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때 극우로 변신…"한국에 훼손 시신 많다"

경찰, 허위조작정보 유포 행위로 수사에 착수

일본어 방송 수천만 조회 기록, 대한민국 먹칠

수사 시작되자 '윤 찬양' '현 정부 욕' 영상 삭제

대선 때 이재명 찾아가 "반일 멈춰라" 소리질러

윤석열 초상화 올리고 "불법 구속" "석방" 주장

'한국 훼손 시신 발견' 허위정보를 유포한 유튜버 '대보짱'. 2025.11.7. JTBC 캡쳐
'한국 훼손 시신 발견' 허위정보를 유포한 유튜버 '대보짱'. 2025.11.7. JTBC 캡쳐

일본에서 혐한 활동을 하는 극우 유튜버 대보짱 조대범 씨가 '한국에서 훼손된 시신이 다수 발견됐다'는 내용의 허위 영상을 올려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조 씨는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일부 본인의 영상을 삭제했다. 삭제한 영상들은 가짜뉴스를 포함해 내란과 윤석열을 지지하고 이재명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들이다.

조 씨는 지난달 22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한국 내 하반신만 있는 시체가 37구 발견됐다. 비공개 수사 중인 사건만 150건"이라고 주장했다. 그 주장의 근거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달린 '현직 검사입니다. 국내 하반신 발견만 37건 미공개 수사 번호만 봐도 150건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국회 쪽은 앞으로 진행 사항을 어떻게 할지'라는 댓글이다. 

경찰청은 지난 5일 언론 공지를 통해 "이를 중대 범죄로 인식하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도록 했다"며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관련 법령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조 씨의 허위조작정보 유포 행위가 국민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사회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해 외국인의 한국 방문과 투자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국익 저해 행위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훼손 시신 발견' 허위정보를 유포한 유튜버 '대보짱'. 2025.11.7. JTBC 캡쳐
'한국 훼손 시신 발견' 허위정보를 유포한 유튜버 '대보짱'. 2025.11.7. JTBC 캡쳐

조 씨의 해당 영상은 조회수 2000만을 넘겼고, 일본 SNS를 통해 널리 퍼졌다. 댓글창에는 "(한국에)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가기 무서워졌다" "한국인도 조심하고 있고 혼자서 절대 외출하지 말라" 등 해당 영상을 사실로 인지한 내용의 글이 무수히 달렸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조 씨는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한국 경찰에 수사받으러 갈거야'라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조 씨는 "한국 경찰에서 저에 대한 조사가 들어왔다. 저는 앞으로 발언에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단어를 신중히 골라 영상을 찍고 있다"고 했다. 이어 "뉴스에도 나왔던 사건에 대한 한국인들의 댓글을 소개했을 뿐"이라며 "한국 언론이 그런 걸 전부 숨기고 있으니 '이런 댓글도 있다'는 의미로 소개했는데, 그걸 제가 '거짓말을 만들 계획으로 일본인들에게 보여줬다'는 식으로 보도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저는 한국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기 위해 가짜뉴스를 만들어 퍼뜨린 게 아니라, 하반신만 있는 시신이 발견된 건 사실"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단 저는 관련 영상을 전부 삭제하기로 했다. 한국을 비난하는 영상도 모두 지우겠다. 그리고 경찰 조사를 받으러 경찰서에 다녀오겠다"고 했다. 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포한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 훼손 시신 발견' 허위정보를 유포한 유튜버 '대보짱'. 2025.11.7. 대보짱 유튜버 캡쳐
'한국 훼손 시신 발견' 허위정보를 유포한 유튜버 '대보짱'. 2025.11.7. 대보짱 유튜버 캡쳐

조 씨는 1992년 생으로 한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현재는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다. 2018년에 시작한 유튜브 방송의 주요 콘텐츠는 일본 문화와 한국 문화 소개였다. 하지만 2024년 12·3 내란 사태를 기점으로 친윤 성향의 극우 유튜버로 변신했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조 씨는 가짜뉴스나 혐한과 관련된 영상을 지난 6일 모두 삭제했지만, 유튜버들의 영상 캡처 등으로 남아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와 SNS 채널에 '종북좌파 공산당 빨갱이 새끼들은 인간 취급 안 해주는 채널입니다'라고 소개문을 올려놓았으며, 윤석열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찍은 영상이 많다.

문제가 되는 영상들은 윤석열과 국내 극우들처럼 대부분 근거없는 '가짜 뉴스'다. '윤석열 탄핵 이후 헌법재판소 판결문에 오류가 있다' '대한민국은 북한 간첩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주장이 그 예다. 

지난 9월에는 '긴급 사태입니다. 트럼프가 반일 이재명에게 친일 윤석열을 석방하라고 압력을 가한 것 같습니다'라는 영상을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 운동을 하던 지난 5월에는 선거 유세 현장을 직접 찾아가 "이재명은 반일을 멈춰라" "반일을 멈춰라"라고 외쳐서 경호원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헌재의 윤석열 탄핵판결 즈음에는 '반일 정부에서 친일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끌어내려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불법 구속시키려는 곳에 왔습니다' '윤 대통령을 사형시켜 한국을 반일 국가로 만들려는 반일 세력과 싸웠습니다' 등의 영상을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뒤에는 이 대통령이나 이 대통령 지지자들을 '반일' '좌파' '공산당 빨갱이'라고 지칭했다. 조 씨는 '전두환 대통령이 나라를 살려놨는데 뭐가 독재냐' '(한국) 교과서가 너무 왜곡돼 있다'고 하기도 했다.

조 씨는 영상에서 '반일 좌파 뉴스뿐인 한국에서 기자가 되었습니다'라며 기자증을 자랑했다. 기자증을 발급한 곳은 '독립신문 국민기자단'이다. 그곳은 극우 유튜브 '신의한수' 채널의 대표 신혜식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지난 4월 15일 발대식을 연 이후 활동을 한 적은 없다. 조 씨가 기자 신분으로 작성한 기사는 확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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