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최후 수단으로 서울구치소에서 연설
법무부 수용…KBS광주 측이 구치소 방문 녹화
"옥중 당선 드라마를…소나무당이 탄핵 선봉에"
재판부 보석 기각하자 법정 출석 거부, 단식 돌입
동교동계 원로들 "단 하루라도 석방해야" 탄원서
광주 서구갑에선 송 대표 아내‧자녀가 지지 호소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가 옥중 TV 연설에 나섰다. 보석 신청을 재판부가 끝내 거부함으로써 유권자들을 상대로 대면 유세 한 번 못하게 되자 최후의 수단을 선택한 것이다. 송 대표는 보석 기각 이후 항의 차원에서 재판 출석을 거부하며 곡기까지 끊은 상태다.
광주 서구갑 선거구에 옥중 출마한 송 대표는 4일 저녁 방송된 KBS 광주방송총국 녹화 선거 연설에서 "유권자 여러분,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정치 보복으로 감옥에 갇힌 저의 손을 잡아달라"며 "윤석열‧한동훈 검찰범죄정권 탄핵의 선봉이 되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 1년 간 누가 윤석열 검찰독재에 맞서 최전선에서 싸웠나. 민주당, 조국혁신당인가. 아니다. 송영길과 소나무당 동지들이었다"면서 "저의 옥중 당선은 검찰독재의 협박‧공포 정치의 종식이 될 것이고, 별건 수사와 정치 보복에 대한 국민의 심판의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선 "180석 민주당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도 탄핵 못 했는데 광주 8석 모두 민주당을 당선시킨다고 탄핵이 되겠는가"라고 했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에 대해선 "가족 전체가 워낙 공격을 받다 보니 가족이 인질이 되어 자기 방어에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또 광주 지역 민주당 후보들은 민형배 의원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초선 도전자라며 "초선 의원이 윤석열‧한동훈 정권의 맞상대가 될까"라고 했고, 민주당 광주서갑 조인철 후보가 기획재정부에서 일했던 이력을 겨냥해 "기재부 관료 출신이 검찰 독재 정권과 싸울 수 있겠는가"라고 연이어 의문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존재감 있는 정치인 부재로 변두리가 된 광주 정치를 대한민국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송 대표는 "제가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윤석열‧한동훈‧김건희 범죄 세력을 반드시 법정에 세우겠다"며 "저와 소나무당 비례대표 후보 8명을 국회로 보내주시면 1년 안에 윤석열 정권을 탄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연설 마지막까지 "송영길의 옥중 당선 드라마를 만들어 달라"면서 "윤석열 탄핵과 정권 창출의 선봉이 되겠다"고 간곡하게 말했다. 지역 발전 공약으로는 전남-제주 간 해저터널 추진, 광주 군공항 이전 및 이전 부지 개발 등을 제시했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 2월 27일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한 뒤 소나무당을 창당하고 광주 서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재판부가 지난달 29일 증거인멸 가능성 등을 이유로 보석을 기각하면서 옥중에서 4‧10 총선을 치르게 됐다. 송 대표는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법정 출석을 거부하고 있고 지난 2일부터는 "감옥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선거운동 수단"이라며 단식에까지 돌입했다. 그러다 구치소 안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 TV 방송 연설을 녹화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고 법무부는 이를 수용했다.
공직선거법 71조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는 소속 정당의 정강·정책이나 후보자의 정견, 기타 홍보에 필요한 사항을 발표하기 위해 선거운동 기간 중 텔레비전 및 라디오 연설을 할 수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후보자가 1회 10분 이내에서 지역방송시설을 이용해 텔레비전 및 라디오 방송별 각 2회 이내 연설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KBS 광주방송총국은 4일 오전 9시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송 대표의 연설 장면을 촬영했다.
선거 후보자가 구치소 안에서 방송 연설을 녹화하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니다. 박주선 전 의원은 2004년 현대 비자금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같은 해 제17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옥중 출마한 바 있다. 당시 교정당국의 허가를 받아 서울구치소에서 평상복 차림으로 TV 연설을 했으나 낙선했고, 이듬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재 광주 서구갑에서는 송 대표를 대신해 아내 남영신 씨와 딸 현주 씨, 아들 주환 씨가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지낸 최대집 소나무당 의료보건특별위원장도 전남 목포에 출마해 지역구에서 뛰고 있다. 소나무당의 비례대표 정당 기호는 29번이다. 비례대표 후보는 1번 노영희 변호사, 2번 변희재 미디어워치 전 대표, 3번 손혜원 전 민주당 의원, 4번 정철승 변호사, 5번 권윤지 작가, 6번 김도현 전 주베트남 대사, 7번 정다은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8번 마화용 서울시당위원장 등이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원로인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과 김원기·문희상·임채정 전 국회의장, 정대철 헌정회 회장과 정균환 부회장, 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은 지난 3일 송 대표의 보석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하루라도 유권자의 얼굴을 마주 보게 하는 것이 헌법상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라며 "선거 기간에 단 하루라도 송영길의 보석을 허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