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용산구의원, 탈당 기자회견

"국민의힘 어느 누구도 책임 안져"

"박희영 용산구청장 탄원서 강요"

"충성 경쟁에 가담해 부끄러웠다"

국민의힘 소속 용산구의회 김선영 의원이 정부와 여당의 10·29 이태원 참사 처리에 문제가 있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김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3.10.27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제공]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용산구의회 김선영 의원이 정부와 여당의 10·29 이태원 참사 처리에 문제가 있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김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3.10.27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제공]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용산구의회 김선영 의원이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정부·여당의 참사 대응에 대해 비판하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김 의원은 2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고 국민의힘 탈당과 민주당 입당 의사를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영호 의원과 민주당 강태웅 용산구 지역위원장, 용산구의회 황금선 부의장, 백준석·함대건 의원, 노식래 전 서울시의회 의원 등이 함께 했다.

김 의원은 먼저 "10·29 참사 1주기를 맞아 참사로 희생되신 희생자 여러분과 유가족들께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뒤, "대형 참사 앞에서 일개 구의원이었던 저는 무기력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구청장은 매년 해왔던 핼러윈 대책회의를 했다고 진술했고, 구청장을 지지한다는 일부 주민들은 젊은이들끼리 놀다가 죽은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 반대 당론이 세워지고 저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고, 구민만 바라보겠다는 제 마음속 외침은 소리 없이 묻혀버렸다"고 했다.

이어 "지난 1년간 대통령, 주무장관, 서울시장, 국무위원이었던 지역 국회의원(권영세), 구청장, 구의원, 국민의힘 그 누구도 '국민의 힘'이 돼주지 않았다"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고 누구 하나 유족을 만나 진심으로 사과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의힘 의원이 (시민 합동분향소에) 가면 분위기가 격해질 수 있다는 조언도 있었다. (유족에게) 사과하러 가고 싶었지만 핑계를 대며 당론 뒤에 숨었다. 부끄러웠다"면서 "재판장에 갔다가 유족들의 오열과 슬픔을 견디기 힘들어 나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박희영 현 용산구청장을 향해서도 직격했다.

그는 "구속된 구청장은 탄원서를 강요했고 저는 그 충성 경쟁에 가담했다"며 "보석 후 구청장은 구정에 집중하기보다는 행사를 쫓아다니며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와 당이, 보수가 바뀌기를 계속 기다렸지만 1년이 지나도록 열린 소통 변화와 혁신은 없었으며 공정과 상식도 없었다"면서 "10·29 참사 1주기를 계기로 속죄하는 마음으로 저부터 다시 태어나겠다" "앞으로 변함없이 구민만 바라보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용산구의회는 13명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이 7명, 민주당 소속이 6명이다. 김 의원이 이날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민주당 입당 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 7명, 국민의힘 6명 구도로 구도가 재편된다.

민주당 소속 백준석 구의원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구의회에서) 이태원 참사 조사 특위를 만들려고 했을 때, 국민의힘 의원 7명이 반대해서 부결됐다"며 "다수당이 되면 주도권을 갖고 구정 감시에 더 큰 역할을 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등에 대한 혐오 및 모욕성 댓글은 경고 없이 삭제합니다. 악성 댓글은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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