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해산물 먹자"…일본 무개념 연예인들
일본 정부의 '먹어서 응원하자!' 캠페인 적극 동참
한국의 개념 연예인들은 "전세계 바다 오염 걱정"
리아·김윤아·장혁진·서승만·노정렬 등 "분노한다"
“후쿠시마 해산물 먹어요”…일본의 무개념 연예인들
2011년 4월 28일, 일본 정부는 ‘먹어서 응원하자!’라는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 지역의 수산물과 농산물을 소비하자는 캠페인이었다. 원전 사고가 그해 3월 11일 발생했으니 참으로 발빠른 행보였다. 주무 부처는 농림수산성과 소비자청이었다.
정부의 캠페인에 화답한 연예인들이 동참했다. 아이돌 그룹 토키오, 아나운서 오오츠카 노리카즈, 배우 이마이 마사유키, 여성 레슬러 출신의 방송인 겸 배우 호쿠토 아키라 등이었다.
이들 가운데 활동상이 도드라진 연예인은 아이돌 그룹 토기오 멤버인 야마구치 타츠야였다. 그는 캠페인의 한 프로젝트인 ‘푸드 액션 닛폰(Food Action Nippon)’의 홍보 모델로 활동했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먹고 먹고, 또 먹었다. 그런 그의 모습은 캠페인의 대표 이미지가 됐다.
‘먹어서 응원하자!’ 캠페인은 시작하자마자 비판을 받았다. 핵폐수 처리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매달려야 할 정부가 연예인을 앞세워 선전전이나 한다는 비판이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시 tbs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였던 김어준 씨는 “먹어서 응원하자니, 이보다 야만적인 국가 구호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JTBC ‘앵커브리핑’의 손석희 앵커도 “우리는 먹어서 응원할 생각이 없다”는 말로 일축했다.
자연스레 캠페인에 동참한 연예인들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자국 국민의 건강 걱정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무개념 연예인’이라는 지적이었다.
일본에도 ‘개념 연예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일본+후쿠시마현+오염수+처리수+방류+연예인+반대+비판(日本+福島県+汚染水+處理水+放流+演藝人+反對+批判) 등 여러 방식으로 구글 검색을 해봤지만, 적어도 검색으로는 발견하지 못했다.
“전세계 바다 오염될 수 있다”…한국의 개념 연예인들
2023년 8월 24일, 일본은 마침내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에 돌입했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들은 기다렸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회 등 해산물 섭취 ‘먹방’에 나섰다.
리아, 김윤아, 장혁진, 서승만, 노정렬 씨 등 연예인들이 이들의 먹방 캠페인과 정부의 무책임에 분노했다.
밴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 씨는 핵오염수 투기가 시작된 지난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며칠 전부터 나는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블레이드러너+4년에 영화적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기 시작한다. 방사능 비가 그치지 않아 빛도 들지 않는 영화 속 LA의 풍경. 오늘 같은 날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RIP 지구”라는 설명을 붙인 사진도 올렸다. RIP은 ‘Rest In Peace’의 줄임말로 누군가의 죽음을 추모할 때 쓰는 표현이다.
김 씨는 다음날 엑스(트위터의 새 이름)에 중학교 과학 교과서의 ‘물의 순환’ 그림을 올리곤 “해양 오염의 문제는 생선과 김을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국한되지 않는다. 생선을 앞세워 최악의 해양 오염 사태는 반찬 선택 범위의 문제로 한없이 작게 찌그러진다”는 글을 첨부했다. 또 김 씨는 다른 이의 관련 글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배우 장혁진 씨도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가 있던 날 “오늘을 기억해야 한다. 오염수 방출의 날. 이런 만행이라니 너무나 일본스럽다. 맘 놓고 해산물 먹을 날이 사라짐. 다음 세대에게 죄지었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
가수 리아 씨는 7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후쿠시마 원전 최근접지를 가보았습니다”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후쿠시마 제1원전 1.2km 지점 바다에 직접 뛰어드는 모습, 주변의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는 모습 등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며 일본의 만행을 고발했다. 7월 2~5일 후쿠시마를 방문해 촬영한 영상이었다.
리아 씨는 일본에 있는 동안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 외무성 앞에서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그는 발언을 통해 “이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해서 어쩌면 전 세계의 바다가 오염될 수 있다. 방사능 문제는 바다에 버린다고 희석되고 없어지는 게 아니라 그 총량은 변함이 없으며 새에도, 바람에도, 지구 전체의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7월 8일에는 촛불연대 회원들과 함께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을 방문, 후쿠시마 바다에서 떠온 바닷물을 전달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리아 씨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했으며, 지난해 촛불집회에 참석해 시민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개그맨 노정렬 씨는 7월 13일 CPBC 라디오방송에서 “IAEA는 후쿠시마에 상주해 모니터링하겠다고 했다. 일정 수치 방사능 넘으면 보고하겠다고 했다. 기시다 일본 총리도 같은 말을 했다. 뭐 뀐 X이 뒤가 구리니 상주해서 모니터링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개그맨 서승만 씨도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핵폐수 권장하는 그로시는 외국에서 250명 죽인 살인마보다 더 많은 우리 국민 인명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폭탄이나 다이너마이트 들고 오는 X보다 더 심한데 환영하는 게 더 이상한 거지”라며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한국 정부를 저격했다.
시민들은 감사와 격려, 전여옥은 '딴지'
SNS에는 ‘발언’에 나선 연예인들에 대한 감사와 격려의 글이 이어졌다. 환경 파괴를 걱정하고 자국 국민의 건강을 걱정하는 ‘개념 연예인’이라는 시민들의 칭찬이었다.
반면 딴지 거는 사람들도 있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과 정유라 씨(최순실 딸)는 주로 김윤아 씨를 공격하고 있다. 배우 장혁진 씨는 악성 댓글을 견디다 못해 글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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