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문화예술회관서 '1주년 기념 한마당' 성료

"민들레 직원 땀과 노고 1%, 시민 지지 99%"

"망가질 대로 망가진 한국 언론 바꿔달란 소망"

유시민, 조국, 용혜인 등 각계 축하 메시지 보내

정태춘·박은옥 1시간 특별공연에 감동의 물결

10일 오후 서울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시민언론 민들레 1주년 후원한마당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2023.11.10. 사진작가 이호
10일 오후 서울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시민언론 민들레 1주년 후원한마당에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2023.11.10. 사진작가 이호

시민언론 민들레 창간 1주년을 기념하는 한마당 행사가 후원회원과 독자 등 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참석자들은 민들레 구성원들의 인사말과 내빈 축사를 들은 뒤 정태춘, 박은옥 씨의 특별공연을 감상하며 1주년을 축하했다. 지난해 11월 15일 첫발을 내딛은 시민언론 민들레는 압수수색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꺾이지 않는 붓’을 지키며 1년을 버텨왔다.

10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1주년 기념 후원한마당 ‘이 땅 곳곳에 민들레 꽃씨를’은 국제정치평론가 문희정 씨와 시민언론 민들레 김성진 기자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명재 민들레 대표는 기념사를 통해 “지난해 6월 새로운 시민언론 창간을 위해 뜻을 모은 후 창간까지 5개월이 걸렸고 이제 그로부터 1년이 흘렀다”며 “다들 어렵다고 했던 일이었고 반신반의하는 이들이 많았고 고비가 많았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가 함께 헤쳐 나가며 이겨내 오늘 이 자리까지 온 것은 민들레 직원의 땀과 노고가 1%, 시민의 응원과 지지가 99%였다”면서 “민들레에 대한 응원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한국 언론의 현실에서 언론다운 언론, 시민과 함께하는 언론을 만들어 달라는 바람이며 요구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축하 이상으로 앞으로의 각오를 다지려고 한다”며 “다른 언론이 보지 않는 것을 보고, 묻지 않는 것을 묻고, 쓰지 않는 것을 쓰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10일 오후 서울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시민언론 민들레 1주년 후원한마당에서 에디터와 기자들이 시민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와 있다. 2023.11.10. 사진작가 이호
10일 오후 서울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시민언론 민들레 1주년 후원한마당에서 에디터와 기자들이 시민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와 있다. 2023.11.10. 사진작가 이호

민들레의 분야별 각종 기사를 작성하는 에디터와 기자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끝난 뒤 민들레 창간을 축하하는 각계각층의 영상 축하 메시지가 상영됐다.

유시민 작가는 “시민언론 민들레가 1988년 한겨레신문이 창간될 때 우리가 기대했던 언론의 모습이 지금 이 시점에서도 여전히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생긴 것 같다”며 “논리와 규칙으로 세상을 보고 싶어하는 독자들과 교감하면서 해나가면 그 자체로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뚜렷한 가치 지향과 치밀한 사실 탐구로 기성 언론과의 차이를 보여줬다”면서 “저와 제 가족 사건을 기사로 다뤄줘서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했다.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말했다”며 “시민언론 민들레가 시민의 후원으로만 운영되는 언론사이기 때문에 시민의 시각에서 보도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민들레가 시민들에게 대안언론의 희망을 퍼뜨려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가수 정태춘, 박은옥 씨가 10일 오후 서울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민들레 1주년 후원 한마당에서 공연하고 있다. 2023.11.10. 사진작가 이호
가수 정태춘, 박은옥 씨가 10일 오후 서울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민들레 1주년 후원 한마당에서 공연하고 있다. 2023.11.10. 사진작가 이호

이후 시민들에게 지난 1년간 민들레의 주요 보도와 변화상이 소개됐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 관련 폭로, 매주 촛불집회 내용,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시국 기도회 등 민들레가 생산, 유포해 시민들의 주목을 끈 기사들이 소개됐다.

곽노현 전 교육감은 축사를 통해 “처음에는 도대체 될까 싶었다”면서 “에디터들이 경력은 많지만, 나이를 먹었다는 뜻이니까 느릿느릿 가는 것 아닌가 걱정을 안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 기우였다”면서 “15명이 의기투합을 하니까 막강한 에너지를 분출했다”고 했다. 곽 전 교육감은 또 “눈을 뜰 때마다 민들레 기사를 켜보느라 아침이 기다려진다”면서 “제목들만 봐도 결기가 느껴지고 세상이 바뀌겠다고 느끼게 된다”고 호평했다.

서울에서 온 한 21세 여성은 강진구 뉴탐사 기자와의 즉석 인터뷰에서 “독자들이 민들레를 선택하는 이유는 진실을 말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깨어나는 것을 알려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청년들이 찾는 것은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조금 더 있으면 청년들에게도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10일 오후 서울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시민언론 민들레 1주년 후원한마당에서 시민언론 뉴탐사 강진구 기자가 참석자들을 상대로 즉석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3.11.10. 사진작가 이호
10일 오후 서울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시민언론 민들레 1주년 후원한마당에서 시민언론 뉴탐사 강진구 기자가 참석자들을 상대로 즉석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3.11.10. 사진작가 이호

민들레 후원회장을 맡은 고광헌 전 한겨레신문 대표는 “지난 1년간 우리 언론사가 한 일은 권력과 자본에 부역하는 글로 세상을 어지럽힌 것”이라며 “유일하게 사실을 기초로 해서 끈질기게 진실을 추구하는 길을 지난 1년간 민들레가 걸어 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민들레가 사세가 확장되고 거악의 부패를 막고 우리 민주주의와 민족 화해, 평화와 같은 거대한 목표를 한국에서 저널리즘으로서 앞장설 수 있도록 후원회원들이 밀어주고 격려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강기석 사단법인 시민언론 보루 대표는 “사단법인 보루가 시민의 눈으로 보고, 시민의 마음으로 기사를 쓸 수 있게 민들레를 관리, 감독하고 지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진정한 시민언론으로 갈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1주년 후원 한마당에는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 최성주 언론연대 공동대표, 최홍운 전 언론중재위 부위원장, 정재권 KBS 이사, 윤명화 충암재단 이사장, 오태규 좋은기사연구모임 대표, 조성부 전 연합뉴스 사장, 전진우 언론비상시국회의 공동대표,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장, 안원구 뉴탐사 대표, 엄주웅 호루라기재단 이사, 조헌정 전 향린교회 담임목사,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는 2부 공연에서 1시간 동안 '시인의 마을' '꿈꾸는 여행자' '떠나가는 배' '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92년 장마 종로에서' '사랑하는 이에게' 등을 열창했다. 시민들은 내내 갈채와 환호를 보내고 때론 눈시울을 적시며 벅찬 감동 속에 행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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