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 칼럼]핵오염수 막는 민주주의 촛불 연대

'2024 핵오염수 STOP 세계시민 행진'에 맞춰

제1인자 민중이 2인자인 권력 횡포 저지해야

“전갈이 간청해서 개구리 등에 올라가 강을 건넌다. 건너는 도중, 전갈의 눈에 개구리의 목덜미가 보인다. 킬러 본능이 작동한다. 찌른다. 결국 개구리도 죽고 전갈 자신도 강물에 빠져 죽는다.”

널리 알려진 라퐁텐 우화의 하나다. 자신마저 죽을 걸 알면서도 찌르고 보는 게 전갈의 본능이라는 우화다. ‘결과가 자신에게 유리하건 말건 저질러놓고 보는 게 생물체의 본능’이라는 교훈을 남긴다.

전갈처럼 찌르고 보는 권력의 생리

사람도 생물체요, 사람이 모여 만든 권력도 생물체의 속성을 고스란히 가진다. 총기가 철부지의 손에 들어가면 총기 난사가 일어난다. 권력을 손에 쥔 권력자는 백성이 죽든 말든 나라가 망하든 말든 질러놓고 본다. 푸틴도 젤렌스키도 네타냐후도 예외가 아니다. 전쟁은 권력자의 호르몬이 지배한 결과일 뿐 다른 요인은 핑계에 가깝다. 

미국 대통령도 기후협약을 탈퇴할 수 있으니 탈퇴하고 본다. ‘기후위기야 어찌 됐건 이래 봬도 내 독침은 건재하다구.’ 일본 총리도 마찬가지다. 원전 오염수를 버릴 수 있으니 버리겠다고 떠든다. ‘바다야 오염되건 말건, 내 독침도 쓸 만하다구.’ 

권력의 세계는 조폭의 행태가 말해준다. 2인자가 자신의 권력을 확인하는 방법은, 두목에게 ‘개기는’ 것이다. 뻘짓을 해서 집단을 긴장케 만든 후 분노한 두목에게 주먹세례를 받는 것이다. 그러면 그 2인자는 그 힘을 확인한 것을 기쁘게 여기고, 두목을 깍듯이 받들어 모신다. 조폭의 생리이자 권력세계의 생리다.

제1인자 민중이 2인자인 권력 횡포 저지해야

하지만 그 두목은 누구인가. 예전 같으면 왕이고 대통령이겠지만 이젠 다르다. 지금은 백성이 두목인 세상이다. 시대가 그렇게 바뀌고 있다. IT기술이 그 추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갖고 있는 뜻과 가치가 공동체의 의사결정에 직결되는 그런 기술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의사결정을 위임할 수밖에 없었던 대의제 민주주의 시대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능력이 안 되는 권력자들은 내심 주인인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반대해서 나서주기를 기다린다. 그때까지 계속 ‘이상한’ 짓을 하기 마련이다.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보편적 가치에 대한 판단력을 갖추지 못한 자의 본능이다. 

세상은 선의나 정의보다 이런 호르몬이 바닥에서 작동하고 있다. 2인자들은 자신의 지위가 불안한 나머지 두목인 백성에게 자신을 벌해 달라는 잠재의식이 작동하는 것이다. 그래야 안심할 수 있는 호르몬이 나와준다.

 

2023년 6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방사능 오염수 중지 한일 시민행진' 모습. 
2023년 6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방사능 오염수 중지 한일 시민행진' 모습. 

누가 주인인가? 의사표시 분명하게

‘핵오염수 반란’도 그렇다. 그들은 불안해진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전갈의 독침’ 같은 ‘원전 오염수 바다 방출’ 협박도 그 진실은 바로 이런 권력자의 퇴행적 본능이다. 그렇다면 말려야 한다. 우리도 그 어리석은 짓에 대해 경고하여야 한다. 분명하게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 누가 지구촌과 그 나라의 주인인가? 

대의제로 운영되는 민주주의는 한계가 있다. 대리운전보다 자신의 차는 직접 운전해야 한다. 자율운행 시대로 접어들더라도 명령은 주인이 직접 내리지 않은가? 지금의 대의제는 그 명령에 반기를 드는 2인자들로 가득차 있다.

권력오류가 지구와 인류를 망치고 있는데, 민중적 저항이 미미한 상태다. 이러한 폭거는 언제든지 되풀이 될 수 있다.  비극은 저지되어야 한다. 주인이자 두목인 민중의 거부만이 가능하다.

 6월8일 '핵오염수 STOP 세계시민 행진'

거부를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에게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촛불 민주주의가 있다. 그 성숙한 주인의식이 발휘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민중과 그 리더들이 있다. 나라마다 촛불에 준하는 민중운동과 그 리더들이 있다. 앞선 유럽은 물론이고 일본에도 그런 그룹이 있다. 

그리고 권력 호르몬을 이겨내고 선의를 지향하는 정치인들과 동지로 연대하는 것이다. 2023년 여름 미국에서 방류 중지를 주도한 뉴욕 주지사와 의원들 그리고 매사추세츠주 의원들이 그들이다. 그런 정치인들은 소수이지만 확률적으로 존재한다. 

그들과 함께 백성들이 모여 의지를 표명하여, 나쁜 호르몬에 굴복한 2인자들의 오류와 과오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 두목으로 등극하는 지구촌 주인답게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오는 6월 8일, 교토에서는 '핵오염수 STOP 세계시민 행진'이 거행된다. 그 행진의 취지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유토피아는 어떤 결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 과정에 있고 그 사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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