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달러 대미 투자 약속도 위태로워져"

"한국민 전국적 분노에 트럼프 태도 바뀌어"

방한한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 "깊은 유감"

악시오스 "이재명, 대미 투자 위축 경고"

"미 관리들은 부정, 트럼프는 솔직 인정"

"이 체포 사태의 역풍에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가 깨질 위험에 놓였고, 수천억 달러의 투자 약속도 위태로워졌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한국인들이 급습에 격분하자 트럼프는 외국인 전문가들을 환영한다고 말했다'란 14일 자 기사에서 미 이민 당국의 한국인 노동자 대규모 체포, 구금 사태가 한미 동맹 관계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이렇게 진단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강원도 춘천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지역 토론회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2025.9.12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강원도 춘천시 강원창작개발센터에서 열린 지역 토론회 '강원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2025.9.12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미, 한국인 체포 역풍에 동맹 깨질 위험,
수천억 달러 투자 약속도 위태로워졌다"

앞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4일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317명을 포함한 외국인 노동자 475명을 체포하고, 그 과정에서 쇠사슬과 밧줄 등으로 묶어 끌고 나오는 폭력적이고 반인권적 장면을 연출해 공분을 샀다. 이들 노동자는 극도로 열악한 조지아주 구금센터에 수용돼 있다가 한국 정부의 신속한 외교교섭을 통해 체포, 구금된 지 8일 만에 지난 12일 대한항공 전세기편으로 귀국했다.

이를 두고 악시오스는 "수백 명의 노동자가 체포돼 수갑이 채워진 채 구금시설로 끌려갔고, 한국에서 전국적인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마침내 서울 당국이 비행기를 보내 그 노동자들을 송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한국민의 분노가 빠르게 강하게 확산되면서 '완강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태도가 뒤바뀌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흘 전인 11일까지만 해도 관세 협상의 미 실무 책임자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대가 공장을 짓는 걸 좋아한다. 멋진 일"이라면서도 "그들은 근로자들을 위해 적합한 비자를 받아야 한다...그들이 한 일은 관광 비자로 들어와 그냥 공장에서 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주장은 구금됐던 한국인 중에 합법적인 B-1 비자(단기 출장 비자) 소지자도 있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러트닉은 미 이민 당국이 '당신의 해외 투자 유치 업무를 힘들게 하는 것 아닌가'란 질문에 "아니다"라면서 "잘못된 방식으로 일하지 말아라. 옛날 방식으로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잘못은 전혀 인정하지 않은 태도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26일 워싱턴 D.C.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왼쪽),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오른쪽)과 함께 내각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8.26.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26일 워싱턴 D.C. 백악관 내각 회의실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왼쪽),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오른쪽)과 함께 내각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8.26. AFP 연합뉴스

악시오스, 한국인 격분에 미국 태도 변화 주목
트럼프 유화 메시지, 국무 부장관은 "깊은 유감"

그러나 미 이민 당국의 폭력적, 반인권적 처사에다가 관세 후속 협상과 관련해 러트닉 장관이 한국에 '25% 관세를 맞든지, 아니면 3500억 달러(약 488조 원) 현금을 직접 투자를 하든지' 양자택일을 겁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미 여론이 강화됐고, 이에 일요일인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유화적' 메시지를 냈다. 또한 외교부에 따르면, 방한한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박윤주 1차관과 회담한 자리에서 이번 사태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제도 개선과 한미관계 강화를 위한 전기로 활용해 나가자고 했다. 랜도는 특히 트럼프도 이 문제에 높은 관심을 지닌 만큼 한국인들이 미국 재입국 시 어떠한 불이익도 없을 것이며, 향후 어떠한 유사 사태도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자신의 트루스 소설에 올린 글. 2025. 09. 14 시민언론 민들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자신의 트루스 소설에 올린 글. 2025. 09. 14 시민언론 민들레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다른 나라나 해외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겁먹게 하거나 의욕을 꺾고 싶지 않다. 우리는 그들을 환영한다. 우리는 그들의 직원을 환영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로부터 배울 것이며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그들의 전문 영역에서 그들보다 더 잘하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극히 복잡한 제품, 기계, 다양한 다른 '것들'을 만드는 외국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와 함께 미국에 들어올 때, 나는 그들이 자국의 전문 인력을 일정 기간 데려와서 (미국에서 떠나기 전까지) 미국인들에게 매우 독특하고 복잡한 제품들의 제조 방법을 가르치고 훈련시켜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칩, 반도체, 컴퓨터, 선박, 열차 등과 같이 우리가 다른 나라에서 제조 방법을 배워야 하거나 많은 경우 예전에는 잘했지만, 지금은 다시 배워야 하는 그런 모든 제품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애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귀국한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플래카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2025.9.12 [공동취재]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귀국한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플래카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2025.9.12 [공동취재]

악시오스 "이재명, 대미 투자 위축 경고"
"미 관리들은 부정, 트럼프는 솔직 인정"

이에 악시오스는 "트럼프의 글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외국 투자 유치의 핵심인 많은 제품을 만들 능력이 미국에 결여돼 있음을 솔직하게 인정한 것이다"라면서 "경제 정책과 이민 정책 사이의 긴장이 경제적 목표에 유리하게 해결되는 모습이다"라고 풀이했다.

악시오스는 "현대차만 해도 미국 내 자동차와 배터리공장 건설에 260억 달러를 쓸 예정인데,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급습이 미국 내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최근 경고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의 무역 협정은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도 포함하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미국 조선 산업을 되살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악시오스는 "흥미로운 점은 미국 관리들은 이번 급습이 외국 기업들의 미국 내 확장을 위축시킬 거라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했지만, 일요일에 트럼프는 그 리스크를 인정한 듯했다"며 "떠난 한국인 노동자들이 지연된 공장을 마무리하러 돌아올지, 트럼프의 발언이 갑작스럽게 냉랭해진 중요한 파트너 (한국)와의 관계를 해빙시킬지 주목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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