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직 국정원 직원들도 개입 의혹"
경찰, 댓글 공작 수사 착수…"가용 자원 총동원"
이재명 "국민의힘, 실질적 배후 의심"
국정원 댓글·국정교과서 '종합판'
"김문수, 비열한 내막 알고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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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대선판을 강타한 '리박스쿨'의 댓글 공작 파문이 경찰의 수사 착수로 새 국면을 맞았다.
경찰은 '자손군'이란 극우 성향의 리박스쿨 댓글 공작팀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직접 연관이 있는지를 신속히 확인하고자 1일 사건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 2대에 배당했다. 경찰은 이날 중 증거 취합과 고발인 조사를 끝내고 2일 경찰청의 향후 수사 계획을 밝힌다.
'리박스쿨' 댓글 공작 수사 착수
"경찰, 가용 자원 총동원 하겠다"
민주당과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댓글로 나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의 약칭인 자손군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김문수 국힘 후보를 띄우고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등을 비방하는 댓글 작업을 체계적으로 벌여왔다. 특히 자손군을 운영해온 리박스쿨과 김 후보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유필승선거학교'에서 교육 수료 시 방과 후 돌봄 교실인 '늘봄 학교' 강사 자격증 취득이 가능해 그간 초등학생에 대한 극우 세뇌 교육 펴온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민주당은 전날 공직선거법상 유사 기관 설치 금지 위반 등 혐의로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를 경찰에 고발했다. 또한 1일 오전에는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야3당 의원들이 경찰청을 찾아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만나 리박스쿨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온라인 여론 공작으로 국민의 눈을 가리고 편향된 교육으로 아이들의 생각까지 조작하려 한 건 단순히 민간단체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며 성역 없는 조사를 촉구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면담 후 취재진과 만나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짓이 벌어진 만큼, 경찰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며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서 수사에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국정원 댓글·국정교과서 '종합판'
"김문수, 비열한 내막 알고 있었나?"
민주당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윤호중 선대위 총괄본부장 주재로 긴급 본부장단 회의를 열었다. 윤 본부장은 "극우 여론조작 부대가 '자손군'이라는 이름으로 이재명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 조작팀을 운영하고, 조작에 참여한 청년들을 가짜 자격증으로 초등 늘봄학교 강사로 투입해 우리 아이들에게 극우 세뇌 교육을 해왔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국민의힘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성을 딴 운영단체 리박스쿨이 김문수 후보, 국민의힘과 한 몸이라는 정황이 고구마 줄기 올라오듯 줄줄이 드러나고 있다"며 "불법으로 선거 결과를 조작하려는 선거 부정 댓글 내란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이명박(MB) 정부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박근혜 정부 국정교과서 사태의 종합판이라 할만한 심각하고 충격적인 국헌 문란 사건"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윤 본부장은 "어린아이들을 더러운 사상공작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했다는 점에서, 극우 내란 세력의 천인공노할 만행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며칠 전 늘봄 학교 대폭 확대 공약을 내놓은 국힘 김 후보에게 "비열한 내막을 알고도 동조했느냐"며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극우 역사관을 주입하는 흉악하고 악질적인 교육 내란 시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교육부 내에 리박스쿨의 뒤를 봐주는 세력이 존재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면서 국회 국정조사 추진 방침을 밝혔다.
전광훈-김문수-리박스쿨 한통속?
민주 "검은 관계 철저히 밝혀야"
윤 본부장에 따르면, 리박스쿨은 5월 27일 국힘 조정훈 의원 주선으로 이재명 후보 교육정책 비판 기자회견을 했고, 앞서 23일에는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가 포함된 자유대한민국수호여성연대라는 이름으로 이인선 의원 주선으로 소통관에서 김문수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윤 본부장은 "극우 역사관을 가르치는 손효숙 대표와 김문수 후보의 인연은 201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도에 따르면 당시 손 대표가 이끄는 장학회가 총선 대비 정치 교실을 운영했고, 그중 한 강의의 강사가 김문수 후보였다. 2020년 총선 당시에는 리박스쿨이 주관하는 선거사무원 모집 교육이 있었는데, 김문수TV가 협력사로 긴밀하게 참여한 인연도 확인된다"면서 "이런데도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는 리박스쿨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우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신현영 선대위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리박스쿨에 며느리 양메리 씨가 강사로 있었던 전광훈 목사는 물론, 늘봄학교 확대를 공약한 김문수 후보 역시 리박스쿨 게이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전광훈-김문수-리박스쿨의 검은 관계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헌정 파괴 내란 행위,
국힘, 실질적 배후 의심 된다"
이재명 후보도 이날 경북 안동 유세에 앞서 진행한 유튜브 '오마이TV' 인터뷰에서 리박스쿨 댓글 공작 의혹을 "민주주의 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헌정질서를 파괴한 내란 행위"라며 엄정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 후보는 유세를 마친 뒤 '국힘이 연관성을 부인하고 민주당의 대선 공작이라고 한다'는 기자의 질문에 "엉뚱한 얘기를 끌어들여 허수아비를 만들어 공격하는 게 국민의힘의 전형적인 전략"이라며 "그냥 있는 일이 터진 것이다. 국민의힘이 그 실체를 부인할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이 후보는 "리박스쿨에서 돌봄교사 양성을 빙자해 자격증을 엉터리로 주며 댓글을 쓰게 했다는 것 아닌가...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칭찬하고 이재명 후보를 비방하면서 허위 사실을 유포해 정치적 공격을 가한 것으로, 그 이익은 고스란히 김 후보와 국민의힘이 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익이 귀속된 국민의힘의 전력을 보면 국민의힘이 실질적 배후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과거 '십알단(십자군 알바단)'이라고 있지 않았나. 또 국가기관을 동원한 '국정원 댓글 조작'도 있었다. 댓글 조작의 DNA를 가진 게 국민의힘"이라고 강조했다.
전직 국정원 직원들 개입 의혹
"김문수, 관계 명확히 밝혀라"
또한 민주당 내란잔당 선거공작 저지단의 박선원 공동단장은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을 '사이버 내란'으로 규정한 뒤 "이번 반사회적 정치공작을 보면서 배후에 일부 전직 국정원 직원들의 활동과 맥이 닿아 있음에 주목했다"며 "이 같은 활동이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 혼자만의 독단적 판단이나 동기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공동단장은 "손효숙은 2019년부터 리박스쿨 명의로 교육을 실시해 300여명의 '구국지도자'를 양성하고, 2020년 총선에선 '자유필승선거학교'를 통해 1천여 명의 보수 선거운동원을 길러냈다"며 "이때 주요 강사는 국정원 간부 출신의 이희천씨로, 스카이데일리라는 극우 언론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명예를 훼손하는 흑색선전 성격의 칼럼을 86회 게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다른 강사인 전직 국정원 출신 최모씨는 민간 정보기업을 설립한다는 목적하에 극우 보수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으며, 이 후보에 대해 드론 이용 암살을 선동하기도 했다"며 "단체별로 분업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학생인권특별법을 반대하며, 좌파 판사들의 처벌을 촉구하고 부정선거 의혹을 계속해서 제기하는 활동을 서로 역할을 나눠 진행해 오고 있다. 최소 13개 단체가 서로 연대해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선거공작 저지단의 정성호 총괄단장은 '김문수TV'가 리박스쿨 교육의 협력사로 기재된 것에 대해 "극우 보수를 키우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김 후보가 몰랐겠느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라면서 "선거운동원을 모으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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