정의와 공정, 그리고 상식을 지켜달라"고 경찰에 매섭게 당부했다. 그는 "아울러 저희 '을들의 연대'는 원칙을 지키는 국가를 위해 한동훈 특검법의 신속한 처리를 정치권에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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