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지원 없이 이름만 빌려주다 그마저…

시민들 "졸렬한 정권" "구질구질하다" 등 비판

대상 경기지사, 금상 부천시장 시상자 명의 변경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만화 ‘윤석열차’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만화 ‘윤석열차’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도교육청이 전국학생만화공모전 후원단체 명단에서 이름을 빼기로 했다. 만화진흥원이 주최하는 이 공모전이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만화 ‘윤석열차’에 금상을 주고, 이어 작품이 부천국제만화축제에 전시되는 등 ‘사회적 물의’를 빚었기 때문이다.

5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문체부는 이달 중순 개최 예정인 제24회 학생만화공모전 후원단체 명단에 이름을 내주지 않기로 했다. 경기도교육청도 후원단체 명단에서 빠지기로 했다.

진흥원은 올해 공모전 추진 과정에서 문체부와 소통했지만 ‘부정적 입장’을 확인하곤 후원명칭 사용 신청을 하지 않았다. 진흥원 관계자는 “지난해 학생만화공모전으로 ‘논란’을 빚은 뒤 분위기가 좋지 않아 내부 논의를 거쳐 따로 문체부에 후원 명칭 사용을 묻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미 지난해 10월 4일 “(만화영상진흥원이)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을 개최하면서 후원명칭 승인사항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문체부 후원명칭 사용승인에 관한 규정 제9조 1항의 ‘승인한 사항을 위반해 후원 명칭을 사용한 것’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만화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때 이미 이번 사태를 예고한 셈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심의위원회에서 심사기준에 따라 심사를 했고 후원명칭 사용 승인을 내주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다”면서도 심사 기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진흥원 관계자도 “경기교육청이 요구하는 소명 자료를 준비해 제출했지만 후원명칭 사용 취소 결정 통보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그동안 문체부와 경기도교육청은 예산 지원 없이 ‘이름 후원’만 했다. 이를 중단하면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시상자가 바뀐다. 대상 시상자는 지난해 문체부 장관이었지만 올해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다. 금상 시상자도 경기도교육감에서 부천시장으로 바뀐다.

올해 공모전 예산은 모두 2400만 원이다. 부천시가 전액 지원한다. 후원 단체는 경기도·부천시·만화 관련 단체 등 7곳이다.

문화·예술 단체들의 비판과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벌써 SNS에 “졸렬한 정권” “구질구질하다” “밴댕이 소갈딱지” 등의 말을 쏟아내며 비판하고 있다.

 

'윤석열차' 패러디 영상 캡처. 트위터
'윤석열차' 패러디 영상 캡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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