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공판 연기로 이재명 배제 공작 실패

"유례없는 출마 저지…지난 며칠 극적 순간들"

"이재명, 다가오는 대선서 압도적 승리할 것"

만장일치 시도조차 안 한 '조희대 판결' 비판

"(한국) 대법원의 충격적 개입에도 불구하고 매우 인기 높은 야당 후보는 이제 다가오는 조기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외교 전문지 <더 디플로매트>는 '이재명 대선 출마, 법원의 공판 연기 결정으로 안전'이란 7일 자 기사에서 이렇게 전하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은 지난 며칠 극적인 순간들을 보냈다"라고 논평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진짜 대한민국 선거대책위원회' 직능본부 민생정책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5.8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진짜 대한민국 선거대책위원회' 직능본부 민생정책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5.8 연합뉴스

"한국 대법원의 충격적 대선 개입에도,
유력 야당 후보 이재명 출마 가능해져"

디플로매트는 기사에서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작년 11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3월 26일 항소심에선 전면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를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6·3 대선 이전에 100만 원 이상의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법적으로 이 후보의 대선 출마는 봉쇄되고, "불법 계엄령 선포"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윤석열의 후임자를 뽑는 대선전에서 유력 후보인 그가 효과적으로 배제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플로매트는 "그러나 이재명은 마지막 순간에 유례없는 대선 출마 저지 리스크에서 이제 자유로워졌다"라고 풀이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주도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유죄 취지 파기 환송 판결의 문제점도 다뤘다. 디플로매트는 조희대가 이재명 사건을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넘긴 지 9일 만에 판결을 선고한 '속도전'을 고려할 때, 6만 쪽 넘는 기록들을 검토할 충분한 시간이 없었던 만큼 많은 이들이 대법원이 상고 기각을 통해 항소심의 무죄 선고를 확정할 걸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서울고등법원이 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조희대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에 따라 전례 없이 초고속으로 지정했던 공판기일을 15일에서 대선 이후인 6월 18일로 전격 연기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인근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민주정부건설 내란세력청산' 긴급 수요 촛불문화제에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2025. 05. 07 이호 작가
서울고등법원이 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관련 조희대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에 따라 전례 없이 초고속으로 지정했던 공판기일을 15일에서 대선 이후인 6월 18일로 전격 연기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인근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민주정부건설 내란세력청산' 긴급 수요 촛불문화제에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2025. 05. 07 이호 작가

만장일치 시도 안 한 '조희대 판결' 비판
"이재명, 지난 며칠 극적 순간들을 보내"

그러나 디플로매트는 "예상외로 대법원이 이재명의 무죄를 뒤집자, 민주당은 조희대가 윤석열의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의 김문수 후보나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등 경쟁자들을 돕기 위해 대선에 개입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고 전했다.

디플로매트는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파기 환송 판결에 참여한 대법관 12명의 정치적 성향과 함께, 이 중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에 찬성한 10명은 윤석열 대통령 때 임명된 반면, 이에 반대한 2명은 문재인 대통령 때 임명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만장일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다는, 대법원, 특히 대법원장 조희대를 향한 비판들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과 한국의 리버럴(민주개혁) 진영에게 "악몽의 시나리오"는 5월 11일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 이후 대법원이 이 후보에게 유죄 확정판결을 내림으로써 피선거권(후보직)을 박탈하고 그 결과 대체 후보를 내놓지 못하게 민주당의 손을 완전히 묶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희대 신임 대법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12.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희대 신임 대법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12.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대선 전에서 이재명 끌어내려 했던
모든 시나리오 테이블서 치워졌다"

이런 극단적 상황에서 7일 정오가 다 돼서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박주영·송미경)가 초고속으로 지정했던 15일 첫 공판을 대선 이후인 6월 18일로 전격적으로 연기했다.

이를 두고 디플로매트는 "이 결정의 주요 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대선 캠페인 기회를 이재명에게 '동등하게' 제공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법원의 정치적 동기에 대한 대중의 의구심을 씻어내는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많은 한국인은 대법원의 판결을 사법부의 대선 개입 기도와 같다고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플로매트는 "이재명을 대선 전에서 끌어내려고 했던 모든 시나리오는 테이블에서 치워졌다"고 진단했다.

디플로매트는 "이재명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압도적 다수를 점한 국회에서 민주당은 이재명의 대통령 재임 기간에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재판의 중지를 명시하는 법안을 개정 또는 제정하는 조치들을 완료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대통령의 형사 불소추 특권을 담은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돼 있지만, 이 규정이 취임 전부터 진행 중인 재판에도 적용되는지를 놓고는 명시적 규정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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